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오늘

새로운 출발, 희망찬 어울림

거창구치소

강진우 사진 홍승진

올해 1월 준공된 거창구치소가 6월 1일부로 수용자 50명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공식 개청 준비가 한창인 탓에 분위기가 어수선할 법도 하지만, 장마가 끝날 무렵 찾아가 두 눈으로 확인한 거창구치소의 모습은 ‘안정적’이라고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배경에는 여러 모양의 ‘희망찬 어울림’이 자리하고 있다.

#1 법조타운과의 효율적인 어울림

올해 9월 완전 개청을 앞둔 거창구치소는 빼어난 산세와 수려한 자연을 병풍 삼은 거창군 거창읍 상림리 및 가지리 일대에 터를 잡고 있다. 총 18만㎡에 이르는 부지에 청사동과 보안청사동, 12개 수용동을 갖췄다. 영월교도소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자치처우 전담 교정시설로서 문화관·공동식당 등 수형자 자치제 수행기관에 걸맞은 최신 시설도 두루 마련했다. 거창구치소는 이를 토대로 자율과 책임이 함께하는 수용 문화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며, 지역사회 자원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출소 후 건전한 사회 복귀를 위한 밑바탕도 적극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거창구치소는 검찰·법원·준법지원센터를 아우르는 이른바 거창법조타운에 가장 먼저 들어선 기관이다. 현재 거창읍 중앙리에 있는 창원지방검찰청 거창지청,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이 거창구치소 맞은편으로 이전하며, 준법지원센터는 그 오른편에 자리를 잡게 된다. 이르면 내년 말 온전히 조성될 예정인 거창법조타운은 지역 내 법무 행정의 중심지이자 거창군의 지역 인구 증가 및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중심 생활권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거창구치소도 각종 업무와 교정교화 활동을 한층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 지역사회와의 동반자적 어울림

거창구치소는 교정시설 마련에 협조해 준 지역사회에 보답하기 위한 활동을 다각적으로 펼치고 있다. 교정공무원 및 가족과 함께하는 합동 전입식 행사가 대표적이다. 거창군은 ‘6만 인구 사수’를 군정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는데, 이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지금껏 두 차례에 걸쳐 총 70명이 참가한 합동 전입식을 진행한 것. 1차 전입식 당시 거창구치소가 ‘거창구치소는 거창군과 함께하는 가족이 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자 2차 전입식 때는 거창군이 ‘구치소 직원 여러분! 거창군 전입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준비, 끈끈한 우애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거창군과 거창구치소의 우호적 관계는 청사 로비와 민원실에서도 엿보인다. 거창구치소를 찾는 사람들이 거창의 명소와 주요 추진 사업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크게 인쇄한 관광지 전경 사진을 걸어 둔 것. 패널 제작 비용은 전액 거창군에서 부담했는데, 이를 통해 지자체가 거창구치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거창구치소는 성공적인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 복귀를 위한 지역사회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거창은 한국승강기대학교,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 등이 모여 있는 유일무이의 ‘승강기 클러스터’다. 인구 6만 명의 도시에 승강기 관련 기업이 2022년 기준 37개나 자리 잡고 있을 정도. 거창구치소는 지역사회의 이러한 특성을 수용자 직업훈련 프로그램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지난 4월 한국승강기대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 주민들과의 아름다운 어울림

지난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거창군 12개 읍·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군민대상 교정시설 참관 행사는 거창구치소에 대한 일말의 우려마저도 완벽하게 해소하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났다. 나흘간 거창구치소에 방문한 주민 607명에게 교정 행정 전반을 설명하고 교정시설 곳곳을 소개함으로써 주민들의 ‘교정 문해력’을 끌어올린 것. 이때 참여한 주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거창구치소의 면면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거창구치소는 거창군에서 5년 이상 거주하고 있거나 거주한 자를 대상으로 교정공무원 10명을 채용하는 한지(限地) 채용도 지난 2월 시행했다. 40: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웠던 한지 채용은 지역 주민들에게 거창구치소의 지역사회 공헌도를 알리는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 이번에 채용된 교정공무원 10명은 7월 31일 첫 출근했으며, 거창구치소와 지역사회를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1월 거창구치소에 부임한 김찬우 초대 소장은 “구치소 착공 초기부터 이어져 온 오랜 숙의가 오늘날에 와서는 거창구치소와 지역사회의 동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거창구치소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지역 주민들과 거창구치소의 성공적인 개청을 위해 안팎으로 모범적인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는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정시설’로서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