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2023 June + Vol. 565

2023

06

교정 논문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경험에 관한 사례연구(하)

라길찬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총무과 교감

제1장 서론

제2장 문헌 고찰

제3장 연구 방법

제4장 연구 결과

제5장 결론 및 함의

제4장 연구 결과

2. 사례 간 분석

연구참여자들이 경험했던 의미가 있는 진술들을 토대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의 범죄에 대한 생각과 경험에서 나온 주제를 살펴보면 사례 간 교차 공통주제가 24개로 분석이 되며, 사례 내 주제가 총 132개가 도출되었다.

[표 8]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 수용 경험에 대한 사례 간 주제 분석
1) 사건 발생 당시 경험
(1) 희망 없는 삶

연구참여자들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여러 가지 문제로 희망이 없는 어려운 생활을 하였다. 참여자 3의 경우에는 처의 외도와 헤픈 씀씀이로 인한 이혼과 실직으로 술로 나날을 보내는 피폐한 삶을 살았으며, 참여자 4는 결혼 초부터 정신질환을 앓는 처로 인해 병원비와 생활비를 부담하는 힘든 생활을 하는 가운데 직장도 그만두게 되어 일용직의 벌이로서 감당하기 힘든 고충이 있었고, 처의 병이 심해져 여러 번 입원하여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게임을 빠져드는 삶을 살았다. 참여자 6은 동업했던 지인의 배신으로 인해 코너에 몰리는 경험을 하였다.

들어오기 전에 저의 모습은 예, 뭐 내일이 없었다. 약간 흐(한숨) 모든 게 잘 안 풀리더라고요. 뭔가 하는 일이 뜻대로 일도 안 되고요. 〔연구참여자 6〕

(2) 혼자 삭힌 상처

참여자 6은 초등학교 시절 코를 풀어서 먹었다는 놀림 등으로 또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고 그 따돌림이 중·고등학교 시절까지 이어졌지만, 외동아들에 대한 집안의 큰 기대와 부모님과 대화할 수 없는 가정 분위기로 인해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혼자서 삭히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 특히 잊히지 않는 것은 혐오스럽게 자신을 보던 또래 여자애들 눈빛이라고 한다. 구속되고 생각한 것이지만 그 당시 부모님에게 표현하지 못했지만, 만약 부모님에게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했다면 아픔이 적어졌을 것이라고 한다.

저도 지금 사실 이렇게 이번 사건이 있고 저에 대해 생각하기 전까지는 저는 진짜 어디에서도 제가 초등학교 때 이렇게 따돌림당하고 이런 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못했어요. 〔연구참여자 6〕

(3) 힘든 삶의 돌파구

참여자 6은 타인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한 참여자는 막다른 길에서 분노를 표출하고 감당할 수 없는 중압감에서 벗어나는 돌파구로 자신보다 약한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력(강간)을 했다. 이 참여자는 자신의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폭행을 하고 죽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다른 참여자 1은 결혼을 하고 자녀도 있으나, 잦은 지방 출장과 불규칙한 출퇴근으로 인해 조루를 생각할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권태로운 일상에서의 일탈로서 채팅앱을 이용해 아동과 성매매를 하게 되었다. 즉 아동을 참여자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상으로 생각했고, 힘이 약한 아동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하였다.

제가 가장 힘든 상황이 되었을 때, 돌파구라던가, 뭐 이런 식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그럴 때 문제 행동이 나타난 거죠. 〔연구참여자 6〕

하는 일이 출퇴근이 규칙적이지 못하고 이리저리 운전을 많이 해서인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그땐 그래서인지 조루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평소 지방 출장도 잦았고 심심풀이로 한편으로 호기심에 채팅앱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익명으로) 하고 싶은 욕설을 다하니까 스트레스가 확 풀리더라고요. 그래서 종종 이용했어요. 그걸로 애들하고 연락도 그리고 (성매매를) 하고 그랬죠. 〔연구참여자 1〕

(4) 당연시되었던 성매매

참여자 1은 아동을 대상으로 성매매하거나 성폭력을 큰 죄책감 없이 하게 된 배경에는 참여자 주변의 성문화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팽배해 있었고, 심지어 여성 아동도 성적 대상화하는 사회문화가 있었다. 참여자는 군 복무 시절부터 성매매하기 시작하여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의 음주 후 성매매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였다. 그래서 거리낌 없이 다양한 연령대의 대상과 성매매를 했으며, 돈을 주고 하는 성매매는 어떤 대상과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거나 받아도 약한 처벌을 받는다고 안이하게 생각했다. 특히 성매매 대상이 초등학생이라는 것을 인식한 후 처음에는 죄책감을 느꼈으나, 그 이후에는 죄책감이 없이 관계를 유지했다.

