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강진우 사진 홍승진
미래 설계는 수용자에게 있어 모범적인 수용 생활만큼이나 중요하다. 계획과 목표를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출소 후 삶의 궤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모범수를 대상으로 개방형 처우를 시행 중인 천안개방교도소 보안과는 수용자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설계하는 동반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수용자의 인생에 희망을 더하고 있다.
천안개방교도소는 교정기관과 사회의 중간에서 수용자의 건전한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중간처우시설로서, 출소가 임박한 여성 모범수들을 대상으로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하는 개방형 처우를 시행한다. 그러다 보니 보안과의 역할 또한 여느 교정기관과 다를 수밖에 없다. 일반 보안과는 교정 질서 확립과 엄정한 법 집행에 무게를 두고 업무를 수행하는 반면, 천안개방교도소 보안과는 수용자 스스로 규율을 준수하는 가운데 외부 통근, 일과 후 시간 등을 질서 있고 평온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독려하고 관리한다. 교정공무원 57명이 속해 있는 보안과를 이끄는 우윤제 과장은 “자율을 부여하는 만큼 책임도 분명하게 묻는다”며 보안과의 업무 중점사항에 대한 설명을 이어 나갔다.
“수용자가 출소 후 사회에 잘 적응하며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율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내재화할 수 있는 수용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율적으로 일과를 보내도록 관리하되, 자율을 넘어서는 방만함을 보였을 때는 벌점을 부여하고 잘못을 세 번 이상 저지르면 징벌·환소시킴으로써 이곳 수용자들이 주어진 자율의 무게에 걸맞은 책임감을 갖고 하루하루를 착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정교화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업무는 수용자 관리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이입 수용자 기본 교육, 개별 처우 계획 수립, 가석방 예비자 선정, 자치회 관리 감독 등은 물론 다양한 사회복귀 지원 교화 프로그램까지 두루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로 여성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다과와 함께 서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을 좋아한다. 이러한 점을 십분 반영해 수용자가 스스로 미래를 바라보고 설계할 수 있도록 만든 사회복귀 지원 교화 프로그램이 바로 ‘힐링타임’이다.
천안개방교도소에 들어온 수용자라면 반드시 한 번은 거치는 힐링타임은 여성들의 성향에 맞춰 섬세한 모양새로 진행된다. 자신들의 미래 모습을 어느 정도 구상한 뒤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날 먼저 편지지를 지급한다. 다음날 시작되는 힐링타임은 따뜻한 차, 편안한 음악, 적당한 다과와 함께 출발한다.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시간을 20분가량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한층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돕는 선행 과정이다. 이후 자존감 회복과 긍정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영상을 시청한 뒤, 전날 나눠 준 편지지에 출소 후 실천 가능한 계획과 목표에 대해 적어 보도록 한다.
“보통 20분 정도 작성할 시간을 준 뒤, 적은 내용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수용자를 선정해 계획과 목표를 발표하도록 합니다. 이들의 발표를 들으면, 프로그램에 관심이 없던 수용자들도 빠르게 진지한 태도로 돌아섭니다. 같은 처지에 있음에도 내 눈앞에서 미래를 발표하는 수용자는 가슴 벅찬 희망을 이야기하니까요. 어느 정도 작성이 끝나면 편지지를 가져가 출소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보완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으로 출소 후 삶을 고심하고 그에 걸맞은 노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보안과 직원들이 교정공무원을 넘어 수용자 미래 설계의 동반자로 거듭나는 귀중한 시간이죠.”
보통 이 같은 사회복귀 지원 교화 프로그램은 사회복귀과를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천안개방교도소는 수용자의 건전한 사회 복귀를 위해 존재하는 중간처우시설인 만큼 보안과도 적극적으로 교화 및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덕분에 수용자의 긍정적 변화상을 더욱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보안과 업무에 대한 보람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양육 유아시설인 ‘키움동’ 공간을 기획·구성하는 일도 보안과가 나서서 주도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 수용자를 수용하는 시설이다 보니 보안이 중요했고, 이에 따라 외부에 공간 구성 업무를 맡길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국내외 선진 유치원 정보 검색 취합 및 천안 소재 어린이집을 견학하고 어린이집 원장님인 교정위원님의 자문을 듣는 등 양질의 보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모두 만족하는 우리만의 양육 유아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나름대로 머리를 맞대고 창조적 역량을 발휘한 끝에 남부럽지 않은 양육 유아시설이 조성되어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개방형 처우를 받는 모범수가 생활하는 공간과 일반 수용자가 아이를 돌보는 수용동인 키움동을 모두 관할하다 보니 계호 부담이 상당하지만, 천안개방교도소 보안과는 조만간 인원을 충원한 뒤 완전 4부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용자 관리의 일선에서 고생하는 여성 직원들을 위해 월간 <교정>에서 전달할 선물로 고급 헤어드라이어를 신청하는 등 직원 복지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천안개방교도소 보안과. 이들이 틔운 희망의 새싹은 출소자들과 함께 전국 각지로 퍼져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다.
“작년 1월 교도소가 여자개방교도소로 기능을 전환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고 이런저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껏 기꺼이 변화에 앞장서 준 직원들 덕분에 오늘날 수용자 정원을 거의 가득 채우고도 한층 안정적인 개방형 처우를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천안개방교도소가 존재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앞으로 더 나은 환경에서 즐겁게 근무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신경 쓰겠습니다!”
보안과 우윤제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