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그간 공공정책을 수립·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해가 충돌하고 갈등이 심화하여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관한 공공갈등도 마찬가지이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 있어 필수시설이라 할 수 있으나 비선호시설인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을 둘러싼 공공갈등이 좀처럼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갈등이 자발적·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지 못할 경우 당사자 일방이 정부기관이라 할지라도 갈등 해결은 지연되며,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과다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른 해외국가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공공정책의 수립·시행 단계에서부터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여 지역주민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관련하여 2020년 정부가 「갈등관리기본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는데, 이를 통해 향후 공공정책의 수립·시행 단계에서부터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어 더욱 확실한 지역주민과의 신뢰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법률안의 성립을 기대한다. 또한 비선호시설인 교정시설에 대한 국민인식을 재고해야만 교정시설의 이전·시설이 가능해지고, 이러한 전제하에 지역 친화적 인식개선 활동 강화, 지역 친화적 교정시설의 건축, 교정시설에 대한 객관적 정보제공 등과 같은 다양한 지역 상생 방안의 도입과 기존 활동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
※ 주제어: 교정시설, 비선호시설, 공공갈등, 행정절차의 정보공개, 지역사회와의 협력
우리나라는 단기압축 고도성장이라는 성과 지향적 발전모델을 중심으로 지난 세월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 결과 현재도 정부 주도 국책사업뿐만 아니라 지역공공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공공갈등이 전국에 걸쳐 발생하고 있으나 좀처럼 평화적으로 해결되는 예가 드물다는 문제에 봉착해 있다. 이러한 공공갈등은 대체로 과거부터 정부가 공익목적이라는 이유로 비선호시설을 이전·신설하면서 야기되었고, 적절히 해소하기보다는 억제하고 무시하는 방안을 주로 선택해왔던 우리들의 과오(過誤)에 따른 귀결이라 할 수 있다.1)
공공갈등은 ‘공공의 사업이나 정책을 추진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개인, 집단 및 공공기관 상호 간에 발생하는 의견, 이해, 상황, 상태 등에서 대립이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며2), 갈등 관계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으로 인해 갈등이 야기되는 상황이 그 전제가 된다.3)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 있어 필수시설이라 할 수 있으나 비선호시설인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을 둘러싼 공공갈등은 좀처럼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있었던 교도소나 구치소에 대한 공공갈등4) 이외에도 과거에는 그 예가 없었으나 2013년 성남보호관찰소(준법지원센터) 이전과 관련하여 처음으로 대규모 갈등이 발생한 이후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늘어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5)
이러한 공공갈등은 초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해결이 쉽지 않고, 장기화할수록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감정이 개입되어 물리적 충돌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 결국 사회문제화된 예 또한 적지 않다.6) 그리고 이렇게 갈등관리가 잘 안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공공갈등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부족과 더불어 제대로 된 공공갈등관리제도가 아직은 확립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이 단지 해당 지역주민의 금전적 피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갈등 주체들 간에 분열과 반목을 초래하는 갈등요소로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으나, 그것이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지 대한 인식 부재와 해당 교정시설에 대한 지역주민의 편견과 오해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갈등관리제도가 미흡하여 적기(適期)에 갈등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7)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교정시설의 