친구들이랑 술 먹다 보면 가끔 생각나면 결혼 후에도 술 먹고 나서 한 번씩 했던 거 같아요. 혼자 이렇게 하는 게 아니고, 주변이 다 그렇다 보니깐. 동료들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술을 먹으면은 그런 걸 좋아해서. 〔연구참여자 1〕

(5) 술기운을 빙자한 성폭력

참여자는 자신의 아동 대상 성폭력 행위가 술기운에 저질러진 것이라고 핑계를 대는 경우가 있었다. 참여자 2는 사업한다는 핑계로 거래처와 잦은 음주로 만취 상태에서 귀가 후 의붓딸의 몸을 만지는 성추행을 하였다. 그 후에도 술기운을 빙자해서 의붓딸을 성추행하게 되어 도망치듯 집을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참여자 3은 생활고로 힘든 생활을 하던 중에 친딸의 행실이 좋지 않다는 이웃의 말을 듣고 술에 취해 친딸을 성폭행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그 사건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술도 많이 마셨고, 또 눈을 떠보니깐 아이 방에서 눈을 떴고. 아이를 추행했다고 아이가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도 제가 집에 들어가면 자꾸 아이의 몸을 술기운을 빙자해서 자꾸 만지게 되고. 〔연구참여자 2〕

중국집 배달 일을 할 때 딸에 대한 좋지 않은 행실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술에 취해 범죄를 하게 되었습니다. 〔연구참여자 3〕

(6) 드러난 비밀

참여자들의 아동 대상 성폭력이 밝혀지는 경우는 피해자 본인에 의해서라기보다 피해자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참여자 2는 피해자가 다니던 미술학원 선생님이 피해자의 그린 그림을 보고 상담하여 범죄 사실이 밝혀졌다. 참여자 4는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피해자가 영양실조로 여러 번 쓰러져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입소하면서 상담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참여자 3은 피해자가 가출하여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범죄 사실을 경찰서에 신고했고, 참여자 1과 5는 피해자 부모에게 전화번호와 카카오톡 내용이 발각되어 피해자 부모의 신고로 체포되었다.

아이가 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미술학원에서 자유롭게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라고 했더니 아이가 이제 제가 추행하고 했던 부분들에 대한 그런 그림을 그림으로 다 그렸더라고요. 〔연구참여자 2〕

큰딸이 학교생활 중 여러 번 영양실조로 쓰러지고 수녀님의 도움으로 시설에 입소하게 되고, 시설에서 상담 중에 강간 사실까지 알게 되어 고발 조치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목격한 작은 딸도 피해망상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참여자 4〕

2) 구속 당시의 경험
(1) 믿기지 않은 현실

참여자들은 모두 교정시설 입소 전력이 없는 초범으로 생애 첫 구속이고 예상치 못한 구속이라서 이전에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왜 체포되었지 하는 생각을 하며 지금의 상황이 현실같이 느껴지지 않았고, 구속의 충격으로 살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구속으로 세상과 고립되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불안과 초조의 시간을 보냈다. 참여자 2는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물에 빠진 생쥐 신세’라고 표현했다. 참여자들은 예상치 못한 구속으로 혼돈의 상황에 빠져서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 들었죠. 뭐 현실 같지 않았죠. 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런 생각이요. 내가 왜 체포가 되지? 〔연구참여자 1〕

(2) 힘들어하는 가족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구속으로 충격을 받고 힘들어하는 가족을 보고 자신들의 상황을 인식하였고, 가족들에게 큰 미안함을 느꼈다. 참여자 1은 결혼하여 슬하에 자녀가 있고, 직장생활도 하고 있었는데, 아동 성매매와 성폭행 혐의로 기소되어 교정시설에 구속되니 가족들은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네가 왜?’, ‘당신이 왜?’라고 충격으로 말을 이어나가기 힘든 상황이었고, 참여자도 그 상황을 설명할 수 없었다. 참여자는 구속되기 전에는 한 가정의 가장(家長)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는데 구속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막막함을 느꼈고 가족들이 걱정되었다.

저보다는 이제 와이프하고 애들이 어머님하고 동생들 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죠. 네가 왜? 이런 거 있잖습니까. 결혼도 했는데 당신이 왜? 〔연구참여자 1〕

참여자 4의 아버지는 참여자가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되자 치욕이라고 여겨 주변 가족들에게 자식이 행방불명되었다고 얘기했다. 참가자 2의 아버지는 지역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자식이 의붓딸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것이 알려지게 되어, 지역사회 사람들에게 지탄받았다.

