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리포트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

이용주

화신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강사

Ⅰ. 서론

Ⅱ. 이론적 배경

Ⅲ. 연구방법

Ⅳ. 연구결과

Ⅴ. 논의 및 결론

국문 요약

본 연구는 정신질환 범죄자들의 주요 범죄 원인과 특성을 살펴보고,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을 탐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연구방법은 경찰청 범죄통계, 검찰청 범죄 분석과 선행 연구들을 탐색하고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을 모색하였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신질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범죄율이 현저하게 낮았다. 하지만 정신질환이 약물 중독 등과 결합될 때 일반인보다 높은 범죄율을 보여주었다. 또한 정신질환의 원인은 유전적인 부분도 있으나 일부는 잘못된 성장환경과 아동기 학대 경험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이런 경험들이 폭력성을 높여주어 범죄로 이어지는 것으로 예측된다. 둘째,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으로 가정과 지역사회 단계인 1차 예방, 경찰, 검찰 및 법원의 수사와 공판단계에 해당하는 2차 예방 및 교정과 보호단계인 3차 예방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의의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범죄와 재범률을 낮추는 방안으로 공중보건모델을 제안하였다. 이 모델이 정신질환 범죄율을 낮추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 주제어 : 공중보건모델, 정신질환, 정신질환 범죄자, 정신건강, 약물 중독

Ⅰ. 서론

사람은 누구나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한다. 학업 성취와 직장생활을 누리고 가정을 꾸리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이다. 경제성장을 이루기 전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일상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함께 사람들은 좀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열망으로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사회 속으로 뛰어들게 되었으며, 일자리 부족,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요인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타인과의 경쟁 관계가 지속되고 크고 작은 스트레스 요인들로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에 정신보건법 제1조는 정신장애의 예방과 정신장애자의 의료 및 사회복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 정신보건법은 정신건강증진법으로 개정하였으며,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인 정신장애인에 대한 규정을 ‘사고장애, 기분장애, 망상, 환각 등 정신장애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고 있다.
정신질환이란 개인 및 사회적 기능에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정신 이상 상태로 정신병 또는 정신장애라고도 한다. 이상행동은 정상행동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이상과 정상의 판별기준은 다음의 4가지를 들고 있다. 적응(adaptation), 주관적 불편감과 개인적 고통의 수반, 문화적 규범으로부터의 일탈 및 통계적 규준으로부터의 일탈이다. DSM-5는 정신장애에 대한 통계적 기준을 적용하여 진단하고 있다(권석만, 2015). 이와 같은 정신장애 진단기준이 만들어진 것은 현대사회가 경제성장을 이룬 만큼 정신질환자도 증가해 왔으며, 그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2021년 12월에 두 건의 살인사건이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 의해 발생하였다. 경찰청(2022)에 따르면, 2021년 정신질환자 범죄는 8,56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하였다. 재범률도 65.4%로 강력범죄 재범률보다 높았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치료받지 못하고 사회에 방치된 정신질환자도 늘어났다. 이에 정신건강 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이고 정신질환자의 치료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장강호, 2022).
정신질환 범죄란 정신장애에 기인하여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현대사회는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람들은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정신적 고통 혹은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해 치료감호소나 교도소 내의 구금치료로 일관해 왔다. 특히 정신질환 범죄의 경우 사전관리보다 사후 처벌에 맞춰져 있어 사전관리와 재범방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공중보건모델이 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중보건이란 개인의 정신과 신체적 건강유지를 위해 적합한 생활 수준을 사회적으로 보장받는 의료 및 간호서비스를 말한다. 공중보건모델은 정신질환 범죄자의 범죄예방과 관련하여 공중보건과 형사사법 발전에 따른 예방모형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공중보건은 질병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1차 모델, 질병의 조기 징후를 보이는 경우에 해당되는 2차 예방 및 질병이 발생한 이후에 대한 3차 모델로 구분된다. 따라서 정신질환 범죄자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범죄가 발생한 경우로 볼 수 있어 공중보건모델을 적용함으로써 정신질환 범죄와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신질환 범죄자에 의한 강력범죄와 재범 발생에 대한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방안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정신질환 범죄에 대한 범죄통계자료를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공중보건모델을 중심으로 정신질환 범죄예방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경찰청 범죄통계, 검찰청 범죄분석 등을 참고로 하여 정신질환 범죄자의 주요 범죄 원인과 특성은 무엇인가?
둘째,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은 무엇인가?
① 1차 예방: 가정, 지역사회(가정과 지역사회 단계)
② 2차 예방: 경찰, 검찰, 법원(수사와 공판 단계)
③ 3차 예방: 교정, 보호(교정과 보호 단계)