집단감염 예방 및 시설 현대화 조치를 위해서도 과밀수용 문제가 선결 조건이 되고 있어 최근 법무부에서도 교도소와 구치소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8)에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정시설의 의미와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관한 공공갈등사례를 점차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공공갈등 관리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교육과 정보공유를 통해 공공갈등의 예방에 힘써야 함은 자명(自明)하기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정시설의 의미와 역할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정시설과 지역사회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우선하여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이 지역사회 내에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전제 사실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는 공공갈등으로서 교정시설 이전·신설의 문제와 국내외 사례를 통한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관한 공공갈등 해소방안을 검토함으로써 법제도 및 운영상의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에 관하여 그 사회적 필요성과 달리 교정시설 자체가 가지는 이미지로 인한 지역사회와의 갈등은 근대 교정시설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계속되었다고 볼 수 있다.9) 하지만 우리 사회 내에 범죄 발생은 필연적이기에, 범죄자를 수용해야 하는 교정시설도 사회와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그렇기에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에 관하여 법무부 교정국 계획에 따라 순조롭게 추진된 사례도 적지 않다. 한편,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관한 자료는 현재 진행 중인 내용도 있고 사회적으로 민감 정보자료에 해당하기에 최신 현황에 대한 검토가 제한되므로 선행연구에서 분석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예를 들어, 2016년 선행연구에 따르면 지자체 및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추진된 사례로서, 2015년 기준으로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영월교도소, 밀양구치소, 해남교도소, 상주교도소, 정읍교도소, 장흥교도소, 광주교도소, 강원북부교도소, 부산교도소, 창원교도소, 대구교도소, 전주교도소, 부산구치소, 서울동부구치소, 원주교도소, 서울남부구치소 및 서울남부교도소 등이 있었다.10) 2016년 선행연구에서는 각각의 사례를 분석한 후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이 성공리에 추진되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정시설이 되기 위한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즉 ①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협조와 지원, ②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역사회 주민에 대한 인센티브 제시, ③교정시설 이전을 대신한 재건축·리모델링 추진 방안, ④법원·검찰청·구치소의 통합 법조타운 조성 추진, ⑤신축·이전 대상 교정시설의 일정연한경과제 실시, ⑥교정시설의 중층화 및 도시미관을 고려한 설계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다.11)
지역사회와의 공공갈등문제로 교정시설 이전·신설이 지연된 사례 중 가장 대표 사례는 안양교도소 사례라 할 수 있다. 안양교도소는 1963년 설립되어 2023년인 올해에는 설립 60주년을 맞이할 정도로 시설이 노후화되어 있다. 현재 1900여 명의 미·기결수가 수용되어 있고, 국내 교도소와 구치소 전국 53곳(민영교도소 포함)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시설이다.
더욱이 이미 2010년 안전진단에서 재난위험시설 D등급을 받아 붕괴위험 등 안전상의 문제도 심각하여 이전 또는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수도권 인근에서 이전을 반기는 지역이 없어, 결국 현 부지에서 재건축을 통한 시설 현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나 지역주민의 거센 반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문제 및 정치문제화 되어 결국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공약사항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정치성 구호만 난무하여 교도소 이전만 20년간 계속 공약으로 남아 있게 된 것이 현실이다. 이후 법무부와 재건축 관련 소송에서도 2014년 대법원까지 모두 패소한 안양시이지만 큰 진전이 없었다.
