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월교도소장 김영대
글 강진우 사진 홍승진
교정공무원을 천직으로 여기고 매사 최선을 다하면서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더불어 담장 안 인연만큼이나 담장 밖의 인간관계와 활동에도 공을 쏟았다. 김영대 전 영월교도소장이 퇴임 후 풍요로운 인생 2막을 추수할 수 있었던 이유다.
경북 예천군의 동쪽 전망이 병풍처럼 보기 좋게 펼쳐진 보문면 승본리의 한 산자락에는 영월교도소장 임무 수행을 마지막으로 2019년 7월 퇴임한 김영대 전 소장의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다. 부모님이 터를 잡고 사시던 땅 위에서 집 안팎과 텃밭을 살뜰히 가꾸며 하루하루를 바삐 살아가고 있다는 그는 “텃밭 수확철이 찾아왔다”며 월간 <교정> 취재진에게 직접 기른 애기사과를 건넸다. 집에서는 퇴직자의 여유로움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회에서 그는 여전히 쌩쌩한 현역이다. 퇴임 1년 후인 2020년부터 최근까지 한 회사의 감사로 활약했으며, 그 경력을 살려 올
8월부로 대구의 유망한 알루미늄 전문 제조업체의 상임감사에 부임했다.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해 상시 점검하고 각 분야에 걸쳐 더 나은 발전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교정공무원으로서 36년 동안 각 교정기관의 총무과장 및 보안과장, 대구지방교정청 감사 업무, 법무연수원 교수 등 다양한 보직과 임무를 수행하며 쌓아 온 경험이 지금의 일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올 초부터 실무 경험과 학업을 통해 쌓은 법률 지식,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으로 얻은 전문성을 토대로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의 조정위원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법원 판결 전 사건 당사자들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중재함으로써 법적 다툼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사회 통합에도 일정 부분 힘을 보탤 수 있어 기쁜 마음으로 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영대 전 소장은 1984년 입직한 그 순간부터 교정공무원을 천직으로 여겼으며, 이러한 마음은 36년간 한번도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어야 할 사람이 늘어날수록 이에 비례해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는 이를 자기 계발로 해소했다.
“대구교도소 수용팀장으로 일하던 2001년 당시 업무 스트레스가 상당했는데요. 업무 외 시간에는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자는 생각으로
공인중개사 공부에 매진했고,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2012년 성동구치소에서 출정과장으로 일할 때는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았고, 뒤이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해 업무와 학업을 치열하게 병행한 끝에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죠. 아울러 담장 밖 인간관계와 대외 활동에도 힘쓰며 인적 네트워크에 내실을 더했는데요. 이처럼 당장 힘든 상황에 굴하지 않고 미래를 긍정하며 다방면으로 도전에 임한 덕분에 교정공무원 퇴직 후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은퇴 후 인생 설계에 있어 치열한 자기 계발, 폭넓은 대외 활동과 함께 김영대 전 소장이 강조한 또 하나의 덕목은 ‘마음의 여유’다. 당장 뭔가를 해야 한다는 조급함에 쫓기다 보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고, 이런 시간이 오래 이어질수록 정작 정말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 이와 함께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운동 취미 찾기, 연금 알뜰하게 관리하기, 나눔과 봉사활동 등을 권한 김영대 전 소장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정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갖고 교정교화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