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한자리에 모이다
지난 12월 2일, 한국교정학회와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부가 공동 주관한 ‘2022년 제62회 한국교정학회·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공동학술대회’가 영산대학교 해운대캠퍼스 L동 2층 영상문화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성공적인 재사회화를 위한 국제 선진화 방안’으로, 한·미·일 3개국의 교정 시스템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교정교화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제안하는 데 초점을 뒀다.
본격적인 학술대회에 앞서 개회사를 위해 단상에 선 최응렬 한국교정학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학자들과 교정 실무자들의 소통을 통해 조직적 측면에서 교정의 변화에 대해 함께 모색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교정 시스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참가자 모두가 서로의 지식과 지혜를 한데 모으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한편 환영사를 맡은 부구욱 영산대학교 총장은 “제62회 한국교정학회 학술대회를 우리 학교에서 개최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학계에서 교정학을 연구하는 교수님들과 일선에서 직접 교정교화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는 분들의 활발한 발표와 토론을 통해 한국 교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대한민국 교정의 혁신적 시스템 구축의 발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축사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우희경 대구지방교정청장은 “한 국가의 교정제도 수준은 그 나라의 전체적인 수준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측면에서 볼 때, 세계적인 수준에 맞는 선진 법치행정의 기본은 우수한 교정행정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학술대회에서 논의될 출소자 재범 예방 시스템 및 방안이 향후 대한민국 교정의 신뢰 회복은 물론 국가 안전이라는 책무를 실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로 이번 학술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교정 실무자 및 학자,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부 학생들은 세 연사의 진심 어린 이야기에 큰 박수를 보냈다. 이번 학술대회의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앞으로의 혁신을 위한 폭넓은 아이디어와 제언
먼저 기조강연은 일본 법무성 교정국장을 거쳐 현재 일본교정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와세다대학교 법학과 교수이자 사회안전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오하시 사토루 교수가 맡았다. 그는 ‘일본의 재범 방지를 위한 교정보호시스템’을 주제로 30분간 진행된 강연에서 일본의 감옥법 개정 활동 과정, 나고야형무소 직원의 수용자 폭행 사건으로 인해 2003년 3월에 설치된 형행개혁회의 활동 내용, 재범 방지를 위한 교정교화 활동의 변화상, 지자체 및 민간단체와 연계한 출소자 사회 복귀 지원 시스템, 재범 방지 대책의 성과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했다. 아울러 강연 후 이어진 일본 가석방자의 재범률 하락 및 일본의 가석방 요건 관련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변해 참석자들에게 교정 시스템 혁신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었다.
뒤이어 제1주제 ‘미국의 재범 방지를 위한 교정 시스템’의 발표자로 나선 박형아 세인트피터스대학교 형사사법학 교수는 미국의 제소자 현황, 재범 방지를 위한 교정 시스템의 변화상을 다방면에 걸쳐 두루 이야기했다. 또한 재활·갱생, 회복적 정의, 재통합, 사회 재진입, 두 번째 기회법, 재진입 로드맵, 재진입 기관 협의를 위한 연방 의회 활동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2012년 이후 출소자의 재범률이 2005년에 비해 10%가량 낮아졌다는 결과도 전했다. 토론자로 나선 라광현 동아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와 박여주 부산외국어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의 교정 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며 교정 시스템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마지막 주제인 ‘한국의 재범 방지를 위한 교정 시스템’의 발표를 맡은 김병배 경기대학교 범죄교정학과 교수는 한국 교정보호체계의 재범 방지 역량 강화를 위해 관리 대상자의 수를 적정화하는 한편 최근 중시되고 있는 RNR원칙(Risk·Needs·Responsivity principle)에 따라 재범 위험성이 높은 수용자 및 출소자에게 교정교화 역량을 집중하는 시스템으로 재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으며, 이를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토론자인 이효민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교수와 승영근 법무부 교정기획과 교정관은 발표의 전반적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이러한 교정 시스템으로 개편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 자칫 간과될 수도 있는 부분을 두루 살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참석자들의 뜨거운 학구열 덕분이었을까. 총 4시간여에 이르는 토론과 발표의 시간이 어느새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논의된 다채로운 아이디어와 제언은 우리나라 교정 시스템의 선진화와 혁신을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