다행히 최근 2022년 8월에 법무부와 안양시가 ‘안양법무시설 현대화 및 이전사업’ 협약을 맺어 현 안양교도소 전체 부지 중에서 일부에 안양구치소를 신축하고, 안양교도소는 별도 지역으로 이전시키면서 남은 부지를 시민들에게 환원하는 내용으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12) 다만, 안양교도소 이전·신설 문제는 여전히 남아 과밀수용 문제가 해소되기에는 상당 기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성남보호관찰소(준법지원센터) 이전·신설 문제가 또 다른 대표적인 장기 미해결 사례라 할 수 있다. 2013년 9월 성남보호관찰소 서현동 이전에 따른 지역주민의 거센 반발에 따라 법무부에서 ‘성남보호관찰소 이전 원점 재검토’로 물러난 뒤 현재까지도 별다른 대안이나 논의의 진척 없이 미해결된 상태로 답보(踏步)하고 있다. 13)
한편, 경상남도 거창군의 거창구치소 포함 법조타운 건설 반대 갈등의 경우에는 공공갈등이 상당히 드라마틱하게 해소된 사례라 할 수 있다. 과거 경남 거창지역에는 구치소 등 교정시설이 없어, 오랜 기간 거창경찰서 대용구치시설에 수용되고 있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에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창원지법 및 거창지청 등 거창법조타운 내에 거창구치소를 신설하기로 하였다. 이는 지역주민이 해당 건설 예정 지역이 축사 등으로 인해 고질적인 악취문제를 겪고 있어 이를 해소하는 환경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를 목적으로 교정시설 유치를 희망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5년 착공 후 거창구치소 신축부지 주변에 학교와 주택단지가 근접해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운동이 시작됨에 따라, 2016년 11월에 공사가 중단되었고 이로 인해 한때 국무조정실의 집중관리과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갈등상황이 계속되자 경남도청이 갈등 해소를 위한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2018년 지역주민과 거창군, 법무부가 참여한 협의체에서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합의안을 도출하는 등 반전을 이끌어냈다. 이후 2019년 10월 주민투표 결과 건설 찬성이 높게 나오면서 공사가 재개되었고, 무사히 완공되어 현재 개청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협의 결과에 행정안전부에서도 갈등 해결 전국 우수 모범사례로 선정하기도 하였다.14)
민주주의 사회 내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다원주의(Pluralism)는 타인과의 가치관과 이해관계의 다름을 전제하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 상황에 대하여 어떻게 공동체적 가치를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타협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원주의하에서 이해한다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관한 공공갈등문제는 가치갈등이 아닌 이해갈등에 속하며, 따라서 그 해결이 어려운 갈등유형이기는 하나 경제적이해 및 분배, 신뢰형성 등에 의해 협상과 조정이 가능한 갈등이라 할 수 있다.15)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사회가 중앙집권적 경제발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지방자치, 지방분권에 관한 의식이 약했던 점, 그로 인한 지역주민의 참여 및 의사를 적절히 투영하는 행정절차법규의 미비가 이러한 공공갈등의 발생을 사전 예방하지 못하는 현실을 초래하고 있다.16) 예를 들어, 선행연구에서도 지역주민과의 공공갈등의 발생 이유로 ①절차가 민주적으로 불공정하고, ②사업내용에 대한 신뢰감이 결여되었고, ③ 협상 과정이 비공개적이고 비협조적인 경우를 그 예로 들고 있다.17)
현재 갈등 해소를 위한 법제도 체계를 살펴보면, 대체적 분쟁해결(ADR) 법령체계와 갈등관리 법령체계로 구분할 수 있으나, 사전 예방적 측면에서 중요한 갈등관리 법령체계의 경우에 상위 법률이 부재한 상태에서 하위법령인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이나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만이 규정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에 법무부에서도 「법무부 갈등관리 규정」을 두고 있으나 상위법이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령인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 것이라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18) 따라서 교정시설 이전·신설을 포함한 갈등관리 법령체계가 신속히 정비될 필요가 있다.
서울지역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2018년 조사연구에 따르면, 현실적인 사회적 필요성 인식과 별개로 교정시설인 교도소, 구치소는 물론 보호관찰소가 인근 거주지역에 이전·신설되는 것에 대해서는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정시설이 비선호시설임이 다시금 확인되었다.19)