Ⅱ. 이론적 배경

1. 정신질환
1) 정신질환의 개념과 정의

정신질환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정신장애는 ‘기질적 정신병을 포함한 정신병, 인격장애, 알코올 및 약물중독, 기타 비정신병적 정신장애를 가진 자’로 정의하고 있었으나, 정신건강증진법으로 개정되면서 정신장애인을 ‘사고장애, 기분장애, 망상, 환각 등 정신장애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은 정신장애를 발달장애 또는 정신장애로 발생하는 장애로 정신장애, 정신분열병, 분열형 정동장애, 양극성 정동장애 및 반복성 우울장애에 따른 감정조절, 행동, 사고기능 및 능력의 장애로 인하여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형법은 정신장애와 관련된 개념으로 심신장애, 심신상실, 심신미약 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는 정신장애와 관련해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Fifth Edition: DSM-5)에서 ‘정신장애는 개인의 인지, 정서 조절, 행동상의 임상적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증후군으로 개인의 정신적 기능을 뒷받침하는 심리적, 생물적, 발달적 과정이 손상된 것으로 대개 사회적, 직업적 활동 시 발생하는 중대한 스트레스나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정신장애와 정신질환은 일반적으로 같은 용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정신질환으로 사용하기로 하며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의 정의를 본 연구의 조작적 정의로 한다.
이상행동과 정신질환의 판별기준은 무엇인가? 이상행동(abnormal behavior)은 객관적인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 개인의 부적응적인 심리적 특성을 말하며, 정신장애(mental disorder)는 특정한 이상행동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이상행동은 인간의 다양한 심리적 측면, 즉 인지, 정서, 동기, 행동, 생리의 측면에서 개인의 부적응을 초래하는 특성이 포함된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며, 현재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포괄할 수 있는 일관된 정의나 기준은 없다. 현재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정상성과 이상성에 대한 기준은 다음의 4가지로 정의되고 있다(권석만, 2015: 27).
첫째, 적응(adaptation)이다. 적응과정은 개인과 환경의 양방향적인 상호작용으로 이상행동은 개인의 적응을 저해하는 심리적 기능의 손상이다. 즉, 이상행동은 개인의 인지, 정서, 행동, 신체와 생리적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되어 원활한 적응에 지장이 초래할 때, 부적응적인 이상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다(Wakefield, 1999). 하지만 이상행동을 적응적 기능의 손상으로 판단하려는 관점에는 경계가 모호하고, 평가의 근거와 기준이 무엇이며, 개인의 부적응이 어떤 심리적 기능에 의해 초래되었는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정신장애의 분류체계인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에서는 여러 가지 심리적 증상들이 현저한 사회적, 직업적 부적응을 초래할 경우에 한하여 정신장애라고 판정하고 있다(권석만, 2015: 27-28).
둘째, 주관적 불편감과 개인적 고통의 수반이다. 이상행동은 개인의 주관적 고통과 불편감으로 부적응적 행동을 되풀이하는 경우다. 개인의 부적응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심하게 고통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나 특성은 이상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관적 고통의 기준으로 이상행동을 정의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다고 해서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주관적 고통과 불편감을 초래하는 정도의 판단이 모호하고, 부적응적인 행동을 나타내면서도 전혀 주관적인 고통과 불편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주관적 고통은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권석만, 2015: 28-29).
셋째, 문화적 규범(social norm)의 일탈이다. 모든 사회는 그 사회에 속한 사람들이 따라야 하는 문화적 규범이 있으며,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문화적 규범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화적 규범에 어긋나는 일탈행동을 나타낼 경우 이상행동으로 규정된다. 문화적 기준 역시 문화적 상대성, 문화적 규범이 바람직하지 못할 경우 등의 문제가 있다. 따라서 DSM-5는 다른 기준에 의해서 이상행동으로 평가되더라도 개인이 속한 문화나 집단에서 기대되고 용인되는 행동이라면 이상행동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권석만, 2015: 29-31).
넷째, 통계적 규준의 일탈이다. 평균으로부터 멀리 일탈된 특성을 나타낼 경우 ‘비정상적’이라고 보는 것이 통계적 기준이다. 통계적 기준에서는 평균과 표준편차라는 통계적 규준에 의해 정상성과 이상성을 평가한다. 즉, 평균으로부터 두 배의 표준편차 이상 일탈된 경우는 이상행동으로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통계적 기준으로 이상행동을 판별하는 한계는 평균으로부터 일탈된 행동 중 바람직한 방향으로 일탈한 경우, 인간의 모든 행동을 측정하여 통계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통계적 기준은 전문가들이 만든 편의적 경계일 뿐 이론적이거나 경험적인 타당한 근거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DSM-5는 정신지체와 학습장애를 비롯한 일부 정신장애의 경우에 통계적 기준을 적용하여 진단하고 있다(권석만, 2015: 31-32).
현재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에 대한 규정은 다양하며, 모든 기준마다 장단점이 있어 실제적으로 여러 가지 기준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이상행동을 판단하게 된다.

2) 정신질환의 원인

이상행동과 정신질환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발생과정도 복잡하다. 따라서 다양한 이론적 입장은 대부분 이상행동의 원인을 설명하는 관점과 방식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다.
정신분석적 입장은 이상행동을 개인의 성장 과정과 무의식적 갈등에 의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행동주의적 입장은 환경적 영향에 의한 학습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생물학적 입장은 뇌와 중추신경계의 손상이나 기능 이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인지적 입장은 개인의 역기능적 사고 과정과 신념 체계에 의해 설명하고 있다. 사회문화적 입장은 개인이 속한 사회·환경적 요인에 의해 설명하고 있으며, 최근 이러한 여러 가지 입장에서 주장하는 원인적 요인을 통합해 이상행동을 설명하는 생물심리사회적 입장과 체계이론적 입장도 있다(권석만, 2015: 37-39).
DSM-5는 정신장애를 크게 불안장애, 강박 및 관련 장애, 외상 및 스트레스 사건-관련 장애, 우울장애, 양극성 및 관련 장애, 정신분열증 스펙트럼 및 정신병적 장애, 신체증상장애, 해리장애, 성격장애, 급식 및 섭식장애, 물질사용 및 중독 장애, 성기능 장애, 신경발달 장애를 비롯한 20가지 범주의 장애로 나누고 있다(권석만, 2015: 119-122). 하지만 아직까지 정신질환의 원인이 밝혀진 것이 적어 원인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3) 정신질환의 치료와 예방

정신질환은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전문적 치료를 받지 않으면 정신질환이 점점 더 악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치료 방법은 정신질환을 유발하거나 지속시키는 요인들을 제거하거나 변화시킴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효과적으로 증상을 제거하는 것이다. 다양한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상행동과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정신분석적 치료는 개인의 무의식적 갈등을 자각하고 자아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부적응 행동에서 벗어나게 한다. 행동치료는 학습 원리를 이용하여 부적응 행동을 제거하거나 적응행동으로 대체하게 한다. 약물치료는 향정신성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뇌의 화학적 변화를 통해 정신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키고자 한다. 인지치료는 이상행동을 초래하는 역기능적 사고 과정과 신념 체계의 수정을 통해 치료하고자 한다. 하지만 현재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는 치료 방법은 다양한 정신장애를 완치하는 데에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더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치료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치료가 이미 이상행동 즉, 정신질환이 나타난 사람을 정상적인 적응상태로 회복시키는 일이라면, 예방은 정신질환이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는 것이다. 미리 예방하는 일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정신질환의 예방은 정신질환의 원인으로 밝혀진 요인을 미리 차단하거나 특정한 정신질환에 취약한 사람들을 미리 찾아내어 정신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막는 방법을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권석만, 2015: 38-39).

