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리포트

교정사고와 폭력 피해 경험이
교도관의 직무스트레스와
직무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상)

윤옥경

경기대학교 범죄교정학전공 교수

Ⅰ. 서론

Ⅱ. 교정사고의 실태와
선행연구 검토

Ⅲ. 연구 방법

Ⅳ. 연구 결과

Ⅴ. 결론

국문 요약

이 연구는 교도관들이 직무수행 중 경험하는 교정사고와 폭력 피해의 유형과 규모를 측정하고, 교정사고와 폭력 피해의 경험이 교도관들의 직무스트레스와 직무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4개 지방교정청 산하의 15개 교정시설을 선정한 후 총 385명의 교도관을 대상으로 그들의 각종 교정사고 경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며, 더불어서 직무스트레스와 직무만족도를 측정하였다.
먼저 12개의 교정사고 유형별로 경험 빈도를 측정하였는데, 빈도와 비율이 가장 높은 것부터 5개를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수용자 간 언어적 폭력, 수용자 간 정서적 폭력, 교도관에 대한 수용자의 언어적 폭력, 교도관에 대한 수용자의 정서적 폭력, 수용자들의 소란과 난동의 순이었다. 교도관에 대한 수용자의 신체적 폭력은 수용자들의 자해와 비슷한 빈도와 비율을 보였으며(60% 내외), 교도관의 직접 경험담을 통해 알아본 교도관의 폭력 피해의 구체적 사례를 감안하면 교도관을 향한 수용자들의 폭력의 심각성이 상당히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교정사고 경험과 수용자로부터의 폭력 피해가 교도관의 직무스트레스와 직무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결과,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시 말해, 수용자들이 교정시설 안에서 일으키는 각종 사고와 교도관에 대한 폭력은 교도관들의 직무스트레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특히 교도관들의 폭력 피해가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교정사고 경험과 폭력 피해가 직무만족도에 미치는 과정에서 직무스트레스의 효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 분석에서 직무스트레스는 교정사고 경험과 폭력 피해 경험이 직무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한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지지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교도소의 안전을 달성하고, 교도관들의 직무 위험을 낮추며, 폭력 피해의 트라우마를 회복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교도소의 각종 폭력에 대한 보다 본격적인 연구와 연구 결과에 기반한 근거 기반 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언하였다.

주제어 : 교도관, 교정사고, 폭력 피해, 직무스트레스, 직무만족도 

Ⅰ. 서론

교도소는 많은 수의 수용자와 그들을 관리하는 적은 수의 교도관이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공간이다. 일반 사람들은 교도소라는 공간이 법과 질서의 원칙이 강력하게 집행되는 곳이며, 따라서 사건과 사고가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 공간에서는 폭력과 소란, 협박이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수용자와 수용자 간의 갈등과 싸움이지만 수용자와 교도관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폭력도 상당히 많이 있다. 또한 자살이나 자살미수, 도주, 병사 등도 교도소에서 경험하는 사건 사고를 구성하는 항목들이다. 교정당국에서는 이러한 교도소 내에서의 각종 사건과 사고를 취합하여 ‘교정사고’라는 용어로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2022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에 발생한 교정사고 총 1,278건 중에서 폭행치사상 등 수용자 간의 폭행이 598건으로 약 47%로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수용자의 직원 폭행은 111건으로 8.7%를 보이고 있다(교정본부, 2022).1) 이렇게 통계로 나타난 실태를 보면 수용자에 의한 직원 폭행이 그리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나 인권 단체에서는 직원에 의한 수용자 인권침해에 대해서 주로 관심을 가지다 보니 교도관들이 업무수행과정에서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피해와 괴롭힘에 대해서는 정책적 권고나 관심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수용자들의 인권위 진정 건수가 2021년 4,522건이었으나 그중 권고가 내려진 것은 0.5% 정도다. 2021년 수용자로부터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 고발당한 교도관의 수는 1,530명이었으나 대부분이 무혐의나 각하 결정으로 마무리되었다(교정본부, 2022: 128-129).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정과 고소, 고발을 일삼는 일부 수용자들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교도관들의 사기를 꺾고 대다수 수용자에 대한 처우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교도소에서의 일상의 모습과는 다르게 일반 대중들은 교도관의 폭력 피해 등 직무수행 중에 경험하는 직무위험성에 대한 관심보다는 미디어에서 묘사되는 부패한 교도관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22년에 발간된 미국 국립교정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Corrections)의 보고서에 따르면 교도관들이 직면하는 트라우마는 수용자들 간의 싸움, 자살이나 자해와 그 시도, 교도관에 대한 폭력사용 및 위협과 괴롭힘, 그리고 난동 진압을 위한 무력 사용을 직접적 트라우마(direct trauma)로, 이런 직접적 트라우마를 보거나 전해 듣거나 사건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그것을 상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트라우마를 간접적 트라우마(indirect trauma)라고 분류하고 이 주제에 대한 보다 많은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NIC, 2022: 6-7).
우리나라의 교정연구 분야에서도 교도관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와 직무만족도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간헐적으로 수행되었지만 스트레스의 원인 요인이 되고 있는 폭행 경험이나 사고 경험이 교도관들의 스트레스와 직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찾기는 쉽지 않다. 교도관의 폭력 피해에 대한 소수의 연구도 20년 전에 수행된 것이라 그동안의 변화 여부를 반영한 새로운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에 수용자 인권에 대한 중요성이 강화되고 정신질환 수용자가 증가하는 상황2)에서 교도소 내의 사건 사고의 빈도나 강도, 그리고 그것이 교도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 알려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는 교도관들이 경험하는 사건과 사고 등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것을 토대로 하여 사건과 사고의 경험이 교도관의 스트레스 수준에 미치는 영향과 그 스트레스가 직무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3)