특히 거주지역에 교정시설이 있는 지역주민의 경우에는 교정시설에 대하여 다소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67.7%). 다만 이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위험이나 불안요인으로 느끼고 있다고 평가한 것은 아니었다. 즉 범죄자를 수용하고 있는 교정시설만이 가지는 외형적 특징 등으로 인해 막연한 불안감이 조성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정시설의 이전·신설과 관련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주민들의 교정시설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도심지역에 위치하는 교정시설의 경우에는 더욱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미 법무부 교정본부 및 각 교정시설에서도 영상공모전이나 지역주민 초청행사 등 많은 홍보활동을 하고 있으나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부정적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더욱 새롭고 다양한 방법으로 교정시설 및 교정업무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법조타운화,20) 지역인재 채용,21) 지역인구 유치22) 등의 방법을 통해 해당 지역의 필수시설로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정시설이 안전시설로서의 인식에도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교정시설 인근의 범죄 발생률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실제로 높은지 등 인근 지역주민들이 느끼기 쉬운 치안불안감 등에 대해서 배려하는 실증연구를 주기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그 연구 결과를 지역주민은 물론 일반 국민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교정시설이 안전시설로서의 이미지를 계속해서 구축 및 강화할 필요가 있다.23)
일본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교정시설이 대부분 당시의 도시 교외지역에 건설되었으나, 이후 도시발전상황에 따라 그 부지가 점차 도심지역에 포함되기 시작하면서, 일찍이 1960년대부터 지역발전 및 도시계획에 따른 이전 요구가 늘어나게 되었고 당시에도 약 20여 개소의 교정시설에 대한 이전요청이 있었다고 한다.24) 다만 일본에서는 교정시설별 상황을 고려하여 이전·신설 소요(所要)를 검토하였으나, 대부분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점과 기존 시설의 유지·보수를 선호하는 일본 문화적 특징으로 인해 이전·신설보다는 기존부지에서 증·개축하는 방법으로 노후시설의 현대화를 진행하였다.25)
이러한 증·개축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의 교정시설 운영계획에 따라, 교정시설의 건축 및 운영·관리를 담당하는 법무성 대신 관방 시설과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일본만의 특징이 나타났다.26) 예를 들어, 교정시설의 이전·신설 및 증·개축 과정에는 필수적으로 일본 법무성 교정국 총무과와 대신 관방 시설과 그리고 각 지역의 교정시설로 구성된 3자 협의체가 운영된다. 특히 시설과와 교정시설 간에 지속적인 의견교환을 통해 그 지역에 적합한 설계 및 건축이 이루어진다.27)
이러한 시설과는 법무성의 시설정비 부서로서, 법무성이 관할하는 국유재산(토지 및 건물)의 관리, 시설의 신축·보수공사 등의 기획·설계·실행에 관한 사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일본 법무성이 관할하는 시설은 구치소, 형무소, 검찰청 등 전국에 814개 시설이며, 교정건축(형무소, 구치소, 소년원)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진 일본 내 유일한 기관이기도 하다.28) 특히 우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마찬가지로 일본 교정시설 중 일부는 근대역사의 중요문화재이거나 건축 분야에서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데, 이를 시설과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점도 일본 교정시설 관리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29)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에서는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에 관하여 법무성 대신관방 시설과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지역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본의 경우에 지자체에서 재난 발생 시를 대비하여 교정시설의 주차장이나 운동장 등을 피난 장소로 지정하고 있는 지역이 많다는 점30)과 우리보다 앞서 법조타운 형식으로 법원·검찰청·경찰서 등과 함께 교정시설이 건설되어 있어 시설 보안적, 행정적 측면에서도 증·개축으로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부분 증·개축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31)
관련하여, 일본의 기타규슈 교정센터 건설계획 사례는 대표적인 교정시설 공공갈등 대응 실패사례라는 점에서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타규슈 교정센터 건설계획 사례는 1995년 법무성과 후쿠오카 교정관구에서는 당시 계획으로 2001년에 폐청 예정인 오구라 형무소(小倉刑務所)의 소재에 조노 의료형무소(城野医療刑務所), 오구라 소년감별소(小倉少年鑑別所), 오구라 구치소(小倉拘置所)를 이전시키는 기타규슈 교정센터 건설계획을 발표한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32)