2. 정신질환과 범죄

의학적으로 정신장애는 정신질환과 정신지체로 나누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정신장애와 정신질환의 개념은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신질환은 신경증과 정신병으로 구분될 수 있다. 신경증은 불안의 증세를 중심으로 기질적 병변 없이 외적 원인 또는 심인성 원인에 의해 신경증적 정신기제들이 작용하여 발현되는 것인데 반해, 정신병은 망상, 환각, 기억장애, 퇴행적 행동 등이 있고 사회적 개인적 기능장애가 심하여 사회생활이 곤란한 상태 또는 가정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의 정신기능장애라고 할 수 있다(민성길 등, 2023). 형법은 정신장애 또는 정신질환에 대한 규정은 없고, 제10조에서 심신장애(심신상실, 심신미약)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2011년 형법개정안에서 정신장애와 동일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정신질환 범죄란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정신질환자와 범죄에 대한 연구에서 정신질환자가 일반인보다 범죄율이 높다는 것은 잘못된 이야기다. 2020년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전체 범죄자 중 정신질환 범죄자의 비율은 0.3%에서 0.5% 내외의 경미한 수준이다. 다만, 살인, 폭력, 방화 등의 정신질환 강력범죄자의 비율은 2.2%로 일반인의 강력범죄 1.4%와 비교해 0.8% 높게 나타나고 있다(손지훈 등, 2022: 1). 따라서 정신질환 범죄자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교정처우가 필요하다고 본다.
선행 연구들을 살펴보면, 정신질환 범죄자가 일반 범죄자보다 폭력 행위를 할 가능성과 체포율이 높았다(Brennam, Mednick, & Hodgins, 2000; Bruce, Andrews, & Cullen, 1992; Harris, & Lurigo, 2007). 정신질환 범죄와 관련하여 폭력 행위를 예측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정신질환과 범죄의 관련성 매우 낮았으며, 약물 중독과 결합될 때 폭력 위험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Elbogen, & Johnson, 2009).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범죄 특성 연구에서도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폭력을 행사할 때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경향이 높다고 하였다(Estroff, Swanson, & Lachiotte, 1998).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 범죄빈도는 낮으나 치명도는 일반인에 비해 높았으며(이수정, 2010), 특히 존속살인의 45.8%가 정신분열증 병력이 있는 자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정성국 등, 2009: 93). 정신분열증과 범죄와의 관련성에 대한 리뷰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첫째, 정신분열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폭력 행동을 저지를 위험이 높다. 둘째, 정신분열증이 있으면서 불법적인 약물을 남용하거나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을 경우 특히 폭력 행동을 할 위험이 높다(McMurran, Khalifa, & Gibbon, 2009).
현재 우리나라는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해 심신장애, 마약과 같은 약물중독, 정신성적(精神性的) 장애 등이 있는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말한다. 2015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정신질환범죄는 정신질환자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지 못한 것에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정신질환자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란 점에서 기존의 사후관리보다 사전 관리의 일환으로 공중보건모델을 개입시키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안성훈 등, 2018: 59).
정신장애와 재범의 경우를 살펴보면, 정신질환 수용자는 위험 행동의 발생빈도가 높고 형기 종료 후 사회복귀 후에도 사회적 지지가 없는 환경에 노출됨으로써 범죄행위를 반복하게 되는 악순환을 거쳐 재범의 위험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정신질환 수용자는 수용기간 중 정신장애 문제로 폭행이나 싸움이 더 많이 발생하고, 상습범 및 재범의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 정신질환 수용자의 처우에 있어 재범의 문제성이 커지고 있다(법무부, 2019). 정신질환과 재범과의 관계에서 조현병, 반사회적 성격장애, 알코올 남용과 폭력 범죄의 재범률에 대한 분석에서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재범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수용자들은 수용 중 치료는 물론이고 석방 후 지속적인 치료가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개입이 정신질환 수용자의 재범률을 효과적으로 낮출 것이라는 연구들이 있다(법무부, 2019).

3. 공중보건모델
1) 공중보건의 개념

공중보건이라 함은 지역사회의 노력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며, 신체적 정신적 효율을 증진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는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환경위생, 전염병의 관리, 개인위생에 관한 보건교육,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한 의료 및 간호서비스의 조직화 및 모든 사람이 자기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적합한 생활 수준을 보장받도록 사회제도를 발전시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정신질환 범죄자에 한정된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 그리고 만기 출소 후 사후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2) 범죄예방을 위한 공중보건모델

범죄예방과 관련하여 형사사법 발전에 따른 Jefferry의 예방모형과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Brantingham과 Faust의 예방모형으로 분류되고 있다(한재경, 2014: 17-23). 우리나라에서는 범죄예방모델 분류방식을 비판하면서 범죄적 경향성 억제모델, 범행기회 억제모델 및 재범 억제모델을 발표한 바 있으며(박행렬, 2007), Brantingham & Faust의 공중보건모델을 한국의 형사사법 구조에 따라 적용한 한국형 구조모델을 박병선(2019)이 제시한 바 있다.
박병선의 공중보건모델을 적용한 한국형 구조모델에 따른 범죄예방 접근방법은 질병 예방에 관한 공중보건모델에서와 같이 크게 3가지 접근단계 및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진성주 등, 2021: 58). 대상 및 영역 측면에서 1차적 예방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여 가정 등 일반사회의 영역에서의 예방을 의미한다. 2차적 예방은 형사 및 보호사건으로 입건되어 범죄인으로 확정되기 전의 피의자와 피고인을 대상으로 경찰, 검찰, 법원의 영역에서의 예방을 의미한다. 3차적 예방은 형사처분이나 보호처분이 확정된 자를 대상으로 교정, 보호 등 사회복귀 영역에서의 예방을 의미한다.

