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강진우 사진 홍승진
아무리 개인화된 시대라지만, 인간이 사회적 동물인 이상 기쁨과 행복은 여럿이 마음을 하나로 모을수록 커지기 마련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마음을 모으게 하는 방법’이다. 순천교도소 총무과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직원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여럿 마련했으며, 이는 직원들의 일상 속 만족과 힐링으로 연결되고 있다.
교정시설 운영과 관련된 제반 업무를 아우르는 총무과는 외부와의 소통에 앞장서는 ‘기관의 얼굴’이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관 살림을 착실하게 꾸리는 ‘우렁 각시’다. 순천교도소 총무과 소속 직원 29명도 맡은 바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보안과와 타 부서를 든든하게 뒷받침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 행정을 실현하고 있다. 순천교도소 총무과 직원들이 보다 자세한 설명을 이어 나갔다.
“기관의 얼굴 역할을 한다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각 직원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소통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이유로 매 행동과 업무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지만, 우리의 의도가 외부에 제대로 전달됐을 때의 만족감과 자부심 또한 아주 높습니다. 그런가 하면 총무과 대부분의 업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이뤄집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프면 집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듯, 우리가 각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교도소 전반의 운영에 이상이 생기죠. 그렇기에 우리 과는 보이는 업무와 보이지 않는 업무 모두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총무과는 각 부서의 소통과 업무 조율을 주관하는 통신 허브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각 부서 사이에서 애매하게 겉도는 업무를 적절하게 분배하고 이 과정에서 서로 오해와 불신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끌고 있는 것. 아울러 순천교도소 전 직원이 하나 될 수 있는 기회도 수시로 마련해 직원 및 부서 간 시너지 효과 발생의 밑바탕을 튼튼히 다지고 있다.
개개인의 성향과 사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순천교도소 직원들은 여전히 하나로
뭉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 배경에는 돈독한 기관 분위기를 형성하고 유지하려는 총무과의 숨은 노력이 있다. 순천교도소는 각종 소식과 직원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는 내부 소식지 ‘소통지(소소하게 통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매월 발행한다. 2021년 9월 제1호 발행 이후 어느덧 20호에 다다른 ‘소통지’를 통해 직원들은 각 가정의 대소사는 물론 순천교도소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공유할 수 있었으며, 덕분에 전반적인 업무 이해도와 협동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2021년 12월에는 우리 교도소 곳곳의 일상을 한가득 담은 2022년 직원 책상 달력을 제작·배포했는데요. 달력을 넘겨 보고는 ‘여기에 이런 좋은 곳이 있었냐’며 쉬는 시간에 그곳으로 향하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엔데믹을 맞아 올 2월 진행한 가족 초청 참관 행사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총 40가족을 초청해 교도소 곳곳을 안내하는 와중에 서로의 안부와 근황, 가족에 대한 대화가 활짝 꽃 피었으니까요.”
최근에는 2년여 전 순천교도소에서 퇴직한 선배 직원이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법무샘 메일과 휴게실 게시물을 통해 투병 소식을 알리면서 헌혈증을 모집했는데, 순식간에 70여 장이 모였다. 순천교도소의 뜨거운 동료애와 총무과의 지속적인 소통 문화 정착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총무과는 직원 개개인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야 업무도 잘 진행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부서 내부의 분위기를 좋은 흐름으로 가져가려는 노력도 여러 방면으로 펼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아침 9시가 되면 시간이 맞는 직원들이 총무과장실로 모여든다. ‘부서 소통의 날’에 참여하기 위함이다. 업무에 필요한 소통은 수시로 주고받기에, 업무노트에 지시사항을 그대로 받아 적는 형식적인 소통은 지양한다. 대신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핵심 주제로 삼는다. 서로가 평소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최근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알아야 진정으로 행복한 부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총무과 직원들의 생각이다.
“오래도록 활기차게 일하려면 업무와 취미, 직장과 가정의 양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취미와 가정을 잘 지켜 나가도록 지원하려면 직원 개개인의 근황을 잘 알고 있어야 하죠. 수요일 아침 ‘부서 소통의 날’은 바로 이를 위해 존재합니다. 덕분에 조세형 교위가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전국 캠핑장을 누빈다는 것도, 김기표 교위가 족구를 포함한 여러 운동 동호회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웃음)”
총무과의 올 하반기는 상당히 바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시작된 교정 일상의 회복에 속도를 붙이는 한편, 행복한 직장 문화 조성을 위해 직원 탈의실 신축공사 추진, 오고 싶은 순천교도소 월례회 기획 등을 진행할 계획이기 때문. “우리들의 바쁜 일상에 작은 케렌시아(Querencia·안식처)를 선사하고 싶어 이리저리 가지고 다니면서 시원하게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보냉백을 선물로 신청했다”는 총무과 직원들은 앞으로도 일과 휴식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순천교도소의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것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던가요? 잘 웃는 우리 직원들은 업무도 잘 처리합니다. 활짝 웃으면서도 각자 할 일을 잘하니 복이 들어올 수밖에 없죠.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도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 직원들의 웃음이 저의 활력인 셈입니다. 이 웃음이 오랫동안 사무실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과장으로서 즐겁고 행복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총무과 김희숙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