문제는 법무성의 건설계획 발표가 지역주민, 시민단체, 지역 법조회 등과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표된 점과 세부 건설계획의 내용에 관한 지적이 많았다. 특히 지역 법조회에서는 법무성이 각종 처우시설의 단지화에 따른 시설배치 합리화와 이전 및 증·개축 비용의 감소에 따른 재정효율화 등 경제적·행정적 효율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교정시설인 형무소와 구치소, 보호시설인 소년감별소의 병설 및 통합 운영하는 문제점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반대하였다.33)
이러한 지역 법조회 및 지역주민의 반대로 동의를 계속해서 얻지 못하는 상태가 10년 이상 지속되어 지역사회는 물론 교정시설 관계자와 수형자 등에게도 불편만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일본 법무성은 국가행정작용의 공공성과 공익성만 강조하면서 지역사회 및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조만을 요구하였기에 갈등이 해소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상태가 고착되었다.34)
결국, 지역 법조회 및 시민단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인하여 후쿠오카 교정관구에서는 2009년 구치소의 이전을 단념하면서, 현재지에 증·개축(고층화)을 통해 문제 상황을 해소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현재는 2001년 오구라 형무소가 시설 노후화로 폐청(閉庁)되면서 이전한 조노 의료형무소를 기타큐슈 의료형무소(北九州医療刑務所)로 명칭을 변경하였고 그 옆으로 오구라 소년감별지소를 이전시켜, 의료 및 감별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의료교정센터화로 마무리되었다.35)
이처럼 일본에서도 지역사회와 지역주민과의 협력 및 신뢰 관계를 구축하지 못해 공공갈등을 해소하지 못 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따라서 지역별 교정시설에서는 장기계획하에 지역주민과의 민관협력체계를 성실히 구축하고 있다. 또한 매년 교정시설 개방의 날 행사 및 전국 형무소작업 용품 전시판매회를 개최하면서,36) 지역상생 협력시설로서 자리매김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이전 요구에 사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37)
우선 일본에서도 교정시설의 중요성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정시설이 자신의 거주지역으로 이전되는 것을 반기는 사람은 없으며, 그러므로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조 없이는 교정시설 이전·신설 문제가 결코 쉽게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은 우리와 같다. 일본에서도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관한 지연·실패사례가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 사례인 2017년 도쿄 아키시마 국제법무종합센터 이전·신설 사례의 경우에 최초 1970년대 후반부터 주일 미군 공군기지 부지의 반환에 따른 도심 국유지 활용의 측면에서 주로 논의되었기 때문에, 1998년 본격적인 국유지 이용계획수립 시부터 지역주민의 의사나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38) 다만 일본 법무성에서는 자체 이전·신설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에는 시설과를 중심으로 해당 지자체와 정식 협조체계를 구축하였고, 이를 통해 공청회 등 지역주민과 소통하면서 시설 설계 및 활용에 대하여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하여 신뢰관계를 형성하였다.
특히 일본 법무성에서는 지역주민의 반대 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①교정시설이 비록 비선호시설이지만, 우리 사회에 필요한 시설이며 특히 수형자의 고령화 및 정신장애 수형자의 증가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신 교정시설이 이전·신설되는 것이기에 그 사회적 의미가 크다는 점, ②해당 지역의 사회기반시설 정비 지원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간접적인 이익을 제공한 점, ③민관협동방식(PFI, Private Finance Initiative)을 통한 시설 운용으로 지역인재 채용은 물론 지역경제에 공헌하는 바를 홍보하여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교정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39)
이처럼 일본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이 같지는 않으나, 교정시설이 비선호 대상이 되는 원인과 그 결과로 발생하는 지역사회와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즉 지자체와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 진행을 통해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이 소외되지 않고 문제해결의 당사자로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한 점, 그리고 지역인재 채용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함으로써 지역주민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하여 교정시설이 지역상생 시설로서 위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점40)은 참고가 된다.
