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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위한
책임과 역할을 배우는 공간

천안교도소 대체복무요원 김형근

저는 2021년 2월 15일 자로 대체복무에 소집돼 대전에서 3주의 기본 교육을 마치고 ‘천안교도소’로 배치됐습니다. 교도소 내로 처음 진입했을 때, 이곳은 역시나 낯설고 적응이 되지 않을 것만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처음 배정받은 부서는 일명 ‘구내 청소’와 ‘환경 정비’로 불리는 부서였습니다. ‘구내 청소’ 부서는 교도소 내부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을 수거해 수레에 싣고 운반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한 번은 부서 업무 파악을 위해 실습을 나갔는데, 능숙하게 움직이는 수용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원들과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의논하면서 저희는 점점 발전해 매일 나오는 방대한 양의 쓰레기들을 일사천리로 수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내 청소의 업무는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우리에겐 구내 청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예초기’와 ‘조경’ 업무가 남아있었습니다. 예초기를 잡아 본적도 없던 저는 또 한 번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에 대원들과 함께 보호구를 착용하고 어설픈 예초 작업을 수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의 대원들은 모두 베테랑이 됐습니다. 대원들은 소내의 풀이 있는 구역들을 찾아가 풀들의 더위를 식혀준다는 생각으로 시원하게 깎아줬습니다.

물론, 예초기 돌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날씨에 무거운 예초기를 이끌고 몸을 움직이니 땀이 비 오듯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그렇지만 ‘수고한다’는 말을 해주시며 지나가시는 직원분들의 따뜻함은 저희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더불어 저와 대원들은 교도소 내의 미관을 책임지고 있다는 확실한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제가 대체복무를 시작한지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 낯설게 느껴졌던 교도소는 이제 저의 일터처럼 편안해졌습니다. 교정시설이란 곳의 인식 그리고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분들에 대한 인식 또한 많이 바뀌었습니다. 직원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딱딱한 모습 이면에 부드러운 모습도 함께 있음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직원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발견하게 된 새로운 점들 또한 보람차다고 생각합니다.

대체복무에는 대원들이 대체복무를 즐겁게 수행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팀에서 복무관으로 근무하고 계신 직원분들도 계십니다. 대원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필요를 돌보기 위해 힘쓰고 계신 분들입니다. 직원 한 분은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자유를 얻으려면 스스로의 자유를 제한할 줄 알아야 한다”라는 말씀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대원들에게 주어진 원칙과 규칙들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메시지였습니다.

교도소 내에는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하는 대원들이 있습니다. 저희 모두는 각자의 위치에서 맡겨진 일들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그 과정에서 저희를 칭찬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직원분들에게 이 기회를 비롯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교정시설이라는 환경에서 대체복무하게 된 것을 특별한 기회이자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각 기관에 배치된 대체복무요원들이 유용한 자원이자 일꾼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저희들의 복무 기간은 36개월입니다. 저희들의 역할을 다하며 안전하고 즐겁게 복무하기를 바라며, 또 이 기간 동안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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