4. 정신질환 범죄와 공중보건
1) 형사사법적 대응

정신질환 범죄자는 범죄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할 환자라는 점에서 형사사법 처우대상자이자 정신보건의료의 대상이다. 정신질환 범죄자들은 효율적인 치료와 관리가 함께 이루어지고 사회복귀 후 잘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사법부는 정신질환 범죄자들을 입원 후 강제 치료에 의존하고 있어, 형사사법과 정신보건의료체계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형사사법적 대응을 살펴보면, 정신질환 범죄자는 범행 당시 책임능력의 유무와 정도에 따라 형벌 또는 보안처분을 받는다. 치료감호로 대표되는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보안처분은 중범죄에 해당할 경우 적용되고 있으며, 경미한 경우에는 치료 명령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은 시설수용을 원칙으로 하는 시설 내 처우로 운용되고 있다. 이들 중 치료감호소 퇴소자나 경미한 정신질환 범죄자는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 내 처우를 받게 된다. 형사법적 대응은 다음과 같다(안성훈 등, 2018: 2-4).

(1) 치료감호법상 치료명령제도

치료명령제도의 배경은 주취자나 정신질환 범죄자에 의한 범죄 발생 시, 범죄 발생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라는 재범을 방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도입되었다. 치료명령제도는 2015년에 개정된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도입되어, 2016년 1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또한 주취자와 정신질환 범죄자들이 치료감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경미한 범죄인이더라도 형사절차를 통해 치료를 받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치료명령제도는 이와 같은 취지에서 만들어졌다(안성훈 등, 2018: 3).

(2) 치료감호법상 치료위탁제도

현행 치료감호법 제23조 1항은 치료감호심의위원회를 거쳐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피치료감호자에 대해 집행 후 1년이 지난 경우,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당사자의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에게 치료감호시설 이외의 시설에서 치료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위탁제도를 두고 있다(안성훈 등, 2018: 3).

(3) 치료감호소 종료(가종료)자 사후관리제도

첫째, 치료감호법은 치료감호가 가종료된 자에 대해 보호관찰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치료감호가 가종료된 자의 경우 시설 내의 적절한 처우를 통해 재범위험이 낮아진 경우에 한해 사회 내 처우가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3년간의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처분의 집행을 가종료하는 형식으로 퇴소시키고 있다.
둘째, 정신건강서비스 및 외래진료에 대해 현행 치료감호법 제36조 3은 치료감호시설을 출소한 자가 치료감호시설에서의 외래진료를 신청한 경우 일정한 기간의 범위 내에서 무료로 통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진료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6년 개정된 치료감호법은 치료감호시설 출소자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하여 상담, 진료, 사회복귀훈련 등의 정신보건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하였다(안성훈 등, 2018 : 4).

(4) 보호관찰 종료자 사후관리제도

2019년 4월 17일 정실질환자 중 보호관찰 종료가 되었던 대상자가 진주아파트 살인방화사건을 일으킨 계기로 인하여 개정된 보호관찰법 제36조의2 제2항에 따라 2022년 1월 21일부터 보호관찰소와 경찰, 지방자치단체 간 보호관찰 종료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보 공유가 시행되었다. 보호관찰소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관찰 기간이 끝나면 보호관찰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종료 사실을 관할 경찰서장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통보할 수 있다. 정신질환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을 방지하고 치료와 재활을 촉진한다는 취지다.

2) 정신보건 의료적 대응

치료감호나 치료 명령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 범죄자는 형사사법 체계 내에서 대응한다. 하지만 치료감호나 치료 명령 대상이 아닌 정신질환 범죄자는 정신보건의료체계 내에서 대응하고 있다. 현행 우리나라 정신보건의료체계는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정신장애인이 자기 또는 타인을 위해할 위험이 있거나 가족이나 이웃 등 주위 사람들이 수인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 경우, 치료적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적 조치는 강제입원제도와 외래치료명령제도가 있다. 정신건강복지법은 5가지의 입원제도를 두고 있다. 입원의 자발성 유무에 따라 대상자가 자발적으로 입원하는 자의입원과 동의입원, 대상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 응급입원이 있다.
또한 정신건강복지법 제64조에 따르면,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정신병적 증상으로 입원을 하기 전 자상타해의 행위를 한 자에 대해 보호의무자의 동의를 받아 특별자치시장 등에게 1년의 범위 내에서 외래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특별자치시장 등은 외래치료명령의 청구를 받았을 때는 소관 정신건강심의위원회에게 명령할 수 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래치료명령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치료감호제도는 피치료감호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다양한 처우프로그램 등을 통해 재범 방지와 그들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퇴소자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치료감호소 출소자에 대해 필요한 의료체계와 보호, 관리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회 내에서의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치료 및 보호, 관리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재범을 방지하고 원활한 사회복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형사정책뿐만 아니라 정신보건의료정책에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따라서 형사사법체계와 정신보건의료체계의 협력관계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안성훈 등, 2018: 5-6).

Ⅲ. 연구방법

본 연구는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에 관하여 형사사법, 경찰청 범죄통계, 검찰청의 범죄분석 및 법무부 교정통계연보 등을 분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정신질환 범죄예방 대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최근 몇 년 동안 정신질환 범죄자의 폭력성과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청 범죄백서, 대검찰청 범죄분석 및 법무부의 교정통계연보를 바탕으로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법무부의 형사정책과 정신질환 범죄자의 주요 범죄 원인, 현황 및 특성을 알아봤다. 둘째,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에 대해 가정, 지역사회 단계에 해당되는 1차 예방, 경찰, 검찰, 법원의 수사와 공판 단계에 해당되는 2차 예방 및 교정, 보호단계에 해당되는 3차 예방에 대해 살펴봤다.
연구 문제들을 바탕으로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을 위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탐색하였다. 특히, 문헌 연구방법으로 2010년 이후 정신질환 범죄자와 관련된 논문 및 자료들을 조사하였으며, 경찰청(2022)의 범죄백서와 대검찰청의 범죄분석(2022)과 법무부의 정신질환자를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 매뉴얼(2019), 교정통계연보(2022) 자료들을 중심으로 분석, 검토했다.