독일의 경우 연방제 국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중앙정부기관(법무부 교정국)이 통일적으로 교정시설을 관리 및 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각 주 법무부에서 관할하기에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관한 대응에도 다소 차이가 있다. 다만 독일에서도 최근 범죄 발생의 증가 경향과 교정시설 부족에 따른 과밀수용 문제, 시설 노후화 및 도심지에 있는 교정시설의 교외지역 이전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41)
독일에서도 교정시설은 비선호시설이기 때문에, 이전·신설과 관련하여 지역주민의 반발로 이전·신설 부지의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로는 ①도시 또는 지역 이미지의 손상, ②환경 보전지역의 자연환경 훼손, ③지역주민의 안전에 대한 위험 증가, ④인근 지역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의 하락 등이 있다. 이외에도 우리와 달리 독일의 경우 주 법무부에서 교정시설의 운영을 관리하고 있어서 인근 주(州) 간의 교정시설 통폐합으로 직장을 잃게 되는 교정시설 관련 업무종사자들의 반대도 있었다.42)
다만 독일에서는 연방제 국가라는 특징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각 주 정부별 지방법원 소재지에 소규모 교정시설을 설치·운영해왔기에 지역주민 대부분이 교정시설의 사회적 필요성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보이는 편이기도 하고 소규모 교정시설이 대부분이라 이전·신설로 인한 공공갈등이 상대적으로 우리에 비해 크다고 볼 수는 없다. 물론,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듯 교정시설이 선호시설은 아니며, 또한 독일에서도 지역주민의 님비(NIMBY)사고가 없는 것은 아니기에 독일에서도 시설 현대화 및 효율화를 위한 교정시설 대형화를 진행하면서 과거보다 더 이전·신설 대상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43) 따라서 독일에서도 교정시설의 이전·신설 대상지역의 선정과정에서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큼에도, 주 정부 등 지자체에서 입지선정 과정의 절차적 공정성 및 투명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교정시설 이전·신설을 진행하거나,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이전·신설 대상지역을 선정하였기에 이에 관한 공공갈등이 더욱 증폭되는 사례가 많았다.44)
예를 들어, 지역주민들과 공공갈등이 장기화 및 심각화된 경우를 살펴보면, ①모두 주 정부가 초기에 이전·신설 예정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②지역주민들에게 교정시설 이전·신설의 필요성과 해당 지역으로 교정시설을 이전·신설해야 하는 이유,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따른 해당 지역에 제공되는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으며, ③지역주민의 참여 보장 등 절차적 공정성 및 투명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교정시설 이전·신설을 진행하여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45)
독일의 경우에도 교정시설의 이전·신설과 같은 사안은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신뢰관계 형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우리 거창구치소 사례와 유사한 독일 사례로서, 로트바일시 교도소(JVA) 신축사례가 있다.
로트바일시 교도소(JVA) 신축사례의 경우, 초기에는 주 정부가 지역주민의 의사를 수렴 및 확인하는 절차 등을 소홀히 한 탓에 지역주민의 거센 반대에 직면하면서 장기간 지연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2007년 4월의 신축 예정지 발표 이후 대안지역 검토 등 여러 논의가 있었으나, 결국 2010년부터 약 5년간 지역주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등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2015년 9월 주민투표를 통해 로트바일시 에쉬 지역에 교정시설을 이전·신설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다.46)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는 ①정부와 지자체의 명확한 입장표명, ②감정적인 의견교환보다는 사안에 대한 정보제공에 중점을 둔 토론·논의 절차 진행, ③법령, 조례 등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은 비공식적 의견수렴방안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자체 결정에 대한 지역주민의 수용 가능성을 증대, ④의견 수렴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상황의 최소화, ⑤의견수렴절차의 전문화 투명화(의견수렴 및 정보제공을 위한 웹사이트 개설, 의견수렴 결과 공개 등) 등이 있었다.47)
물론, 주민투표의 결과가 모든 문제 상황을 해소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주 정부 및 로드바일시의 노력이 신뢰관계를 회복하고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줄임으로써, 지역주민이 결과에 승복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간 공공정책을 수립·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해가 충돌하고 갈등이 심화하여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교정시설 이전·신설에 관한 공공갈등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을 위한 부지 확정 과정에서 공공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큼에도 대부분 비공개로 이루어져 지역주민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부지가 확정되어 도시관리계획 절차에 따라 해당 사항을 고시하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제서야 지역주민이 신축내용을 알게 되고 이로 인해 심각한 공공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후 시설결정 기간 등의 과정도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부지매입 비용도 증가하는 등의 추가 문제가 발생한다.48) 이처럼 공공갈등이 자발적·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지 못하면, 아무리 당사자 일방이 정부기관이라 할지라도 갈등 해결은 지연되며,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과다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른 해외국가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공공정책의 수립·시행 단계에서부터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여 지역주민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갈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렇게 공공갈등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갈등의 예방이나 해결을 위한 근거 법률이 현재까지도 제정되지 못한 점은 이제까지 공공갈등관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한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법무부도 대통령령인 「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여 갈등관리 종합시책이 수립 및 시행(법무부 갈등관리 규정 제21조의 연도별 갈등관리 추진계획)되고 있으나 법적 근거가 불충분함으로 인해 규범력도 약하고 공공갈등관리에도 효과적이지 못하였다.49)