Ⅱ. 교정사고의 실태와 선행연구 검토

1. ‘교정사고’ 실태와 범위

‘교정사고’는 교도소 내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의미한다고 불 수 있는데,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교정사고는 도주, 도주미수, 귀휴 후 돌아오지 않음, 병사, 자살, 자살미수, 화재, 폭행치사상 등 수용자 간 폭행, 수용자에 의한 직원 폭행, 그리고 기타로 구성되어 있다. 도주나 폭행은 형사입건 송치를 기준으로 통계를 파악하고 있어 사건이 발생하였지만 형사입건 되지않은 많은 사건은 통계에 반영되지 않음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수용자 간 폭행이건 수용자의 직원 폭행이건 통계로 드러난 수치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일이 발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기타에는 부상이나 수용자 간 성범죄, 금지물품 소지 및 반입, 공용물 손괴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교정사고 총 발생 건수는 2012년 총 853건이었던 것이 2018년부터는 1,000건을 넘어 발생하고 있다. 10년 동안 도주는 3건, 도주 미수는 2012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건에서 3건까지 발생하였다. 병사는 매년 20건에서 30건 정도 발생하고 있고, 자살은 2012년 4건이던 것이 2021년에는 10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미수는 이보다 훨씬 많아서 2012년 89건이던 것이 2020년에는 115건, 2021년에는 132건이 발생하였다.
수용자 간 폭행이 교정사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빈도수도 높다. 직원 폭행은 수용자 간 폭행보다는 그 빈도가 적지만 2012년 43건이던 것이 2021년 111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4)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본 교정사고 실태는 말 그대로 ‘공식적으로’ 알려진 발생 건수이며, 공식적으로 기록이 되지 않은 많은 사건이 존재할 수 있다. 특히 교도관에 대한 수용자들의 욕설이나 위협, 그리고 정당하지 않은 고소고발과 정보공개 청구 등은 교도관을 지치게 하는 일상적인 괴롭힘이지만 공식적 교정사고에는 포함되지 않으며, 교도관 폭행도 형사 입건된 사건만을 포함하기 때문에 기록되지 않은 폭력 피해도 상당히 많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수용자들의 교도관에 대한 언어적, 정서적 폭력까지 포함하여 교정사고의 개념을 보다 확대하여 실태를 살펴볼 것이다.

2. 선행연구 검토

교도관의 사고 경험이나 트라우마에 관한 국내의 연구는 주로 수용자에 의한 교도관 폭행을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윤옥경과 이수정(2004)은 전국의 교도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도관 420명을 대상으로 수용자에 의한 폭행 사건 및 피해 경험과 탈진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리고 직무만족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다양한 피해 경험이 만성적인 탈진을 야기하고 직무에 대한 만족도 역시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뒤를 이어서 윤옥경, 이수정(2005)은 420명의 교도관을 대상으로 언어적 폭력, 심리적 폭력, 신체적 폭력 경험을 조사하고 이러한 폭력 피해 경험과 그들의 직업의식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응답 교도관의 90% 이상이 정서적 폭력(불안감, 무력감, 교정사고 발생에 대한 두려움 등)을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고, 80% 이상이 언어적 폭력을 경험하였으며,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교도관은 폭력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오물투척이나 침 뱉기 등을 경험한 교도관은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피해 경험은 교도관들의 직업의식을 더 부정적인 것으로 만든다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교도관들의 폭력 피해가 그들의 ‘정당한’ 직무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며, 이것은 공권력이 그만큼 약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였다. 동일한 데이터를 가지고 교도관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원인 요인으로서 폭력 피해의 효과를 분석한 이수정 등(2005)의 연구는 교도관들의 정신건강에 수용자들의 폭력적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자 하였는데, 수용자들로부터의 폭력 피해는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키고 나아가 만성적 탈진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증명하였다.
교정공무원의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윤옥경(2006)의 연구에서도 수용자 폭력의 경험과 그로 인한 불안감, 그리고 수용자들의 지나친 요구와 괴롭힘이 교정공무원들의 중요한 스트레스 유발요인으로 거론되었다. 수용자들의 다양한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교도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확립과 심리적 위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심리상담 등의 지원을 제안하였다.
이처럼 2000년대 초반에 이루어졌던 교도관의 폭력 피해와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은 그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인 디비피아(DBpia)에서 관련 핵심어를 이용하여 검색한 결과 교도관들이 경험하는 각종 피해의 양상과 직무위험성에 대한 새로운 연구물은 거의 검색되지 않았다.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

1 2019년에서 2021년 동안의 수용자 간 폭행과 수용자에 의한 직원 폭행은 각각 18%, 68%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교정본부, 2022).
2 교정통계 연보에 따르면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 비중은 2017년 6%에서 2021년 9.3%로 증가하였다(교정본부, 2022: 6).
3 이 연구는 실증적 자료를 분석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후속 연구를 통해서 직무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정책적 방향과 구체적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4 수용자에 의한 직원 폭행도 큰 문제이지만, 고소고발의 남발, 지나친 정보공개 요구 등 직원들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정서적, 심리적 폭행도 신체적 폭행만큼이나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