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강진우 사진 홍승진
뇌가 아무리 명령을 내려도
중추 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온몸의 근육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직업훈련과는 경북직업훈련교도소의 중추 신경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훈련과가 올바른 방향을 향해 신속 정확하게
움직여야 경북직업훈련교도소의 존재 이유인 직업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세계관을 바꾸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가르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기 마련. 그 대상이 수용자라면 교육의 강도는 한층 높아진다. 지은 죄를 뛰어넘어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실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용자 교육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뉘는데, 심성을 순화하고 몸가짐을 올바로 하는 교정교화와 출소 후 삶의 밑바탕을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직업훈련이 바로 그것이다. 경북직업훈련교도소는 이 중 후자를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으로, 직업훈련과는 이 일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2021년 8월부터 직업훈련과를 이끌어 온 이규용 과장이 직업훈련과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정복 직원 7명과 저를 포함한 직업훈련교사 15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된 직업훈련과는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용자 직업훈련에 매진하고 있는데요. 더불어 직업훈련생 선발, 작업장려금 관리, 허그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 운영, 수용자 운전면허 갱신 등 이곳에 온 수용자들이 안정적으로 직업훈련을 수료하여 궁극적으로 건전한 사회 복귀를 이룰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습니다.”
이규용 과장은 그간 편안한 부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써 왔다. 수용자 직업훈련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자칫 업무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있는데, 이를 직원 간 화합으로 돌파하기 위해 노력한 것. 덕분에 지금껏 지치지 않고 직업훈련에 임할 수 있었다는 게 직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경북직업훈련교도소에 온 수용자들은 기본적으로 배움에 대한 의지가 높은데다, 문제를 일으시키거나 훈련 성과가 기준 이하로 저조할 때는 곧바로 원래 있던 교정시설로 복귀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대체로 성실하게 직업훈련에 임한다. 여기에 직업훈련과 직원들의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교육이 더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괄목할 만한 결실이 지속적으로 맺어지고 있다.
“수용자들이 전문 기능인으로 발돋움하려면 첫 번째 관문인 기능사 자격증을 수월하게 취득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우리 과 직원들은 기초부터 탄탄하게 지식과 기술을 쌓는 커리큘럼을 구성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기능사 정기검정 실기시험에서 응시 인원 132명 중 126명이 합격,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자동차정비 산업기사 필기시험에서도 응시인원 12명이 전원 합격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실기시험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경북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도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타일 부문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용접 부문에서 장려상이 나온 것이다. 특히 타일 부문 금메달의 경우 60대 수용자가 수상, 나이를 불문하고 ‘하면 된다’는 진리를 타 직업훈련생들에게 모범적으로 보여준 좋은 선례로 남았다.
타일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60대 직업훈련생은 올 10월 충남 보령에서 개최된 제58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도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아무래도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나이가 있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참가자들에게 조금씩 뒤처졌는데,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대회에 집중했고, 입선에 실패했음에도 전국 대회에서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매년 개최되는 교정작품전시회 출품 및 전시도 우리 과의 주요 업무입니다. 시민들에게 수용자들이 담장 안에서 새로운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전시회마다 최고의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전시회는 10월에 영남대에서 진행됐는데요. 시민들이 수용자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놀라워하는 모습에 내심 뿌듯했습니다.”
직업훈련과는 새해를 앞두고 한층 고도화된 직업훈련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능사와 산업기사 자격증 취득 교육훈련을 진행해 왔는데, 앞으로는 기사 및 기능장 취득 과정도 운영함으로써 직업훈련생들에게 더 높은 비전을 선보이려 한다. 이와 함께 ‘새마음정비직영공장’과 같은 교도작업 프로그램도 꾸준히 확충함으로써 보다 풍부한 실습 경험과 기술 숙련도 향상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저는 과장 재임 기간 내내 화합과 편안한 분위기를 강조해 왔습니다. 그래야 다른 곳에 마음 쓰지 않고 수용자 직업훈련에 매진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인데요. 지금까지 제가 제시하는 방향을 잘 따라와 주고 좋은 사무실 분위기를 만들어 준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정년 퇴임하지만, 앞으로도 직원들이 월간 <교정>이 선물한 티백 세트와 함께 따뜻하고 편안한 2024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직업훈련과 이규용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