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제도의 운영과 절차에 대한 개선방안 연구:
수형자와 직원의 인식을 중심으로①
글 윤옥경
경기대학교 범죄교정학 교수 (okyoon@kgu.ac.kr)
글 윤옥경
경기대학교 범죄교정학 교수 (okyoon@kgu.ac.kr)
Ⅰ. 서론
Ⅱ. 가석방제도의 운영에 대한 법률적 근거와 최근의 제도변화
Ⅲ. 분석자료
Ⅳ. 수형자와 담당 교도관이 인식한 가석방제도 운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Ⅴ. 결 론
본 연구는 실제 가석방제도의 대상이 되는 수형자, 그리고 가석방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가석방 제도의 운영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고, 그들의 관점에서 제시하는 개선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검토함으로써 가석방제도의 개선에 도움을 주려고 하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수형자 409명의 개방형 질문에 대한 응답, 그리고 18명의 가석방 업무담당자의 심층면접 답변을 기초로 하여 질적 자료를 분석하였다.
먼저 수형자의 관점에서 보면, 가석방 시점이나 가석방 요건 등에 관해 공식적인 정보제공이 부족하다는 점이 많이 언급되었으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 가석방에 대한 정보제공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정 범죄유형에 대해서 갑자기 가석방이 불허되는 등 여론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높았다. 죄질이나 범죄유형보다는 개개인의 개선정도를 고려해서 심사해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최근에 도입된 필요적 가석방 제도가 수형자에게는 기대보다는 ‘희망고문’이라고 표현될 정도의 좌절감을 주고 있다는 인식이 수형자들 사이에 상당히 퍼져 있었다.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고자 도입된 제도가 수형자들의 교도소 적응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수형자들은 가석방 예비회의에 직접 출석하여 자신의 상황을 진술할 기회를 가지고 싶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또한 가석방 심사에서 탈락했을 때 탈락의 이유를 고지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한편 가석방 업무담당 직원들은 새로운 가석방 운영상의 변화로 인해 상당한 업무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인력의 보충을 원하고 있었다. 필요적 가석방 제도에 대해서는 수형자와 마찬가지로 업무는 많아지고 실제 가석방 대상자가 증가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제도의 효용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수형자들이 여론으로 인해 가석방 심사가 영향을 받는 것에 우려를 표현한 것과 마찬가지로 업무담당자들도 여론이 가석방 심사에 미치는 영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고, 수형자의 가석방 예비회의 직접출석에 대해서는 오히려 공정성을 흐릴 수 있는 위험을 지적하기도 한 반면 장기수 등에 대한 적용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가석방 심사 탈락사유에 대해서는 원하는 수형자에게는 상담을 통해서 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구체적 탈락사유가 개별적으로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수형자와 업무담당자의 가석방제도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제도의 대상자와 재도의 집행자들의 생각을 반영하려는 교정당국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주제어 : 가석방제도, 운영절차, 수형자, 담당 교도관, 인식조사, 질적 자료
가석방은 자유형 집행을 받고 있는 자 중에서 행상이 양호하고 개전의 정이 현저하다고 인정이 될 때 형기 만료 전에 조건부로 수형자를 석방하고 일정기간을 문제없이 잘 보내면 형 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이다(배종대, 정승환, 2002: 260). 교정시설에 입소를 한 수형자들에게 있어 가석방 제도는 수형자들이 형기만료 전에 교도소 문을 나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면서, 교도소에서 폐쇄적인 구금생활의 고통을 참아내고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도록 동기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수형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교도소를 벗어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가석방의 운영과 절차에 대해 매우 민감하며 때로는 그 공정성과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며, 가석방과 관련하여 수형자들 사이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여러 소문들이 떠다니기도 한다.1) 2019년의 한 연구에서 설문지를 통해 ‘가석방 심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진술에 대한 의견을 물은 바 409명의 수형자 중 55%는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으나 45%는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진술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가석방이 지나치게 많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1%가 동의한다고 응답하여(윤옥경, 방진희, 2020:44), 가석방 운영의 공정성에 대해서 수형자들의 인식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가석방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가석방 업무담당자들은 가석방 관련 업무의 확대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업무의 과다 뿐 아니라 최근에 와서 과밀수용 해결을 위해 가석방 요건을 완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 이들은 수형자들이 가석방을 자신들의 권리로 받아들이면서 이의제기도 많고 상담을 위한 에너지도 상당히 든다는 점을 힘들어 하고 있다.
