교정 기관
상주는 낙양(상주의 옛이름)의 동쪽을 흐르는 강, 낙동강이 품은 도시다. 예로부터 경상도의 중심이자 교통의 요지로서, 물길과 육로가 만나는 곳마다 사람과 문화가 오갔다. 그 흐름은 지금도 이어져, 상주는 여전히 ‘연결’의 도시로 기능한다. 이 같은 상주의 품성은 상주교도소의 존재와도 맞닿아 있다.
낙동강을 따라 흐르는 길목에 자리한 상주교도소는 내륙 한가운데 위치해 전국 어디에서든 닿기 쉬운 접근성을 지닌다. 서울청과 대구청 간 간 이송의 중간 기착지로서 효율적인 교정 운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물길처럼 넉넉한 지역의 품성을 따라 수용자를 인격적으로 대하며 그들의 회복을 돕는 ‘교화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절된 이들이 다시 사회와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회복의 공간, 낙동강처럼 쉼 없이 흘러가는 상주지역 교정행정의 또 다른 물줄기다.
2013년 11월 대통령령 제24829호로 신설 확정된 상주교도소는 이듬해 9월 4일 문을 열었다. 설계 단계부터 독거처우 위주의 완화경비처우급 시설로 계획되어 수용자의 교정교화와 사회복귀 지원에 중점을 두고 설립됐다고 한다. 총 부지면적 20만 6천여㎡, 23개 건물에 230개의 수용거실을 운영 중이며, 수용 가능 인원은 490명이나 현재 실제 수용률은 118%에 이른다. 결코 여유롭지 않은 환경이지만, 상주교도소의 운영 철학은 단호하고 일관된다.
마지막까지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간직하며 수용자의 마음을 보듬는 것. 말하자면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질서를 확립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재범 방지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돕는 것”, 바로 상주교도소가 지향하는 교정의 방향이다.
상주교도소의 설립은 단순한 시설 확충이 아니라, 오랜 지역적 필요에서 비롯됐다. 과거 상주 지역에는 교정시설이 없어 수용자들이 경찰서 유치장에 임시로 수용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 결과 수용 환경은 열악했고, 교정·교화 프로그램 역시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기가 어려웠다. 수용자의 생활 여건은 물론, 교정공무원들의 근무 환경까지 안정적이지 못했던 것. 이러한 상황은 지역 내 인권 보장과 교정행정의 효율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결국 새로운 교정시설의 필요성을 현실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역 교정행정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건립된 상주교도소는 500명 수용 규모의 소형 교정시설로 분류된다. 그러나, 비록 규모는 작을지언정 교화와 처우 중심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수용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관리와 재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저층 분산형 외관은 폐쇄적 이미지를 완화하는 한편, 채광과 환기에 좋은 건물 배치를 통해 쾌적하고 개방적인 생활환경을 자랑한다. 여기에 지열을 이용한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높임으로써 ‘슬로시티 상주’1)가 추구하는 청정 생태도시의 가치에도 부합하도록 했다.
이렇듯 상주교도소는 수용을 위한 단순한 ‘공간’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수용자의 회복과 교화라는 복합적 가치의 ‘실현’으로 나아간다. 그리도 그 지향점은 다름 아닌 ‘인간 존중’과 ‘환경 친화’, ‘지역 상생’이다.
1) 넓은 들과 풍부한 수자원을 기반으로 예로부터 살기 좋고 풍요로운 고장이었던 상주시는 2011년 슬로시티로 공식 인증됐다. 슬로시티는 살기 좋은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를 추구하는 '국제적인 도시 브랜드'로, 지역의 소중한 미래자산(고유자원·자연환경·전통산업·예술·문화)을 지키고 시대적 흐름에 맞게 활용하여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실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상주교도소의 교정철학은 ‘사람에 대한 믿음’과 ‘수용자를 보듬는 마음’에 있다. 이는 수용자의 성공적인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동시에, 엄정한 법 집행과 안정된 수용질서 확립을 통해 사회의 법질서와 안전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결국 인간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수용자의 건전한 사회복귀와 재범 방지를 돕는 일, 곧 ‘사회 안정’이라는 궁극적 가치와 만나는 길이다.