Ⅳ. 연구결과

1. 정신질환 범죄자의 범죄 원인, 현황과 특성
1) 정신질환 범죄자의 원인과 특성

정신질환 범죄자의 원인과 특성을 분석해 보면, 반사회적 성격장애와 같은 공감 능력이 떨어지거나 폭력성이 높은 정신질환의 경우 범죄와 관련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정신분열증 범죄자는 일반인 범죄자보다 폭력 행동을 하거나 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분열증이 약물과 결합했을 때 폭력 행동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살인의 경우 존속살인이 매우 높았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 망상과 정신적 착란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고, 충동성이 높아서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도 높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경우 폭력 범죄와 살인 등을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자 범죄행위의 원인은 충동성, 부모의 무관심한 성장환경, 아동기 학대 경험, 외로움, 공감 무능력 등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요인을 살펴보면, 반사회적 성격과 범죄 경력이 가장 높은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과 범죄에 대한 상관연구에서도 정신증이나 정신질환과 관련된 변인들이 재범요인으로 예측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요인에서 일반 범죄자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신질환 범죄자들을 일반 범죄자처럼 취급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정신질환 범죄자의 경우 치료와 증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으며, 전문가의 개입이 중요하다고 본다.

2) 정신질환 범죄자의 범죄유형별 현황

정신질환 범죄자의 범죄 유형 및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신질환 범죄자들의 범죄를 형법범죄와 특별법범죄로 구분해 보면, 2010년 형법범죄는 3,854건과 특별 범죄 1,537건으로 총 5,391건으로 나타났으며, 전체범죄 1,921,300건의 0.28%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부터 정신질환자 범죄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2020년 정신질환자 범죄 전체는 9,058건으로 전체범죄 1,714,579건의 0.53%로, 2021년 정신질환자 범죄 전체는 9,082건으로 전체범죄 1,531,705건의 0.59%로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전체범죄는 2015년 이후 감소해 왔으나, 최근 정신질환 범죄자가 많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표 1> 정신질환 범죄자의 범죄발생 건수
※ 출처: 범죄분석(대검찰청, 2022)

형법범죄는 2021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개정(변경, 신설 등)된 법령 등을 반영하였으며, 2022 범죄분석의 형법범죄는 중분류(8개), 소분류(48개), 세 분류(101개)로 분류하였다. 형법범죄의 중분류는 재산범죄, 강력범죄(흉악), 강력범죄(폭력), 위조범죄, 공무원범죄, 풍속범죄, 과실범죄, 기타형법범죄로 구분된다.

<표 2> 주요 죄명별 정신장애범죄 구분
※ 출처: 범죄분석(대검찰청, 2022)
3) 정신질환 범죄자 관리현황 및 실태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범죄자의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표 3>에 제시된 것과 같이 가장 많은 정신질환은 양극성정동장애이며 그 뒤를 이어 비기질적 수면장애, 기타기분장애, 조현병, 물질관련장애 순으로 나타났다.

<표 3> 정신질환수용자 병명별 현황(2021년)
※ 출처: 교정통계연보(법무부, 2022)

교정시설의 경우 원격의료지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외부 진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교정시설과 협력 의료시설 간 최첨단 원격의료시스템을 구축하여 수용자가 외부의료시설에 가지 않고도 교정시설 내에서 협력 의료시설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부의료시설 진료 현황은 <표 4>와 같다.

<표 4> 외부의료시설 진료 인원 및 예산(2012~2021년)
※ 출처: 교정통계연보(법무부, 2022)

교정당국은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고위험군에 대해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 범죄자, 살인, 방화 관련 범죄자 중 간이정신진단검사(SCL-90-R)에서 정신장애 의심자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외부 병원 입원 또는 교정시설 내에서 정신과 전문의의 진료 및 투약 처분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55개의 교정시설(민영교도소 제외) 중 일부 교정시설은 심리치료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교정본부는 점진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인근의 지역 정신건강센터와의 협약을 통해 상담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

우리나라의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관리를 살펴본 결과 개선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소나 치료감호소의 인적, 물적 자원이 열악하다. 특히 치료감호소의 경우 기관 수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정신질환 범죄자를 취급하는 유일한 기관으로 인적, 물적 자원이 매우 부족하며 과밀수용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는 정신질환의 장애 유형이나 임상적 심각성, 재범의 위험성 등에 대한 차별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투약 조치 이외의 정신질환 수용자의 재활을 위한 심리치료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교정청은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서라도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인적, 물정 자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협력체제가 필요하다. 정신보건 관련 전문가들의 협력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신질환 범죄자들이 만기 출소 후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기관과 지역사회과 연계하여 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과 범죄 행동의 사회적 결정요인이 거의 유사하며 범죄 감소와 공공안전 개선을 위해서는 범죄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다루어야 하고 따라서 공중보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주소연 등, 2020: 40; Caruso, 2017: 2). 이에 공중보건모델을 활용한 한국형 구조모델을 중심으로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1) 1차 예방: 가정과 지역사회 단계
(1) 범죄 취약 정신질환자 조기 발견을 통한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강화

2003년 2월 18일 발생한 ‘대구 지하철 방화’ 살인사건과 2019년 4월 17일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정신질환 범죄는 그가 속한 지역공동체(Community)에 막대한 인적, 물적, 정신적 피해를 함께 가져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의에 의한 치료 노력은 물론 나아가 지역사회에 의한 비자의적 치료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행 법령은 인권적 측면을 강조한 나머지 비자의적 강제치료를 매우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다. 그로 인해 정신질환자들이 치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범행의 늪에 빠지는 상황이 재현되곤 한다. ‘탈수용화(Deinstitutionalization)’가 진행됨에 따라 정신병동의 수용자 수 감소는 정신질환자가 퇴원하거나 혹은 더 이상 입원이 안 될 경우 범죄를 통해 교도소로 이동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팬로즈 가설(Penrose hypothesis)은 우리나라에서도 입증되었다(이만우, 2019: 73).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범죄 위험군 정신질환자들을 빠짐없이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OECD 국가들에서는 중증 정신질환자들도 병원에 수용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치료명령제(CTO, Community Treatment Order)를 실시하고 있다. CTO는 지역사회 정신건강 전문가가 위원회에 참여하는 제도로서 정기적인 연락 유지 속에 약물치료 이행을 개선하며, 환자들도 자신들의 치료에 더 관여함으로써 재발을 더 쉽게 감지하게 되어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행 우리나라의 커뮤니티 케어와 병행하는 지역사회치료명령제를 도입한다면 보다 저항없이 정신질환자와 지역사회가 모두 윈-윈(Win-win) 하는 효과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2)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 강화 및 인식 개선