그렇기에 ①갈등관리 제도의 규범력 강화와 ②실효성 있는 갈등관리 수단의 도입이라는 측면에서 입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그간 많은 입법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국회의 무관심 속에 각각 임기 만료 등으로 폐기되었던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관련하여 2020년 정부가 「갈등관리기본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의안번호 2106916). 본 법안의 핵심 사항으로 ‘갈등 예방과 해결의 원칙(안 제4조부터 제7조까지)’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공공정책을 수립·추진할 때 이해관계인의 신뢰를 확보하도록 하고, 이해관계인 등의 실질적인 참여가 보장되도록 하며, 공공정책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과 이에 상충되는 다른 공익 또는 사익을 비교·형량하도록 함으로써 공공정책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도록 하는 등 갈등 예방과 해결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앞서 언급하였으나, 현행 갈등관리 제도는 대통령령으로 규정되어 행정 내부의 단순한 행정절차로 인식되는 등 규범력의 한계가 분명한 상태이고, 특히 갈등조정협의회 등 운영 과정에서 예를 들어 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사업을 잠정 중단하는 결정 등과 같이 기관장의 정무적 판단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으나, 규범구속력이 부족하여 제도를 활용하는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점에서 공공갈등관리와 관련된 일반법을 제정하여 공공갈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법률안 제4조에서 제7조는 ‘자율 해결과 신뢰 확보’, ‘참여 보장’ 등 중앙행정기관이 갈등 예방·해결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원칙을 규정하고 있어, 이를 통해 향후 공공정책의 수립·시행 단계에서부터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어 더욱 확실한 지역주민과의 신뢰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법률안의 성립을 기대한다.
다른 한편으로, 2021년 송기헌 의원 대표발의(의안번호 2111783)로 「교정시설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입법 취지는 교정시설이 비선호 시설로 인식되고 있어 지역주민의 반대로 수십 년째 신축이 지연되거나 준공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등 교정시설 이전·신설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교정시설 이전·신축부지 및 그 주변 지역과 종전 부지에 대한 지원체계를 법률로 규정함으로써 입지갈등을 완화하고 교정시설의 건설 기간을 단축하여 과밀수용 문제 해소 및 원활한 조성을 통한 지역상생 시설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 장관은 교정시설 조성부지 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부지를 선정하도록 하고, 국가는 지원사업으로 설치된 시설을 조성주변지역 지방자치단체에 양여(讓與)할 수 있으며, 조성주변지역 개발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 대해 국고보조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국고보조금을 재원으로 하는 사업과 지원사업의 경우 주민 우선고용, 교정시설의 장은 해당 지역 농산물 우선 구매 등의 노력을 하도록 하는 등의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본 법률안은 교정시설이 비선호시설이라는 점과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위해 시민의 생활환경에서 너무 멀어질 수 없다는 제한사항을 고려하여 국가가 직접 교정시설 조성을 위한 계획에서부터, 주변지역 지원 등까지 직·간접적 지원방안을 확충하여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50) 또한 이를 통해 정부의 책임하에 교정시설의 확충 및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본 법률안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교정시설 조성 절차와 함께 관계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의견청취 등에 대해서도 규정하고(안 제10조 제2항), 교정시설 조성과 관련된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사업의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교정시설의 이전 또는 신축에 따른 각종 지원 근거를 마련하여(안 제4장, 제5장, 제6장), 비선호시설인 교정시설에 대한 지역주민의 수용도를 제고하고 교정시설의 원활한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본 법률안의 대상인 ‘교정시설’을 제2조(정의)에서 교도소, 구치소 및 그 지소에 한정하고 있는 부분은 국민적 인식에 비추어 볼 때 소년원, 보호관찰소 등도 같은 비선호시설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을 낮추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제5조(교정시설 조성부지 선정위원회)와 관련하여, 선정위원 중 위촉위원 기준이 ‘조정부지 선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법무부 장관이 위촉하는 사람’으로 규정되어 있어, 자격요건이 행정 편의적이고 불명확하여 부지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문제 될 수 있다. 따라서 교정시설 조성부지 선정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의 요건을 구체적으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51)
마지막으로 농지법, 지방자치법 등과의 법령 충돌 문제나 산지관리법 등 다른 법률과의 중첩 문제 등은 법률안 검토과정에서 수정될 필요가 있다.