연로하신 아버님이 하도 부끄럽고 치욕이라고 생각하셔서 저를 자식 취급도 안 하고요. 접견 그래서 안 오시는 거예요. 자식이 행방불명되었다고 이야기하고 그래요. 〔연구참여자 4〕

3)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
(1) 곱씹는 후회

참여자들은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는 동안 거실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자신들의 재판에 대한 생각을 하며,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하여 후회를 거듭하면서 보냈다. 참여자 2는 자신의 죄가 너무나 후회스러워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참여자 3은 친딸을 성폭행한 죄가 너무나 부끄러워 재판 기간 내내 눈물로 보냈다.

처음에는 좀 이런 말 하면 그렇지만 아, 왜 그랬을까. 후회가, 후회가 한 1년 정도 1년인가 2년 정도. 그때(재판 기간 중) 계속 후회하고. 〔연구참여자 3〕

(2) 제 말을 다하지 못함

참여자 6은 생애 처음으로 구속되고 재판받는 경험을 하게 되어 경황이 없어 형사 조사나 형사재판 중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경험을 하였다. 참여자 3은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이 되었기 때문에 주변 지인에게 이야기하여 도움을 청할 수 없었고 동거하던 가족이 같은 혐의로 구속되어 항변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재판 과정에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못했죠. 다 뭐 하기는 솔직히 힘들죠. 뭐라고 할까 뭐 그리고 약간 그때와 지금은 좀 틀린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6〕

(3) 일방적으로 몰아감

참여자들은 아동 성폭력 사건으로 체포되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조사 전부터 ‘아동 성폭력 범죄자’라는 가정하에 자신들의 변명이나 주장들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참여자 2는 처음부터 성폭력은 부인하고 성추행만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사법기관에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유리한 증거인 피해 아동의 처녀막 검사 의뢰하고, 자신의 사타구니 피부병 진료기록을 제출하였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형사 절차에서 느낀 점은 참여자를 ‘아동 성폭력 가해자’로 막 몰아간다는 것이었으며, 성폭력 관련 특별법으로 근거한 ‘마녀사냥의 제물’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참여자는 자신이 지은 죄에 비해 높은 형량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신고가 돼서 하다 보니까 강간한 사실은 없는데 강간도 했다 이렇게 되고 그래서 저는 강간한 사실이 없으니깐 그런 게 전혀 안 받아지더라고요. 이런 사건이라서 그런지 이게 막 몰아가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완강하게 부인했는데도. 그래서 제 나름대로 야 이거 성폭력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이게 마녀사냥에 제대로 걸렸구나 그런 생각을. 〔연구참여자 2〕

(4) 진실보다는 형량 줄이기

참여자들은 형사재판을 받는 중에 자신들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와의 합의, 범행 부인, 반성문 제출 등 노력을 끊임없이 하였다. 참여자 1은 처음에는 혐의에 대해 전부 부인을 했으나, 변호사를 선임한 후 일부는 인정하고, 일부는 부인하였지만, 재판부에서 믿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합의를 하면 혐의를 전부 인정하는 것이 되지만 감형을 위해 피해자와 일부 합의했다. 참여자 2는 혐의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모두 시인한 후 재판부에 용서를 구하여 형량을 줄이는 선택을 하였다.

2심에서 국선변호사를 선임하였는데 그 상황에서 변호사께서도 차라리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고 형량을 깎는 쪽으로 가자 이렇게 하면서 저도 제 스스로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서, 하지 않은 거 부인하던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돌아섰습니다. 〔연구참여자 2〕

반성문을 썼죠. 제발 제 말 좀 들어달라고. 그때 조사를 받을 때 경험이 없었고, 이런 것들은 아니다. 이렇게 막 썼는데 결론은 하나도 안 들어주셨더라고요.〔연구참여자 1〕

4) 교정시설에서의 경험
(1) 감옥살이 준비

참여자들은 형사재판 중 항소심에서 기각이 되면 사실상 재판이 끝나기 때문에 아직 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선고된 형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였다. 그러나 수용 생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여러 동료 수형자들의 말을 듣고 수용 생활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수형생활 계획을 세워나갔다.