본 연구는 가석방에 대한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가석방 제도에 대한 법률적 규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실제 가석방의 대상이 되는 수형자들과, 가석방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가석방제도의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다는 점에 주목하여 가석방 적격여부 심사의 대상이 되는 수형자들의 가석방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개선방안을 알아보고자 하였고, 이와 동시에 가석방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직원들이 가석방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최근의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 그들이 생각하는 가석방 제도의 보완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알아보고자 하였다.2) 물론 가석방 제도가 그 잠재적 수혜자나 업무담당자의 생각을 모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도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관련인 들의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가 가석방 제도의 발전에 줄 수 있는 의미는 명확하다고 하겠다.
1) 가석방제도에 대한 법률적 규정
가석방 제도에 대한 법률적 근거는 형법과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및 동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규정되어 있으며, 가석방업무지침에 일선 교정시설에서의 실질적인 운영방안이 자세히 규정되어 있다.
먼저 형법 제72조(가석방의 요건)에서는 ① 징역이나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사람이 행상(行狀)이 양호하여 뉘우침이 뚜렷한 때에는 무기형은 20년, 유기형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난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을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가석방의 요건은 징역이나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수형자 중 ‘행상이 양호’하고 ‘뉘우침이 뚜렷한’ 경우이며 이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 일정기간이 경과한 후에 가석방을 할 수 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서는 가석방 심사위원회의 설치(제119조), 가석방심사위원회의 구성(제120조), 가석방적격심사(제121조)와 가석방 허가(제122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제121조 제2항에서는 적격심사 때 고려할 사항으로 수형자의 나이, 범죄동기, 죄명, 형기, 교정성적, 건강상태, 가석방 후의 생계능력, 생활환경, 재범 위험성 등을 열거하고 있다. 동 시행령 제140조는 가석방 허가가 난 수형자에 대해서 소장은 가석방 교육을 하고 지켜야 할 사항을 알려준 후 증서를 발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 시행규칙 제6편 수용의 종료에서는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임무 및 원칙, 위원의 임명 및 해촉에 대한 규정, 가석방 적격심사신청 대상자 선정 및 사전조사 사항, 가석방 적격심사와 관련한 사항들, 그리고 가석방의 취소까지 가석방 심사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행규칙에 포함된 내용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할 필요가 있다. 먼저 제245조 적격심사신청 대상자 선정에 대한 규정 제2항은 “ 소장은 가석방 적격심사신청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분류처우위원회에 담당교도관을 출석하게 하여 수형자의 가석방 적격심사사항에 관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가석방 신청의 적격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제246조(사전조사)는 수형자의 가석방 적격심사신청을 위한 조사과정에서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수형자, 가족, 그 밖의 사람과 면담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질적인 가석방 심사를 위한 이러한 조항에도 불구하고 두 조항에서 모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 제한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본론에서 언급이 되겠지만 수형자들은 자신들의 가석방 적격심사신청여부를 결정할 때 자신들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 것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이 조항의 활성화가 필요해 보인다.