조현병 환자가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시기는 대부분 발병 후 첫 치료를 받기 전에 발생하고, 치료 이후에는 범죄 위험성이 94% 이상 감소한다고 하는 연구 보고가 있다(노충래 등, 2019:173; 안성훈 등, 2018: 196).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것은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관리를 보다 촘촘히 한다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의 모친은 아들이 구속된 당시 자신의 잘못이라고 하소연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비를 계속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이들에 대한 사회복지적 안전망이 촘촘하지 못 할 때, 범죄는 발생한다는 교훈을 준 사건이라고 본다. 그러한 사례는 매스컴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정신질환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범행이 일어나는 지역사회 내에서의 개입이다. 현재 기초수급자 등은 국가 부담으로 진료하고 있으나 기초수급자로 인정받지 못한 저소득층 등 위기가정 등에서는 치료비 등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가 부담 대상의 폭을 넓혀 복지 안전망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범행을 오롯이 행위자만의 책임으로 보기에는 사회와 국가적 책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독일의 형법학자인 리스트(Franz von Liszt)가 주장한 “좋은 사회정책이 최상의 형사정책이다”라는 말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질환범죄에 대한 누락 없고, 중복 없는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 Exhaustive)한 최상의 예방정책은 이들에 대한 최상의 사회복지정책이 될 것이다. 나아가 정신질환의 개념을 보다 광범위하게 정의함으로써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을 줄이는 것도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 강화와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2) 2차 예방: 수사와 공판 단계
(1) 치료명령제도 및 외래치료지원제도 활성화

미국을 중심으로 하여 그동안 정신질환자의 탈수용화 정책이 추진되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수용과 격리보다 이들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통합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지원체계가 강조되고 있다. 즉, ‘탈수용화’와 ‘지역사회 정신보건’이 정신보건제도의 핵심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 우리나라에서도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사회 내 처우제도인 치료명령제도가 도입되었다. 2016년 5월 17일 정신질환자가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강남역 살인사건’ 직전인 2015년 12월 1일 치료감호법 개정에 따라 도입되고 이후 1년이 경과된 후 시행된 치료명령제도는 정신질환자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되는 죄를 범하고 통원 치료의 필요성과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치료 명령을 선고할 수 있는 전환제도(Diversion)의 일종이다. 치료를 명하는 경우 보호관찰을 병과해야 하며 이때 보호관찰 기간은 선고유예는 1년, 집행유예는 그 유예기간으로 하되, 치료 기간은 보호관찰 기간을 초과할 수 없다. 이후 2016년 5월 29일에는 기존의 정신보건법을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여 정신질환자의 정의를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경우로 한정하여 축소하고, 입원환자의 회전문 현상, 입원의 장기화, 반복되는 재입원의 문제를 통제하기 위한 관리시스템을 구축, 시행함으로써 ‘탈수용화’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탈수용화’ 정책이 충분한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 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제도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정신질환자 본인은 물론 나아가서 지역사회 정신보건 시스템 적응 실패에 따라 형사사법 시스템에 따른 강제적 보호처분(실형, 치료감호, 치료명령 등)을 받게 되는 결과(범행)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정신질환 범죄자는 지역사회 보건 시스템과 형사사법 시스템 모두에게 뜨거운 감자 또는 크리밍(Creaming) 현상의 원인이 되어 버렸다. 정신질환 범죄자(살인 등 중범죄자 제외)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치료명령제도를 활성화하여 국가의 보호(보호관찰) 아래 지역사회 내에서 치료받고 재통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치료명령제도의 효과성은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의 성과분석에서도 이미 입증된 바 있다(법무부, 2018: 47). 물론 여기서는 보호관찰제도, 정신건강복지 전달체계 등에 대한 보완 및 강화방안은 별론으로 한다. 이와 함께 2020년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외래치료지원제도도 보다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치료적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것은 피고인을 위해서도, 나아가 전체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사회복지적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물론, 치료 의무를 해태하거나 불이행하는 경우에는 위반에 대한 제재뿐만 아니라 그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이인영, 2022: 95-96).

(2) ‌문제해결법정(Problem-solving courts)으로서 ‘정신건강법원(Mental health courts)’ 설립

우리의 치료감호제도는 일반 형사법원이 형을 선고한다는 점에서 특별법원을 구성하는 미국과는 근본적으로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접근방법이 다르다. 미국은 일반형사절차와 별개의 절차로서 문제해결법원인 약물법원(drug courts)이나 정신건강법원(mental health courts)을 통하여 대상자에게 치료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정신건강법정은 비용이 무료이며, 지역사회 정신건강전문기관과 전문요원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치료계획이 대상에 맞게 개별화되어 맞춤형으로 제공되고 있다(노충래 등, 2019:165; 조현욱, 2022: 206-207). 정신건강법원이 운영된다면 현행 피치료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지역사회 내 병원,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기관에서 피치료자의 치료 거부와 치료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일부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 정신건강법원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전적으로 도입하기에는 법원의 조직, 비용의 부담 등과 같은 선결문제가 적지 않기 때문에 전담재판부를 신설하여 형사재판의 한 유형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겠다(김병수, 2019: 13). 정신질환 범죄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고 재범이나 전과의 악순환이 이뤄지는 순환구조를 하루속히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도입이 요구된다고 본다.

