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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June + Vol. 56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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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공간

구치소 시설과 직원의 마음을
‘안티에이징’하다

대구구치소 복지과

강진우 사진 홍승진

어느덧 개청 25년 차. 대구구치소는 사람으로 치면 중년의 나이를 맞았다. 사람들이 몸의 노화를 막는 이른바 ‘안티에이징(Anti-aging)’을 위해 노력하듯, 구치소 내 각종 시설이 노후화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시기. 복지과는 직원들이 활기찬 마음으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치소 곳곳을 안티에이징하고 있다.

직원 복지와 시설물 관리를 책임지다

복지과는 구입·급양·시설·차량 등 크게 4개 파트에 걸쳐 업무를 수행하며, 직원의 복지와 시설의 유지 보수를 핵심 과제로 삼는다. 대구구치소 복지과도 오경택 과장을 포함한 26명의 직원이 복지를 증진하고 일터의 쾌적함을 높이기 위해 매일매일 애쓰고 있다. 특히 빌딩형 교정시설이라는 특성에 맞춰 모든 시설이 언제든 정상적으로 운영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오경택 과장의 설명이다.
“수용동은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까지 총 11층 규모로 지어져 있는데요.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다면 직원과 수용자가 비상구를 통해 여러 개 층을 오르내려야 합니다. 젊고 건강한 수용자라면 별일 아니겠지만, 나이가 있거나 다리가 아픈 수용자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죠.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복지과 직원들은 ‘시설물 유지 보수가 곧 대구구치소의 복지’라는 신념으로 각자 맡은 시설물을 살뜰하게 돌보고 있습니다.”
1999년 문을 연 대구구치소는 개청 25년 차의 소위 ‘중년 교정시설’이다. 지난 세월 동안 직원과 수용자를 위해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 왔지만,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여기저기 아프듯 대구구치소의 여러 시설도 삐거덕거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뒤따르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지과는 주요 시설물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공사 기간 동안 해당 시설을 사용할 수 없으니 당장은 불편할지 몰라도, 앞으로의 25년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복지과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쾌적한 일터를 위한 ‘시설 안티에이징’

중년의 구치소를 젊은 구치소로 되돌리려는 복지과의 ‘시설 안티에이징’ 노력은 폭넓게 이어지고 있다. 작년 8월부터 한 달 동안 진행한 의료과 천장 교체공사가 대표적. 의료과는 쉼 없이 수용자의 건강을 돌봐야 하다 보니 천장 배관에서 물이 새서 떨어져도 쉽사리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지만, 복지과는 의료과와 긴밀하게 논의한 끝에 모든 시설을 강당으로 옮겨서 의료과 업무를 계속 볼 수 있도록 조치한 뒤 숙원 사업이었던 천장 교체공사를 무사히 마무리 지었다. 덕분에 수용자가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진료를 볼 수 있게 됐음은 물론이다.
“지난 5월 1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직원 식당 리모델링 공사도 숙원 사업 중 하나였습니다. 그동안 조리실은 위생적이고 안전한 조리 환경을 위해 꾸준히 개선 공사를 이어 왔지만, 식당 부분은 개청 이후 한 번도 손을 댄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공사 기간 동안 직원들의 식사 해결을 위해 조리실에서 손수 도시락을 싸서 각 과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조리실 직원은 물론 다른 직원들까지 두 팔 걷어붙이고 도시락 배송에 나섰던 순간순간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복지과는 직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복지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그중 가장 호응도가 높았던 사업은 심신치유실 신설이다. 단순히 TV를 시청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휴게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직원들이 온전히 휴식과 힐링에만 몰입할 수 있는 최상급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일터에 대한 만족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단단한 조직력을 증명하는 끊임없는 웃음소리

복지과는 교정직과 일반직이 함께 근무하는 부서이며, 각 직원별 전문 분야도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자칫 조직력이 흐트러질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대구구치소 복지과는 걱정이 없다. 무엇보다도 부서장인 오경택 과장이 앞장서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다. 특유의 유머와 활력 앞에서는 그 누구라도 마음의 빗장을 열 수밖에 없다고. 실제로 취재 내내 복지과 사무실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각자 전문적인 업무 분야가 정해져 있지만, 사실상 혼자 하기 힘든 업무들이 상당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서로 돕기를 주저한다면 복지과는 안에서부터 무너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조리실, 전기실 등 다른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언제든 복지과에 찾아오고 쉴 수 있도록 사무실과 과장실 문을 활짝 열어 놓습니다. 우리가 월간 <교정>의 선물로 차 세트와 마사지기, 휴대용 선풍기를 택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선물을 통해 대화를 많이 나누고 서로를 돌보며 지금의 조직력을 이어 나가자는 뜻이 담겨 있죠.”
흔들림 없는 조직력으로 무장한 복지과는 하반기에도 굵직한 공사를 연이어 진행하려 한다. 구치소 외벽 도장 공사와 청사 복도 및 천장 리모델링 공사가 그 중심에 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가운데 완벽하게 시설을 교체해 대구구치소의 향후 25년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대구구치소 복지과. 이들이 있기에 대구구치소는 오늘도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

MINI INTERVIEW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구슬땀을 응원합니다!

“우리 과는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일하는 모습이 외부로 잘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우리의 노력을 몰라준다는 속상함이 몰려오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린 우리의 땀이 직원들의 쾌적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본문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꽃이 피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구치소 직원들을 위해 열심히 땀 흘립시다!”

복지과 오경택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