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교정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통한
교정 행정의 혁신

박여주

부산외국어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재소자와 교정공무원

최근 교정학계는 교정 행정의 혁신과 더불어 교도소 수감자의 인권 보장 및 사회적 처우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22년 7월 14일 대법원은, 수감자 과밀화로 인해 교정 시설이 수감자를 1인당 2㎡ 미만인 공간에 수용한 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 행위이므로, 교정 시설에 수감자 과밀 수용에 대한 국가 배상을 판결하였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7다266771 판결). 마찬가지로 2016년 12월 29일 헌법재판소가 구치소 과밀 수용 행위에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과 국가가 가지는 수감자의 인간적 존엄과 가치에 대한 보장 책무를 명백히 밝혔다(헌법재판소 2016. 12. 29.자 2013헌마142 결정). 이러한 판결을 계기로 수감자의 인권 관련 소송 건수가 배 이상 증가했다.
위와 같이 교도소 재소자의 인권이 중요시되고 있는 반면, 교정공무원의 처우 개선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교정 행정의 능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먼저, 교정 행정의 제일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정공무원의 근무 환경과 처우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정공무원의 근무 여건

전술한 바와 같이, 2014년부터 우리나라 전국의 교정 시설은 하루 평균 5만 명 이상의 재소자를 수감하기 때문에 이미 정원 초과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교정공무원의 업무 증가로 직결된다. 더군다나 다양해진 수감자의 특성(여성, 외국인, 고령자, 마약 사범 등)으로 인한 업무의 분화와 열악한 근무 환경은 교정공무원의 업무 피로도를 상승시키고 있다. 관련 선행 연구에 의하면 교정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근무 환경, 업무 피로도, 성취감, 존중감 및 안전성은 직무 만족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이다. 또한 열악한 근무 환경, 과중한 직무 내용 및 낮은 직무 만족도는 교정공무원의 이직 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써, 궁극적으로 교정 행정의 목표인 ‘교정·교화 실현’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교정공무원은 교정 시설의 유지·운영 및 교정·교화 프로그램의 진행과 교정 시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해결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교정 행정의 개혁을 위해서는 교정공무원의 처우 개선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 방안

교정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첫째, 교정공무원의 직무 내용 간소화가 필요하다. 교도소는 보안 시설로서 행형(行刑)에 관한 법률적 근거를 바탕으로 절차적 엄격성을 준수하고 있다. 법률 집행을 위해 교도소는 여러 제약과 절차에 의해 철저한 구금과 보안을 유지하지만, 까다로운 제약과 복잡한 절차에 의해 오히려 업무의 효율성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제약과 절차를 간소화해 교정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수감자 교정·교화를 위한 직무 능률을 향상시켜야 한다.
둘째, 교정공무원이 고령자, 외국인, 장애인, 마약 사범 등 다양한 수감자의 특성에 대처하기 위한 직무 교육이 필요하다. 즉, 교정공무원이 각 수감자에게 적용되는 법률적 근거와 수감자의 나이, 건강 상태, 특이사항 등의 특성을 신속히 파악해 수감자에게 적절한 감호를 실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선제적 직무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 또한 교정공무원과 수감자 간의 갈등을 예방하고, 상호 신뢰 관계를 형성·유지하여 교정·교화 업무를 더욱 능률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대인 관계 기술 교육이 요구된다.
셋째, 교정공무원의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교도소는 교정 행정의 목적인 범죄자의 교화와 재범 예방을 실현하기 위한 시설로서, 여느 국가 기관보다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무의 특성상 각종 범죄를 저지른 재소자들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교정공무원은 과도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사명감과 자긍심의 한계를 경험한다. 정부는 교정공무원 증원, 정신 건강 상담 프로그램 운영 및 노후 시설물 개보수 등의 적극적인 근무 환경 개선을 통해 교정공무원의 사기를 높이고 사명감과 자긍심을 고취해야 한다.
넷째, 교정 시설과 교정공무원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전국의 교정 기관이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정 시설과 교정공무원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인식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정부는 교정 정책 개선과 교정공무원 복지 증진을 폭넓게 홍보하여 교정 시설과 교정공무원에 대한 그릇된 편견과 위화감을 타파하고, 교정공무원의 헌신적인 노력과 성공적인 교정 사례를 사회 구성원과 공유하여 교정에 대한 사회적 응원과 신뢰를 증진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