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교정 이야기

교정과 사람들

교정시설 내 의료과의 기능은 단순히 아픈 수용자를 치료하는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수용자들이 폐쇄된 환경 속에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질병을 관리함은 물론, 이 너머의 사회로 돌아갈 준비를 돕는 ‘치유와 재활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일반 병원에서와는 달리 교정시설의 의료과는 ‘의료’와 ‘교정’, 그리고 ‘재활’ 등 겹겹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 글 서선미
  • 사진 홍승진

단순 치료 넘어 수용자 재활로
‘건강’과 ‘사회 복귀’의 이음새 인천구치소 의료과

img

전염병 예방과 맞춤 치료의 최전선

인천구치소 의료과가 수용자 입소의 첫 단계로 건강 진단을 실시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흉부 X-ray 촬영으로 결핵 여부를 확인하고, 혈액·소변 검사를 통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한다. 잠재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시설 내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 있어 중요한 관문이기 때문이다. 이후 질환이 있는 수용자는 의료 거실이나 지정된 치료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관리된다. 이때 의료과 직원들은 고혈압, 당뇨, 간염과 같은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혈압과 혈당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필요시 외부 병원과 연계해 투석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고령 수용자나 장애인 수용자처럼 취약 계층의 경우, 외부 협진과 맞춤형 치료가 병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인천구치소 의료과는 의사 3명, 공보의 2명, 약무사무관 1명, 간호사 3명, 의료기술주사보 1명, 일반직원 1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수용자의 진료·건강 관리와 응급 대응 및 안전 관리 전반을 책임진다.
의료과의 주요 업무는 정신과 질환, 만성 질환, 전염성 질환 관리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 수용자들은 사회 부적응이나 가족과의 단절로 인해 우울증·불안장애·적응장애를 겪거나, 마약·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정신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의료과는 상담과 치료를 병행, ‘심리적 안정 도모’와 ‘재사회화 지원’에 주력하게 된다고.
수용자 중 상당수가 고혈압·당뇨·간염·잠복결핵 등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입소 후 발병하는 사례도 있다.이 경우에는 해당 수용자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꾸준한 투약과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특히 고혈압·당뇨 환자의 경우 혈압과 혈당을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증상이 심한 환자는 별도의 치료 거실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필요시 외부병원과 연계, 혈액 투석 등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함은 물론이다.

img

건강 관리와 긴급 대응 체계 꼼꼼히

폐쇄된 환경의 특성상 전염성 질환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가령, 호흡기 질환이나 결핵·피부병은 집단 내 확산 위험성이 높아, 신입 및 이입자 진료를 통해 조기 발견과 예방에 힘쓸 필요가 있다. 이에 인천구치소 의료과는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결핵 환자는 격리 치료와 지속적 관리를 통해 확산을 차단한다. 시설 내부는 정기적인 소독으로 위생 환경을 유지한다. 아울러 다중 만성질환을 겪는 경우가 많은 고령 수용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필요시에는 외부 협진을 통해 노인성 질환 치료를 지원하기도 한다. 장애인 수용자의 경우에는 지적장애·자폐성장애·정신장애·지체장애 등 유형에 따라 생활 지원과 건강검진을 병행,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응급 상황 대응도 의료과의 핵심 업무다. 자해나 급성 심혈관 질환 등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 시, 의료과는 ‘신속한 조치’와 ‘외부 의료 자원 활용’을 원칙으로 삼는다. 현장에서는 간호사나 당직 의료과 직원이 가장 먼저 환자에게 접근해 응급 처치를 시행하고, 즉시 의사에게 상황을 보고한다. 이어 의사가 환자 상태를 확인해 구치소 내 처치 가능 여부를 판단하며, 필요하면 외부 병원으로 긴급 이송을 결정한다.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면 보안 인력을 포함한 호송팀이 인근 응급실로 신속히 이송, 병원 측에 사전 연락을 취해 환자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도착 즉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mg
img

스마트진료센터와 심리치료 중심의 재활체계

이 같은 대응 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천구치소는 지역 병원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아인병원과 협약을 맺고 운영하는 ‘외부협력 스마트진료센터’는 시설 내 의료 인력·장비 한계를 보완하는 핵심 장치다. 의료과 의사가 환자 상태를 화상 통화로 외부 전문의에게 전달하고, 즉각적인 자문을 통해 치료 방향을 논의하는 구조다. 환자의 이동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치료를 보장하는 이러한 협력 체계는 수용자의 건강권 보장과 교정시설의 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실질적 기반이 된다.
인천구치소 의료과의 역할은 신체 질병 치료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 복귀를 앞둔 수용자가 건강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재활 기관’으로서의 기능도 함께 수행한다. 정신과 전문의가 상주하기 어려운 현실은 외부 정신병원 협력이나 원격 진료를 통해 보완하되, 내부적으로는 심리치료팀과 사회복귀과가 함께하는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우울증·불안장애·약물 중독에 대한 상담과 약물 치료를 병행, 심리적 안정을 돕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바로 ‘재활’을 이어가기에 용이하다. 약물 중독자에게는 단순한 투약 중단이 아닌 심리 상담과 행동 치료를 병행해 중독의 뿌리를 해결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은 수용자가 직업훈련이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따라서 심리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사회성 회복 훈련이야말로 출소 후 원만한 대인 관계 형성과 사회 적응을 돕는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의료과가 수행하는 역할은 결국 수용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면서 건강한 사회 복귀를 뒷받침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img
img

전문성 강화와 근무 환경 개선 주력

인천구치소 의료과 역시 특수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는 만큼 전문성 향상과 근무 여건 개선이 꾸준히 요구된다고 한다. 인천구치소는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먼저 외부 학회·세미나·전문 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지원해 최신 의학 지식과 기술 습득을 장려하고, 외부 병원 전문의와의 원격 협진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응급 처치·감염병 대응 훈련 같은 자체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실무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근무 환경 개선에도 힘쓴다. 열악한 조건과 높은 정신적 부담을 고려해 위험 근무 수당을 지급하고, 휴식 공간과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해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을 준다. 또 수용자의 자해·폭력 상황에 대비해 보안 인력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안전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행정 업무 전산화·자동화를 통해 불필요한 서류 작업을 줄여 직원들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이러한 노력은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인천구치소 의료과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전문 인력 확충, 안정적인 근무 환경 조성, 의료 장비 현대화와 병실 환경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 인력을 확대해 상담·치료를 정규화하고, 사회 복귀를 돕는 재활 중심 프로그램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스마트진료센터를 고도화해 원격 진료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전문의 협진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외부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와 이송 부담을 완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mini interview

img

김찬성 의료과장 인천구치소 의료과는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곳이 아닙니다. 수용자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정시설 내 숨은 조력자죠. 특히 수용자가 증상을 과장하는 경우도 많아, 신뢰관계(Rapport)를 유지하며 세심히 관찰하는 덕목이 중요해요. 그래서 수용자들이 비록 온갖 불평과 불만을 뿜어내더라도 끝까지 들어줄 것을 독려하는 편입니다. 모름지기 좋은 의사란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생각해요. 수용자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은 관심이, 결국 그들에겐 건강하게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큰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SNS 공유하기

주소복사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