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오늘

수용자에게 선사하는 기능인으로서의 새 삶

경북직업훈련교도소

강진우 사진 홍승진

수용자가 출소 후 새로운 인생을 꾸려 나가려면 안정적인 직업을 통한 경제적 자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출소 전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충실히 쌓아 기능인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경북직업훈련교도소가 지금 이 순간에도 수용자 직업훈련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배경이다.

#1 성공적 사회 복귀의 든든한 구름판

1981년 청송제2보호감호소로 개청한 경북직업훈련교도소는 2004년 청송직업훈련교도소로 변모함으로써 직업훈련교도소로서의 첫발을 내디뎠으며, 2010년에 지금의 명칭으로 바꾼 뒤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정비·미용·제빵·정보기기운용·건축도장·승강기 등 총 18개 공과를 운영하며, 전문적인 직업훈련을 통해 수용자를 전문 기능인으로 도약시키는 구름판 역할을 수행한다.
경북직업훈련교도소는 1년에 두 번 직업훈련생 모집 공고를 낸다. 전국의 교정시설은 전문적 직업훈련을 원하는 수용자들의 신청서를 접수한 뒤 모범적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는 수용자를 선별, 초봄과 여름에 선발 수용자를 경북직업훈련교도소로 이감시킨다.

이곳에 온 수용자들에게는 직업훈련 과정에 따라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해당 기간 안에 필기·실기시험 합격, 자격증 취득 등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바로 원래 있던 교정시설로 복귀하게 된다. 직업훈련의 내실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용자 처우 등 직업훈련 외의 다른 목적으로 입소한 수용자를 걸러 내기 위함이다.
경북직업훈련교도소는 직업훈련과 함께 다채로운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출소 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허그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은 물론 이력서 작성법, 모의면접 훈련 등을 진행하는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수용자들의 구슬땀이 실제 직업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2 수상과 취업을 이끈 양질의 직업훈련

경북직업훈련교도소의 직업훈련 전문성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 속속 증명되고 있다. 매년 95%를 상회하는 직업훈련생이 기능사 자격증 취득에 성공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300여 명의 직업훈련생 중 95.9%가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아울러 올해 경북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타일 부문 직업훈련생이 금메달과 은메달, 용접 부문 직업훈련생이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 및 지방 기능경기대회에서도 꾸준히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편, 경북직업훈련교도소는 실습 경험 및 기술 숙련도 향상을 위한 교도작업도 시행 중이다. 소 내에 자리한 ‘새마음정비직영공장’이 그 무대다. 이곳에서는 직업훈련교사 1명과 자동차정비 자격증을 보유한 수용자 5명 내외가 일하는데, 신청한 직원 차량을 대상으로 오일 교환, 스팀 세차 등의 경정비를 제공한다. 수용자는 차량 실습을 통해 기술 수준을 높일 수 있고, 직원은 시중보다 저렴하게 차량을 정비 받을 수 있으며, 교도소는 교도작업 세입 증대를 이룰 수 있어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북직업훈련교도소는 양질의 일자리를 출소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경북 지역 12개 기업과 취업 업무협약을 체결, 기업에서 특정 기술을 보유한 출소 예정자를 요청할 시 면접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올해에만 9명이 취업에 성공, 건전한 사회 복귀라는 당면 과제를 멋지게 해결했다.

#3 자율과 책임의 미래지향적 공존

경북직업훈련교도소는 기관의 존재 목적에 걸맞게 이곳에 온 수용자들이 직업훈련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수용자 처우 개선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비봉문화관이다. 수용자 교정교화와 심성 순화를 위해 조성된 비봉문화관의 1층에는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2010년과 2016년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1층에는 문화공연실, 대국실, 노래연습장, 시청각실 등이 두루 마련돼 있다. 그런가 하면 2층에는 다목적 실내체육관과 헬스장이 마련돼 있어 수용자 신체 단련과 스트레스 해소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종교시설도 남다르다. 여러 종교가 한 공간을 번갈아 사용하는 여느 교정시설과 달리, 경북직업훈련교도소에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종교실이 각각 따로 마련돼 있는 것. 이렇듯 여러 방면으로 돋보이는 수용자 처우 덕분에 직업훈련의 능률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 경북직업훈련교도소의 설명이다.

경북직업훈련교도소는 내년 1월 모범수를 대상으로 하는 자율처우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약 200여 명의 수용자가 2개 수용동에서 자율처우를 누리게 될 예정이며, 이에 맞춰 비봉문화관을 최신식으로 리모델링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물론 자율에는 엄정한 책임이 따르는 법. 경북직업훈련교도소는 직업훈련을 등한시하거나 수용 질서를 어지럽히는 수용자를 즉각 원래 교정시설로 복귀시킴으로써 ‘수용자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직업훈련 체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