이와 같은 교정철학은 상주교도소가 운영하는 모든 과정 가운데 구체적으로 스며 있다. ‘질서 확립과 교화의 병행’이라는 핵심 원칙은 “모든 수용 처우를 주간에 완결하고 야간에는 응급상황 대응에 집중한다”는 수칙을 마련, 효율적인 근무체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한 수용자의 물품 휴대를 최소화해 신체검사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현장 근무자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부정물품 반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인권과 안전의 균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상주교도소는 주요 이동 동선에 진정함과 신고함을 설치하고, 고충 전담 창구를 운영하여 수용자의 의견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되도록 힘쓴다. 아울러 과도한 CCTV 사용을 자제하고 법령에 따른 보호장비 사용을 철저히 준수하며, 개인정보 보호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말하자면 상주교도소는 안전을 인권과 상반된 개념이 아닌,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가치로 바라본다. 수용자의 물품 휴대를 최소화하고 신체검사 과정을 축소함으로써 인권을 보호하고, 동시에 부정물품의 반입과 거래를 차단해 안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바로 이러한 시선에 담겨 있다.
상주교도소의 교정철학은 수용자의 재범 방지와 원활한 사회복귀를 돕는 다양한 교정·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사회복귀과에서는 집중인성교육과 석방 전 교육, 캘리그라피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해 수용자의 내면 성찰과 정서 회복을 지원한다. 직업훈련과에서는 ‘허그일자리’, ‘취·창업 교육’, ‘구인구직 만남의 날’ 등을 마련해 출소 후 안정적인 경제활동의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보안과 심리치료팀의 뒤에서 묵묵히 받쳐주는 지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성폭력사범 심리치료와 마약류 중독 재활 프로그램 등 전문적인 치료·상담 과정을 병행하며 교정과 교화의 ‘본질적 목표’에 닿고자 분투하는 것이 바로 이들의 몫이다.
그런가 하면 여성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피부미용 직업훈련 과정은 유독 눈길을 끈다. 전문 강사의 지도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해당 프로그램은 산업인력공단 자격증 시험 응시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 한 여성수용자가 출소 후에도 학습을 이어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교도소 직업훈련과의 연계를 통해 실제 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 이는 상주교도소 직원들이 직접 지역 업체와 협력해 채용 면접에 동행한 끝에 이뤄낸 결과로, 해당 수용자는 현재도 현장에서 성실히 근무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례는 교정이 단순한 수용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을 회복시키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상주교도소의 ‘사람 중심 행정’은 교정시설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로 확장된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는 ‘달팽이봉사단’은 매월 적립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지원, 노인회관 방문, 장학금 전달, 농번기 일손 돕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소통 중심의 조직문화 조성에도 힘쓴다. ‘직원 소통 게시판’과 ‘소리함’ 설치를 통해 근무 방식의 효율화와 건의사항 등을 수렴, 직원 만족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직원들이 직접 흙을 나르고, 수도를 연결해 만든 청렴산책로 끝의 ‘황톳길’은 상주교도소만의 특징이다. 이름처럼 따뜻한 흙빛이 감도는 이곳은 하루의 긴장을 잠시 내려놓는 공간이자, 동료들과 마음을 나누는 회복의 공간으로 인기만점이다.
오르막길을 지나 황토를 밟고 서면 보이는, 곧 낙동강의 유연한 흐름을 만나 자유롭게 뻗어갈 완만한 내리막길은 마치 직원들이 먼저 행복하고, 지역이 신뢰하며, 그 가운데 수용자가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상징하는 듯하다. 바로 상주교도소가 그려가는 지속 가능한 교정의 길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