항소 끝나고 나서는 아휴 항소가 기각되고 나서부터 이제, 그때부터 어떻게 살아야겠다. 내가 이제 어차피 형을 받았는 상태에서 바뀌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때부터 제 형량에 대해서 이때는 뭘 하고, 이때는 뭘 해야 되겠고. 〔연구참여자 3〕

(2) 감당할 수밖에 없는 죄의 무게

참여자들은 대체로 형 확정 후 자신들에게 내려진 형벌에 대해 받아들였다. 참여자 3은 처음에는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이 과하다고 생각도 하였지만 감당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참여자 5는 형 확정 초기에는 피해자와 검사, 판사 그리고 변호사를 원망하기도 하였으나 형이 확정된 후에는 더 이상 형사재판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체념하며, 주어진 형량을 받아들였다.

(징역) 12년 좀 처음에는 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지나고 보면 맞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그렇습니다. 지금은 좀 그렇더라도 제가 지은 죄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했었는데, 지금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참여자 3〕

딱 8년 받을 때 기분은 진짜 한편엔 복수하려고 막 그랬거든요. 처음에는 피해자가 되게 미웠죠. 나는 성관계를 하지도 않았고, 그 여자애가 무작정 사진이랑 영상을 보여줘가지고 아 진짜 원망도 많이 했어요. 변호사님 욕도 엄청 많이 하고 근데, 신경 쓰지 말자 해가지고. 형이 확정되니깐. 〔연구참여자 5〕

참여자 6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형기를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라고 마음을 추스르며 받아들였다. 참여자 2는 내려진 처벌을 죗값으로, 자신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로 받아들였으며, 수용 생활도 그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관규를 준수하고 솔선하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징역) 13년은 길죠. 제가 잘못한 거 (징역) 13년 받을 만한 것 같아요. 뭐 제가 감당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지금 보니깐 제가 다 잘못한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6〕

(3) 지난 삶을 돌아봄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지은 죄에 대한 형벌로서 교정시설에 구금되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교정시설에서 수용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지난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범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는지 그리고 그러한 범죄가 얼마나 나쁜 일인지를 생각했다.

제가 왜 이런 삶을 살아왔을까에 대해서 고민도 좀 해보고요. 그런 생각은 여기 들어와서 생각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전에는 잘 인식하지 못했고요. 〔연구참여자 6〕

(4) 탕자의 회개

참여자들은 교정시설에 구금되어 있는 동안 소원했던 가족관계가 회복되는 경험을 하였다. 참여자 2는 아들이 중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하여 망나니처럼 살면서 사고를 칠 때마다 성직자로서의 권위와 체면을 손상당하셨으면서도 아들로 받아주시는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으셔서 교류를 끊고 계시던 부가 연구참여자가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시고 연락을 주셔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앞으로 실망시키지 않는 아들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였다.

사건 발생 직후 약 7년 세월 동안 아버지는 교류를 끊고 지내셨지만, 요즘 제가 달라지는 모습을 전해 듣고 올 초부터 저를 받아들이고 연락도 주시고 부자의 정을 쌓아가고. 〔연구참여자 2〕

(5) 쓰레기 취급당함

참여자들은 ‘아동 성폭력범’이라는 죄명으로 인해 수용 생활 중 따돌림과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고 참여자 1은 죄명이 수용자 사회에서 또 하나의 낙인이 되는 경험을 하였다. 참여자 4는 죄명으로 나쁜 놈, 좋은 놈으로 구별되는 경험을 하였고, 수용자 사회에서 제일 안 좋게 보는 죄명이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하였다. 죄명이 드러나서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창피를 주고, 화장실 앞에서 혼자 밥을 먹게 하고, 자려고 하면 이불을 깔지 못하게 하는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아청법 같은 경우는 밝히는 순간 쌍욕이라는 쌍욕은 다 해요. 아청법이라고 하면 처음부터 선입견이 좀 안 좋게 봐요. 막말로 후레자식. 제일 안 좋은 게 아청법이라는 죄명이라고 알고 있어요. 방에서 많이 조금 힘들었어요. 한두 달 정도 그냥 별것도 아닌 것 같다가 꼽준다고 하죠. 〔연구참여자 1〕

수형생활 중 참여자 1은 자신의 죄명을 말하지 않았는데, 대화 중 ‘가석방이 없어요’라고 대답을 하면 성범죄자라는 것을 드러나게 된다. 다른 수형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솔선하며 모범적인 수용 생활을 하고 있지만, 참여자는 이름이 아닌 ‘강간치상’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쓰레기 취급을 받기도 하는 모욕을 당하는 경험을 하게 되어 참을 수가 없었다.