교정시설의 이전·신설사업은 그간 ①정책 결정, ②발표, ③방어의 순서로 추진하였기 때문에 공공갈등이 발생하고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52) 앞서 살펴본 여러 사례와 같이 주민참여와 정보공개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것은 공공갈등을 심화시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최근 이전·신설된 강원북부교도소(속초교도소)의 경우에도 당시 지역주민의 불만은 속초시로부터 주민 의견 수렴작업이 전혀 없어 교도소 설치가 백지화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주민들도 모르게 사업이 진행되었다는 점이었다.53)
따라서 공공갈등의 주된 이해관계자인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위해 교정시설의 이전·신축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관련된 정보공개를 확대하여 신뢰에 기반한 협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8년 주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주민들은 교정시설 이전·신설 관련 정보를 ‘주민설명회나 공청회’와 같은 직접적으로 주민이 참여하는 방식을 가장 선호했고(57.3%), 다음으로 TV, 신문 등 언론매체(30.6%), ‘주민센터나 노인회관을 통한 공고문’ 방식(22.9%) 등의 순서였다.54)
특히 공공갈등은 안양교도소 사례처럼 소송으로 이어져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어도 갈등이 해결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사전적 갈등 관리가 가장 효과적이다. 이는 ‘2018년 주민인식조사’ 결과에서 교정시설 입지 결정 방식에 대해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되 정부가 결정’하는 방안(63.3%)이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또한 ‘정부 주도로 신속하게 결정’하는 방안(20.4%)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당사자간 결정’하는 방안(16.3%)의 선호도가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사전적 갈등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55) 그리고 그 전제조건은 바로 지역주민의 참여 보장과 정보공개를 통한 신뢰 형성이라 할 수 있다.
비선호시설인 교정시설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기 위하여, 지역친화적 인식개선 활동 강화, 지역친화적 교정시설의 건축, 교정시설에 대한 객관적 정보 제공 등과 같은 다양한 지역상생 방안을 고민하고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앞서 살펴본 ‘2018년 주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주민의 대부분은 교정시설이 위험하며 개인과 지역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시설로 인식하고 있으나, 주변에 교정시설 관련업무 종사자가 있거나, 직접 방문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그 반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56)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로 지역사회 및 지역주민과의 유대를 확대·강화하기 위해 교정시설에 대한 정보제공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효과성도 인정되고 있다.57)
따라서 교정시설의 이전·신설과 관련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의 교정시설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도심지역에 위치하는 교정시설의 경우에는 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미 법무부 교정본부 및 각 교정시설에서도 영상공모전이나 지역주민 초청행사 등 많은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부정적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더욱 새롭고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교정시설 및 교정업무에 대한 홍보를 계속해야 한다.58) 교정시설의 본래적 의미나 수형자 재사회화의 중요성에 대한 지속적인 학술대회 개최 및 언론홍보, 직원용 문화체육시설의 주민개방이나 주차장 지역주민 무료개방, 지역인재 채용, 지역인구 유치 등의 방법을 통해 지역상생·공헌시설로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교정시설을 안전시설로 인식할 수 있도록 객관적 안전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교정시설의 일반 업무 및 필요성에 대한 주민교육이나 관련 연구기관 및 학계와 연계한 주기적인 주민인식조사, CCTV 등 안정시설 확충 등을 통해 교정시설 주변이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안전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작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주민은 물론 일반 국민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교정시설을 안전시설이자 지역상생·공헌시설이라는 이미지를 계속해서 구축·강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렇게 제시된 운영상의 개선방안은 다소 포괄적이며, 해외 사례를 포함하여 교정시설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방안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은 것은 본 연구의 부족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향후 이에 대한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하고 그 계기가 되는 연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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