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오늘

자율과 책임, 감사와 존중의 아름다운 조화

천안개방교도소

강진우 사진 홍승진

낮은 담장, 너른 정원과 보랏빛 캐노피, 그 주변을 옹기종기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이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다소곳이 자리 잡은 천안개방교도소는 우리 사회의 작동 방식인 자율과 책임, 감사와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움직인다. 이제 곧 출소할 여성 모범수들이 사회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개방형 처우를 시행하고 있다.

#1 교도소와 사회를 잇는 믿음직한 징검다리

천안개방교도소는 40년 가까운 역사를 품고 있다. 1988년 11월 개청한 뒤 1994년 가석방 예정자 생활지도소, 2002년 과실범 전담교도소, 2009년 사회적응 훈련원으로 운영되다가 2022년 1월 여성개방교도소로 기능 전환됐다. 이로써 천안개방교도소는 전국 유일의 주벽 없는 교정기관이자 여성개방교도소로서 남다른 상징성을 지니게 됐으며, 수용 생활 태도가 양호하고 성실하게 작업에 임하는 여성 모범수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회 복귀가 얼마 남지 않았고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중간처우 수용자들에게는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교정교화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합니다. 그래야 이들이 다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다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에 따라 천안개방교도소는 자율성을 강조하는 개방형 처우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이곳의 수용자들은 자치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고 자율 보행이 가능하며, 외부 통근 작업을 할 수 있고 일과 후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는 등 한결 자유로운 수용 생활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물론 자유에는 엄정한 책임이 뒤따른다. 수용자 자치회는 법령과 교도소 규칙 내에서 자율적으로 공익적 규율을 정해 생활하는데, 수용자가 규율을 어기면 자치회 임원들이 상벌 의결서를 작성해 교정공무원들에게 전달한다. 직원들은 이를 검토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처벌이 필요한 경우 벌점을 부여하며, 규율을 세 번 이상 어긴 수용자에게는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징벌 후 원래 있던 교도소로 환소한다. 이처럼 자율과 책임을 모두 강조하는 수용 원칙과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에, 수용자 스스로 더욱 엄격하게 규율을 지키며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안영삼 소장의 설명이다.

#2 개청에 버금가는 대대적 변화

천안개방교도소는 2022년 1월부로 여자개방교도소로 기능 전환되면서 개청에 버금가는 변화를 실행에 옮겼다. 형기가 얼마 남지 않은 여성 모범수의 사회 적응을 위한 중간처우 교정기관인 만큼 여성 친화적 시설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한 것이다. 수용자 거실에는 2층 침대와 화장대가 놓였고, 탕비실은 휴식을 취하며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수용자 통행로 위에 설치된 캐노피 지붕을 보라색으로 칠해 여성 모범수를 뜻하는 연보라색 수용복과 색깔 맞춤을 했다. 수용자 다목적 시설인 소통관에는 교육실·도서관·휴게실·헬스장·샤워실 등 일과 이후와 주말에 사용 가능한 시설을 채웠다. 특히 도서관의 경우 천안시 중앙도서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1,500여 권을 대여·비치하는 등 총 6,900여 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또한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2023년 우수 도서관에 선정되어 장관상을 받았다.
“한편 우리 소는 2023년 5월부터 양육 유아 수용자들을 수용했습니다. 18개월 이하 양육유아가 있는 수용자의 보육권 보장을 위해 별도의 ‘키움동’을 마련했습니다. 아이가 엄마의 손길 아래 영아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개별 거실, 실내외 놀이터, 세탁실 등을 내실 있게 갖추고 외부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음으로써 수용자 및 양육 유아 심신 건강 유지와 교정행정 선진화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3 감사와 존중의 정신으로 사회에 이바지하다

교정공무원 인적 구성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여성 교정공무원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게 됨에 따라 직원 식당 2층에 남성 교정공무원 상황대기실을 신설했다. 아울러 헬스장과 샤워실을 추가 설치하는 등 직원 복지도 살뜰하게 챙기고 있다.
“개방형 처우 시행에 따라 우리 직원들은 일반 교도소처럼 수용자들의 일과 전반을 관리하되, 규율에 맞게 행동할 경우 자율적으로 일·휴식·자기계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정 질서가 잡히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지체 없이 직원들이 개입하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징계와 환소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수용자들 스스로 행동을 자기 검열하고 올바르게 생활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천안개방교도소의 일과 전반에는 감사와 존중의 마음이 면면히 녹아 있다. 수용자는 개방형 처우를 보장하는 교정공무원에게 늘 감사를 표한다. 한편 교정공무원은 모범적으로 막바지 수용 생활에 임하는 수용자들을 존중하는 동시에 이들의 미래를 힘껏 응원한다.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는 천안개방교도소의 아름다운 문화와 분위기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