3) 3차 예방: 교정과 보호 단계
(1) 정신질환 수용자 권리 향상을 위한 진료 환경 및 진료 접근권 향상

대부분의 중증 정신절환은 일상 활동의 기능 수준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대상자가 지역사회에 있건, 교정시설에 있건 정신건강의학적인 관리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다수의 교정시설에서는 이들 중증 정신질환자에게 요구되는 치료 거실이 별도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이상행동이 발현될 경우 보호실 또는 진정실을 이들의 중환자실처럼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시설은 격리를 위한 시설로서 중증 정신질환자에게 약물치료, 심리치료, 환경치료 등이 집중적으로 제공되기 위한 정신건강의학적 입원 병실을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신체질환과 동등한 수준의 정신질환 수용자를 위한 전용 수용 거실의 확대 운용은 필요하다(주소연 등, 2020: 53-54). 이는 교정당국의 입장에서도 효율적인 조직관리 방법이 될 것이다.
나아가 정신질환 수용자와 관련된 보호장비 사용 및 보호실, 진정실 수용과 관련하여 보건복지부 격리·강박에 대한 지침을 참고하여 보다 인권적, 보다 전향적으로 개선할 필요성도 없지 않다. 특히 보호실, 진정실 수용시간은 적정한지, 보호장비에 의한 강박의 정도는 규정되어 있는지, 보호장비 사용과 보호·진정실 수용에 있어 의료인 등 전문가의 개입과 절차는 적정한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다. 보건복지부 지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병동이나 해당 부서의 책임자, 간호사, 격리와 관련한 사건에 관련되지 않은 다른 전문가나 독립적으로 환자의 인권을 옹호해 줄 수 있는 사람 등 4인 이상으로 구성된 ‘다학제평가팀’에 의해 격리와 강박 과정의 적합성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보건복지부, 2023: 371-374). 정신질환 범죄인들은 범죄자이기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라는 점에서 형사사법의 처우대상이자 정신보건의료의 처우대상임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따라서 교정시설에 수용되어 있건 사회 내 치료시설에 수용되어 있건 진료적 처우는 유사해야 할 것이다.

<표 5> 격리·강박 시행 시간 기준
※ 자료: 보건복지부, 2023년 정신건강사업 안내, 격리·강박지침, p.373.

또한, 정신질환 수용자에 비해 절대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 의한 진료 기회가 부족하여 적정한 정신건강·의학적 진료를 받지 못함으로써 일선 의료행정은 물론 수용관리에도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우선적 해결방안으로 현행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운영 중인 원격진료센터를 각 지방교정청 단위로 확대, 운영한다면 정신질환 수용자뿐만 아니라 일선 의료행정의 어려움을 많은 부분 해소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채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센터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하고, 직급은 고위공무원급으로 하는 한편, 고등법원이 위치한 대도시 지역 교정시설에 상주토록 하면서 그곳 소속 중증 정신질환 수용자에 대한 비대면 진료까지 맡긴다면 수용자의 접근권 보장과 함께 교정시설의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윤정숙 등, 2020: 122-123).

(2) 정신질환 수용자 성공적 사회복귀를 위한 중간처우시설(halfway house) 운영

정신질환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의 문제점 중에 하나는 어떻게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일반인들과 일탈 및 범행 없이 병존하느냐는 것이다. 특히 교정시설에 수용되었다가 출소하는 정신질환 수용자가 문제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법무보호복지공단을 통한 보호수용 및 재활프로그램 활성화를 주장한다(이수정 등, 2022: 105; 손지훈 등, 2022: 218). 정신질환의 치료는 당사자의 인권 문제를 떠나 자발적인 동의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전과자라는 낙인도 달갑지 않은 그들에게 법무부 산하 기관에 수용 등 관리된다는 자체에 또 다른 낙인의식에 사로잡혀 거부감이 우선할 것이다. 따라서 교정시설 출소 전 단계에서 치료에 동의한다면 적극적으로 이들을 재활토록 하는 한편, 직업교육, 원호제공 등 사회적 재활을 함께 제공하는 출소 전 중간교정시설의 운영, 즉 중간처우가 효과적일 것이다. 여기에 가석방제도까지 결부된다면 보다 적극적인 동의 아래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까 전망한다. 결론적으로 교정시설 수용 중에 치료적 처우를 최대한으로 확대하고, 출소 후에는 보호관찰 및 본인이 신청하는 경우에 한하여 법무보호복지공단의 지원을 받도록 하고 원칙적으로 일반인과 같은 커뮤니티 케어 제도권에서 관리해야 할 것이다.