“야. 니 강간치상 아니나?” 그리고 그 사람이 나가면서 공과에 있는 사람들도 다 듣는 곳에서 “쓰레기하고 같이 살려니깐 생활하기 힘드네” 막 이러면서 나가더라고요. 제가 그런 일을 공과에서 당하다 보니깐, 솔직히 어제 잠을 한숨도 못 잤습니다. 〔연구참여자 1〕

(6) 유일한 버팀목

참여자들은 힘든 수용 생활을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 가족이라고 하였다. 참여자 6은 부끄러운 죄를 짓고 구속되어 있는 자신들을 버리지 않고, 접견도 자주 오시고, 편지도 보내주시며 영치금도 부족하지 않게 넣어 주는 부모님과 가족들이 있어서 힘든 수용 생활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참여자 1과 6은 자신이 저지른 죄로 인해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를 지은 참여자를 버리지 않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지은 죄를 반성하고 변화된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못난 저를 위해 접견도 계속 오시는 부모님, 동생 그리고 처에게 변화되어서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렇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지요. 〔연구참여자 1〕

참여자 3은 하루빨리 딸에게 용서라도 간절히 구하고 싶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며, 생각할수록 딸이 불쌍하고 자신이 저지른 엄청난 범죄가 용서되지 않지만 언젠가는 딸을 만나서 꼭 용서를 빌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살아간다는 말로 내면의 의지를 표현했다.

일단 저의 버틸 수 있는 힘은 (중략) 나가서라도 만나지는 못하겠지만 혹시나 연락이 된다면 딸한테 좀 용서받고 싶고.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도 그렇고 용서가 되지 않겠지만 만약 저를 안 본다고 해도 저는 좀 도와주고 싶고 그런 마음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버티고 있는 거 같습니다. 〔연구참여자 3〕.

(7) 색다른 경험

참여자 4는 아동 성폭력범이라는 수용자 사회에서의 낙인으로 인해 수용 생활 중에 되도록 말을 하지 않으며 자신의 생각도 드러내지 않는 의기소침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집중인성교육 시간에는 자발적으로 참여도 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도 하고 말도 할 수 있어서 마음이 순화되는 것 같았다.

사람 마음을 순화시켜준다고 할까요? 같이 게임도 하고 (중략) 나만 생각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생각을 나누는 그런 분위기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4〕

참여자 4는 성폭력 사범을 대상으로 하는 교정 치료 프로그램을 참여하여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피해자의 고통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참여자 2는 교육받기 전에는 교육이 예산 낭비라고 생각할 정도 거부감이 있었으나, 참여를 통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던 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만약 이 교육을 사회에 받았더라면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 이게 성이라는 게 내가 알고 있던 게 전부가 아니었구나. 그리고 싫든 좋든 간에 나의 어떤 만족을 위해서 그것도 허허 그래서 그런 게 좀 있었어요. 이 교육을 제가 조금 더 일찍 받았었더라면 이런 죄를 짓지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연구참여자 2〕

참여자 6은 교육을 통해 지난날 바쁘게만 살아왔던 자신을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하였다. 참여자 5는 교육 시간은 자신을 말을 들어주고 자신을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정말 이것이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것이구나 하는 첫 경험을 하였다고 하였다.

교육을 받으면서 지난 삶을 돌아볼 수 있었고요. 제가 왜 이런 삶을 살아왔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연구참여자 6〕

내가 말하는 데 다른 사람이 내 말을 무시하지 않고 다 듣고 있더라고요. 이런 거는 처음 경험한 거예요. 〔연구참여자 5〕

(8) 출소 후 삶에 대한 준비

참여자들은 긴 형기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보다 사회에 나갔을 때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 출소 후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그리고 아버지를 도와주기 위해서 등 다양한 동기로 직업훈련을 자발적으로 지원하여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제가 징역이 길잖아요. 앞으로도 살날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수용 생활 중 사회에 나갔을 때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어요. 〔연구참여자 6〕

5) 출소 후의 삶에 대한 생각
(1) 두렵기만 한 미래

참여자들은 직업훈련을 통해 기술을 익히면서 출소 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지만, 출소 후엔 ‘아동 성범죄 전과자’라는 낙인으로 인해 제대로 살 수는 있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든다고 한다. 사회에 다시 나가면 이곳에서 배운 기술로 다시 범죄 저지르지 않고 잘 살아가겠다고 다짐도 하고, 그렇게 살 자신도 있는데, 아동 성범죄자 전과자로서 많은 제한을 가지고 있어 잘 적응하여 살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참여자 4는 직업훈련을 통해 기능사도 취득하고, 남들이 어렵다는 산업기사까지 취득했지만, 사회로 나가서 직업훈련을 받은 기술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고 하였다.

나가면 알다시피 전과자인데 어느 사회에서 받아주겠습니까? 전과자는 밖에 나가면 쓰레기 취급하고 인간 취급 안 하고 빨간 줄 그어져 있으니까. 사실 여기에서 이걸 배웠어요. 나가서 얼마나 써먹을 수 있냐도 저는 사실 물음표를 가지고 있거든요. 아니, 뭐 취업하겠어요. 뭘 하겠어요. 성범죄 전과자인데. 〔연구참여자 6〕

참여자 4는 출소와 동시에 채워질 전자발찌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출소 후에도 제2의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되어 자유롭지 못한 몸으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한다.

출소해도 자유로운 몸이 못돼요. 아시잖아요. (발목을 가리키며) 여기다가 발찌를 차고. 그게 사람 사는 게 아니지요. 물론 제가 죄를 지었지만, 그게 어디 인간답게 살 수 있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연구참여자 4〕

참여자는 자신에게 부가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라는 명령에 대해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연구참여자 6은 출소 후에 드러날 자신의 신상정보로 인해 받게 될 어려움으로 인해 부모님과도 함께 살 수 없을 것 같다. 그저 암담하게만 느껴지는 미래이다.

이런 (징역) 13년은 뭐 제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이제 그 뒤에 고지나 이런 거는 좀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괜찮은데, 부모님이랑 같이 살면 부모님이 힘드실 것 같아요. 그래서 같이는 못 살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6〕

(2) 평범한 삶의 꿈

참여자들은 출소 후에 이루고 싶은 삶에 대해 자신이 번 돈으로 처와 자녀들과 함께 단란하게 살고 싶다고 한다. 비록 여러 가지 제한이 있어 이루지 못할 꿈일지도 모르지만, 출소 후 이곳에서 배운 기술로 취업하고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여 가족을 부양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삶을 꿈꾸고 있었다.

평범하게 그냥, 밥 굶지 않고 우리 가족 잘 살아갈 수 있게 내가 직장 다니면서 건강하게 사는 게 그거인 것 같아요. 나가서 열심히 직장이라도 있어서 한 달에 월급 받으면 생활해서 그걸로 가족들 풍족하지 않지만 살아가는 거예요. 〔연구참여자 4〕

한편, 친족 성폭력 가해자인 참여자 4는 자신의 범행으로 가정이 파탄되고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직장도 잡고 집 정리해서 같이 살고 싶다고 하였으나 불가능하다면 도와주면서 살고 싶다고 하였다. 참여자 3도 피해자인 친딸과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꼭 도와주면서 살고 싶다고 하였다.

가능하다면 같이 못 살더라도 도와주면서 살아가면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연구참여자 4〕