Ⅴ. 논의 및 결론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이 고립되는 사회적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의 수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고 있으며, 일부 사람들은 더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범죄에 있어서 많은 변화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정신질환 범죄가 2배 이상으로 급증하였다. 일반 범죄와 함께 정신질환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찰청 범죄 통계, 검찰청 범죄 분석 등을 참고로 정신질환 범죄자의 주요 범죄 원인과 특성을 살펴본 결과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정신질환만으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드물며, 약물 중독과 결합되었을 때 폭력적 행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질환과 폭력 행위를 예측하는 요인 분석에서 정신질환과 범죄 관련성은 매우 낮았으나, 약물 중독과 결합될 때 폭력의 위험 요소가 높아졌다(Elbogen, & Johnson, 2009)는 연구와 정신분열증이 있으면서 불법적인 약물을 남용하거나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을 경우 폭력 행동이 높았다(McMurran, Khalifa, & Gibbon, 2009)는 연구와 일치하였다. 또한 범죄 행위는 충동성,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 아동기 학대 경험이 있거나 공감 무능력과 같은 것을 원인과 특성으로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정신질환 범죄자의 경우 치료와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정신질환이 있더라도 약물 중독이 아닌 경우 범죄와 연관성은 매우 낮으므로 현재 법무부가 정신질환 범죄자들에 대한 처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둘째, 공중보건모델에 따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은 다음과 같이 제안할 수 있다. 1차 예방은 가정과 지역사회 단계이다. 이 단계는 범죄 취약 정신질환자 조기 발견을 통한 커뮤니티 케어를 강화하는 것이다. 정신질환자가 스스로 치료하려는 노력과 함께 지역사회에 의한 비자의적 치료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중증 정신질환자들이 병원에 수용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치료명령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정신질환 범죄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병 환자가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시기는 대부분 발병 초기에 발생하고 있어(안성훈 등, 2018: 196), 정신질환자 관리 강화가 미연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차 예방은 경찰, 검찰, 법원의 수사와 공판 단계이다. 먼저 치료명령제도와 외래치료지원제도의 활성화다. 미국은 정신질환자의 탈수용화 정책이 추진되어 정신질환 범죄자를 수용과 격리보다 지역사회에서 통합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지원체계가 강조되고 있다. 즉 탈수용화와 지역사회 정신보건이 정신보건제도의 핵심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현재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사회 내 처우제도로 치료명령제도가 도입되었다. 치료명령제도의 효과성은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의 성과분석에서 이미 입증되었다(법무부, 2018: 47). 또한 문제해결법정으로서의 정신건강병원 설립의 필요성이다. 미국은 일반형사절차와 별개의 절차로 문제해결원인 약물법원이나 정신건강법원을 통해 대상자에게 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노충래 등, 2019: 165), 정신건강법정 비용을 무료로 하고 있다.
3차 예방은 교정과 보호 단계이다. 정신질환 수용자의 권리 향상을 위한 진료 환경과 진료 접근권 향상이 있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교정시설은 격리를 위한 시설로 중증 정신질환자이 약물치료, 심리치료, 환경치료 등을 집중적으로 제공받을 정신건강의학적 입원 병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신체질환과 동등한 수준의 정신질환 수용자를 위한 전용 수용 거실의 확대 운용이 필요하다(주소연 등, 2020: 53-54)고 본다.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 수용자에 비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 의한 진료 기회가 부족하여 적정한 진료를 받지 못함으로써 일선 의료행정은 물론 수용관리에도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해 원격진료센터를 지방교정청에도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정신질환 수용자의 성공적인 사회복귀를 위한 중간처우시설 운영의 중요성이다. 이들은 정신질환 전과자라는 낙인과 함께 법무부 산하 기관에 수용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보호관찰소 또는 법무보호복지공단 내 별도의 수용시설보다는 형기 내 충분한 재활과 사회복귀 훈련을 위해 가석방제도 결부된 중간교도소 성격의 중간처우시설 운영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본 연구의 결과와 논의를 바탕으로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에 대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신질환 범죄자의 주요 범죄 원인은 정신질환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일반인 범죄률 보다 현저히 낮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약물 중독이 되었을 경우 폭력 행위가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또한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이나 아동기 학대 경험 등은 성장 과정에서 형성되는 정신질환으로 이로 인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는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관리강화가 시급해 보인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정신질환 범죄자를 미연에 방지하고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공중보건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
둘째,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과 관련하여 공중보건모델을 적용하여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1차 예방은 정신질환자들이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미리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먼저 범죄 취약 정신질환자 조기 발견과 커뮤니티 케어 강화가 1단계에 해당될 수 있다. 이는 자의에 의한 치료와 지역사회에 의한 비자의적 치료 노력을 통한 범죄예방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미연에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으며, 범죄 발생 후 법무부 산하 수용기관에서 수용하면서 진료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범죄가 발생한 이후 사후 대책으로 범죄를 줄이는 방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이 실시하고 있는 중증 정신질환자를 위한 지역사회치료명령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재범률을 낮추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강화하고 이들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많은 정신질환 범죄자들은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기초수급자에게만 인정되는 진료비 부담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범죄를 줄이는 최상의 방법은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제때 치료를 받음으로써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국가는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국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2차 예방은 경찰, 검찰과 법원의 수사와 공판 단계로, 먼저 치료명령제도와 외래진료지원제도 활성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는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해 교정당국이 제공하는 시설에 수용하고 격리하는 것보다 지역사회에서 통합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사회 내 처우제도인 치료명령제도가 도입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뒷받침할 충분한 인적, 물적 인프라의 구축이 부족한 상태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신질환 범죄자는 지역사회보건시스템과 형사사법시스템의 뜨거운 감자 또는 크리밍 현상의 원인이 되어버렸다.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를 정신질환 범죄자를 제외한 정신질환 범죄자들에 대한 효율적인 방안은 치료명령제도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 내에서 치료받고 재통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미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에서 그 성과분석이 입증된 만큼 치료명령제도의 활성화는 이들에 대한 적절한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법정으로서의 정신건강법원의 설립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치료감호제도는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해 일반 형사법원이 형을 선고한다는 점에서 특별법원을 구성하는 미국과는 근본적으로 접근방법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일반형사절차와 별개로 정신질환 범죄자의 경우 문제해결법원인 약물법원이나 정신건강법원을 통해 대상자에게 치료를 부과하는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신건강법원이 운영된다면 피치료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이들에 대한 치료 거부와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차 예방은 교정과 보호 단계로 먼저 정신질환 수용자의 권리 향상을 위한 진료 환경 조성과 진료 접근권 향상이다. 우리나라는 중증 정신질환 범죄자들을 위한 별도의 치료 거실 운용이 미흡하다. 중증 정신질환 범죄자들도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전용 수용 거실의 확대 운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병동이나 해당 부서의 책임자, 간호사, 격리와 관련한 사건에 관련되지 않은 다른 전문가나 독립적으로 환자의 인권을 옹호해 줄 수 있는 사람 등 4인 이상으로 구성된 다학제평가팀에 의해 격리와 강박 과정의 적합성을 검토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적절히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정신질환 수용자의 성공적 사회복귀를 위한 중간처우시설의 운영을 제안하고자 한다. 정신질환 범죄자들의 문제점 중 하나는 이들이 출소 후 지역사회에서 일반인들과 일탈과 범죄 없이 함께 살아가느냐이다. 이들은 전과자라는 낙인과 함께 또다시 법무부 산하 기관에 수용관리 된다는 것에 많은 거부감을 가질 것이다. 따라서 출소 전 단계에서 동의하에 적극적으로 재활하도록 지원하는 것과 직업교육, 원호제공 등 사회적 재활을 함께 제공하는 출소 전 중간교정 시설의 운영이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정신질환 범죄자들의 주요 범죄 원인과 특성을 중심으로 정신질환 범죄 예방대책에 대한 방안으로 공중보건모델에 따라 3단계로 나누어 제안하였다. 제안내용은 정신질환 범죄를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아직 교정시설에 대한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아 아직 선행연구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연구자들이 좀 더 시설과 관련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많은 연구자가 교정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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