제5장 결론 및 함의

본 연구에서는 교정시설 수감되어 있는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 6명의 자기 범죄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질적 사례연구로 탐색하고 분석하였다. 본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하여 다음과 같은 논의를 하고자 한다.
첫째,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특성에 따른 교정치료를 위해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범행 동기와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사건 당시의 경험 차원에서 범행 이전부터 삶의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고, 자신의 삶이 불행했다고 진술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배우자의 외도와 이혼, 생활의 궁핍, 실업 등의 사회적 지위의 위기, 열등감, 낮은 자존감 등 비(非) 성적인 문제 등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복합적인 불만족을 가졌다. 이것은 Hartly(2001)와 강은영(2002)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연구참여자들은 그러한 불만족한 삶의 문제를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아동 대상 성폭력을 하였다. 특히 참여자 중 친족 성폭력의 경우 이들의 범행 동기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의식적으로 친족 대상 성폭행을 선택한 것이 아닌,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근본적인 욕구나 욕망을 해로운 방식으로 표출한 것일 수 있다(Heckhausen, 1991). 이와 같은 연구참여자들의 범행 동기와 범행을 정리해 보면, 참여자들 대부분은 아동에게서 성적 매력을 느끼는 고착형 가해자(fixated offender)라기보다는, 성인과의 관계에서 요구되는 책임감을 회피하고 자신의 정서적, 사회적 그리고 가정적 문제를 아동과의 성적 행동을 통해 해결하는 퇴행형 가해자(regressed offender)에 속한다는 선행연구들의 입장(Russell, 1986; 강은영, 2002; 이미정, 2013)과 일치한다. 그리고 퇴행형 가해자는 ‘스트레스’라는 상황적 원인에 영향을 많이 받아 충동적으로 가해행위를 한다는 점(정승민, 2010)도 일치되는 부분이다.
한편, 이러한 퇴행형 가해자는 범행 특성에 대응하는 적절한 대처방안을 학습시키면 교화 개선 가능성이 있는 유형(Blackburn, 1993; 장석헌·이창한, 2010)이므로, 연구참여자들에게 구금 중에 적절한 치료 프로그램을 시행하면 효과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정시설 구금 중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특성을 고려한 성폭력 가해자 교정치료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시행이 필요하다.
둘째, 아동 대상 성폭력의 지속적인 증가에 대한 대응으로 강력한 처벌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러한 처벌 정책이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통해 범죄 억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최저 8년에서 최고 1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고,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의 부가 처벌을 받았다. 형사처벌 등을 받은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범죄 행동에 대한 후회를 곱씹을 정도로 많이 하였지만,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거나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하는 등 자신의 범행에 대해 깊이 반성을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범행을 부인하거나 형량을 줄이는 데 몰입하였다. 이처럼 형사처벌은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마녀사냥의 제물’ 되었다는 한 참여자의 말처럼 제재에 대한 수긍보다는 반감을 삭히고 있었다. 징역형 등 형사처벌은 아동 대상 성폭력의 발생을 감소하게 하기보다는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를 사회와 격리하여 교정시설에 구금함으로써 평균 11년의 긴 형기 동안 무능력화(incapacitation)의 효과를 거두고 있을 뿐이었다.
반면에,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구속 당시의 경험 차원의 진술에서 자신의 범죄 행동으로 힘들어하는 가족들의 반응과 자신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지탄받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수치심(shame)과 당혹감(embarrassment)를 느꼈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 차원과 교정시설에서의 경험 차원에서 자신이 아동 성폭행이라는 치욕스러운 죄를 저질렀지만, 연구참여자들을 버리지 않고 끊임없는 접견과 편지, 전화 등으로 정서적 지지와 영치금 등으로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가족의 사랑에 힘입어 힘든 수용 생활을 견딜 수 있었고, 출소 후의 삶을 꿈꿀 수 있다고 진술하였다. 이것은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유의미한 타자(significant others)가 범죄자의 행위에 대해 비난, 분노, 불만, 경멸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와 그러한 반응을 범죄자가 인지했을 때 범죄 행위가 억제되는 효과가 있다는 선행연구(Tittle & Charles, 1980)의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이것은 유의미한 타자(significant others)인 가족이 교정시설에 구금되어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연구 참여자에게 범죄의 유해함에 대해 인식을 시켜준다면 출소 후 범행 억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의 재사회화와 가족관계 유지 및 개선을 위해 현재 수용자 처우의 일환으로 시행 중이 가족접견, 가족 만남의 집, 가족만남의 날, 가족캠프 등 가족관계 회복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시행이 필요하고, 가족 간의 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가족 상담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특히 연구참여자의 범죄로 인해 가정이 해체되어 가족들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여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친족 대상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겠다. 이러한 지지 프로그램은 재활과 사회적 통합과도 관련되기 때문에 외국 연구에서도 강조되는 부분이다(Clear & Cole, 2000; Thornton et al., 2008).
셋째,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형사사법기관의 형사처벌이란 낙인과 비공식적인 낙인이 연구참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낙인과 범행 가능성의 관계를 탐색한 선행연구에서는 낙인으로 인해 사회적 긴장이 높은 수형자일수록, 자아존중감이 낮은 수형자일수록 범죄자로서의 낙인을 더 강하게 인식하였으며, 범죄자로서의 낙인을 심각하게 인식한 수형자일수록 장래 출소 후 재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연성진, 2003).

본 연구에서 연구참여자들은 형벌이라는 형사사법기관의 공식적 낙인과 다른 범죄의 수형자와는 달리 동료 집단의 멸시라는 추가적인 비공식적 낙인 그리고 아동 대상 성폭력에 대한 극도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으로 자신의 범죄에 대한 낙인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연구참여자들은 Groth의 연구에서 나타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 집단의 공통적인 특성인 우울과 같은 감정 상태와 내적인 불안감 등으로 의기소침한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연구참여자들은 형벌이라는 형사사법기관의 공식적 낙인과 다른 범죄의 수형자와는 달리 동료 집단의 멸시라는 추가적인 비공식적 낙인 그리고 아동 대상 성폭력에 대한 극도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으로 자신의 범죄에 대한 낙인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연구참여자들은 Groth의 연구에서 나타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 집단의 공통적인 특성인 우울과 같은 감정 상태와 내적인 불안감 등으로 의기소침한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
즉 범죄자로서의 낙인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연구참여자들은 향후 범죄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낙인이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낙인의 범죄 증폭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이와 같은 특성을 반영한 개별적인 교정복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넷째,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의 출소 후 맞이하게 될 부가 처벌에 대한 반감과 전과자의 삶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 적응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현재 집행 중인 형벌 외에 정보통신망을 통한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취업제한 등 출소 후에 다시 맞이하게 되는 처벌에 대한 심한 반감과 두려움을 드러냈으며, ‘아동 성폭력 전과자’라는 낙인으로 취업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부가 처벌에 대한 반감과 전과자의 삶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고, 사회 적응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시행이 필요하다.
현재 시행 중인 취업 알선 프로그램이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갱생보호사업으로는 그들의 처벌에 대한 반감과 아동 성폭력 전과자로서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모두 해소하기는 힘들다. 2014년부터 코사코리아가 시행하고 있는 CoSA프로그램은 이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CoSA프로그램은 회복적 사법정의 모델이라는 새로운 가치와 방법에 입각하여 지역사회를 기반한 활동을 지향(Thompson, 2015)하며, 출소한 성폭력 범죄자의 재범 방지와 지역공동체 재통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개발과 시행으로 출소 전에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심리 정서적 지원, 관계적 지원,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출소 전부터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출소 예정인 가해자를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이들의 사회 안착에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다섯째,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가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accountability)을 인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시행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응보주의 형사사법절차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억울함과 패배감으로 인해 힘들어했으며, 형사재판의 결과로 선고된 징역형을 집행 받는 것으로 자신들의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피해자에 관한 관심과 대응은 형사재판 중 감형을 위한 합의 대상일 때까지이다. 친족 성폭력 가해자의 경우 수용 생활 내내 피해자인 친딸과 가족에 대해 생각은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같다.
이처럼 현재 교정시설에서 시행되고 있는 처우와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응보주의 사법정의(retributive justice)에 기초를 하여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근원적인 내적 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한인영 등, 2011). 따라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이 자신의 범죄에 대한 책임(accountability)을 인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범죄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자신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해를 입은 피해자와 그 가족, 지역사회가 입은 상처를 공감하고 이해하여, 가해자가 능동적으로 범죄로 인한 피해 회복에 대한 의무를 수행하게 해야 한다. 자신의 범죄에 대한 온전한 책임 인식 없이는 아동 성폭력 범죄로 인해 발생한 해(harm)의 회복을 위해 나아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배임호, 2021).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 자신의 범죄에 대한 책임(accountability)을 인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낙인적 수치심 주기(stigmative shaming)’가 아닌 ‘재통합적 수치심 주기(reintegrative shaming)’ 과정을 통해 성폭력 가해자로 하여금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게 함으로 재범 가능성을 낮추고, 원활한 사회복귀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함으로써 성폭력 가해자의 성공적인 재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김문귀, 2019).
여섯째, 출소 후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의 재범 예방을 위해 사회자본을 강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출소 후 맞이할 사회적응의 문제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며, 실제적으로도 연구참여자 자신들의 범행으로 인해, 기존의 지지체계가 무너져 출소 후 적응 과정에서 필요한 가용자원이 보존되어 있지 않다.
교정시설 출소자의 사회적응에 관한 연구에서 출소자가 인적 자본(human capital)과 사회적 연계망(social network)으로 구성되는 사회자본이 약화된 상태에서 출소하게 되면 재범의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고 하였다(신연희, 2008). 따라서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출소 후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사회자본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할 필요성이 크다.
우선,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가 교정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시기에 가족 및 사회와의 연계를 지원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교정시설에서 수용자 처우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귀휴, 사회봉사 활동과 가족 접견 등 각종 가족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와 지역사회의 연계를 도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 출소 후 지역사회 단계에서의 사회자본의 강화는 시민들이 범죄 문제를 공동으로 인식하고 출소자의 적응을 위한 자원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신연희, 2005). 이러한 사업으로는 현재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갱생보호사업, 주거지원사업 등을 들 수 있고, 이러한 사업을 통해 출소자를 사회에 안착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출소자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민간단체, 지역사회 주민을 포함한 협력체계의 구성이 필요할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이 범죄 문제 해결을 위해 연계망을 통해 자원을 결집하여 대처한다면 출소자의 재범을 방지하고 범죄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를 대상으로 질적 사례연구를 통해 이들의 범죄에 대한 생각과 형벌로서 교정시설 구금에 대한 주관적 경험을 탐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연구참여자가 초범이고, 직업훈련을 자발성을 가지고 지원할 정도의 갱생 의지가 있는 수형자이어서 이러한 특징에 의한 경험의 결과가 동종 범죄로 재차 구속된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 경험의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후속 연구에서는 재범 가해자를 대상으로 동종 재범을 하게 된 원인과 교정시설의 어떤 교정서비스가 변화,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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