가석방 업무지침(법무부예규 제1215호, 2019. 4.15일 시행)은 가석방자대상자 선정을 위한 일선의 가석방 예비심사위원회 운영 전반에 걸친 절차와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지침 제 1조(목적)에서는 이 지침의 목적을 “실질적이고 객관적인 가석방예비심사로 가석방 적격심사신청 대상자 선정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고, 가석방예정자의 원활한 사회복귀 등을 위하여 가석방 업무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데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일선교도소의 가석방 예비심사 대상자의 유형, 선정의 기준, 심사신청 시기, 심사신청 서류 등에 대해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으며 가석방예정자에 대한 처우 그리고 가석방의 취소 및 실효에 대한 규정도 포함하고 있다. 지침의 내용 중 수형자들이 가장 민감해 하고 불만을 가진 규정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제2장 제6조는 “교정시설의 장은 수형자의 재범여부 판단 및 실질적 심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해당 수형자를 회의에 출석시켜 개선여부의 관찰 및 출소 후의 생활계획 등을 청취할 수 있으며, 보호자 등에게 연락하여 보호의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2조에서는 신입분류심사, 재심사 또는 가석방심사 관련 상담 시 해당 수형자의 가석방 적격심사신청 가능시점을 고지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석방 예비회의에 수형자가 직접 출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고, 가석방 시점에 대한 고지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수형자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규정과 실제의 괴리 유무를 파악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겠다.
2) 일선 교정기관에서의 가석방제도 운영절차
일선의 각 교정기관에서 매월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석방 관련 업무의 절차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각 일선 교정시설의 분류심사과나 보안과 소속의 분류심의실에서는 형이 확정된 수형자가 입소하면 1개월 이내에 가석방 예비심사표를 작성한다. 그리고 가석방운영지침 제5조에 근거하여 매월 10일 분류처우위원회가 개최되어 가석방예비회의 기능을 대행한다. 이 회의를 위해 업무담당자는 죄명, 형기, 전과, 피해내용, 합의여부와 함께 경비처우급, 재범위험성 등급, 접견 서신, 전화통화 등을 통한 보호관계 확인, 또 판결문과 KICS, 보라미시스템으로 추가건 및 벌금, 추징금 납부 여부를 확인하고, 교정시설 수용기간동안 작업사항, 자격증과 상벌, 사회적 처우 등을 확인하여 예비심사대상자들에 대한 기초자료 조사 및 결격사유들을 확인하여 대상자들을 적격자, 부적격자, 신중검토자로 분류하여 분류처우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자료를 준비한다.
가석방 예비회의에서는 업무담당자에 의해 준비된 자료를 다시 검토하고 적격심사신청대상자에 대해 의결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업무담당자는 회의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설명하거나 의사진행의 보조역할을 수행한다. 회의가 종료되면 회의록을 작성하여 결재를 받은 후 성인수형자의 경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신청하고 소년수형자의 경우에는 보호관찰심사위원회에 통보를 하게 된다.
그 다음 단계로, 일선기관으로부터 신청을 받은 법무부 교정본부 분류심사과에서는 일선기관에서 올라온 심사 자료를 확인하고 필요 시 재분류를 진행한 후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를 개최하도록 하여 가석방 적격여부를 심사하고 의결하게 된다.
일선의 업무담당자는 법무부 가석방 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를 공문으로 접수 한 후 해당자에게 통보하고 , 대상자 가족들에게 가석방 날짜 등을 알리는 문자를 발송한다.
최근 들어서 가석방 제도는 교도소 과밀수용 해소의 주요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가석방 대상자 확대의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신청기준의 완화, 적격심사 개선, 그리고 조건부 가석방 제도의 도입 등의 제도변화로 나타나고 있다.3)
먼저 신청기준 완화의 측면에서는 모든 수형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었던 가석방 심사 신청기준을 사회적 약자(환자, 장애인, 고령자 등)에 대해서는 완화하도록 하여 일반 수형자에게는 교정재범예측지표 3등급까지 적격심사 신청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에게는 4등급까지도 대상에 포함하여 심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가석방 대상자의 확대를 위해 예비심사를 실시하는 당월의 신입분류심사자는 예비심사대상에서 제외하던 것을 개선하여 단기 수형자에게도 가석방 혜택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였다(일명 당월가석방). 4) 또 가석방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일선 교정기관에서 해오던 가석방 예비심사의 재량권을 제한하고 객관적 요건(형 집행율과 교정재범예측지표 등)에 해당하면 모두 가석방심사위원회에 적격심사를 신청하도록 하였다(일명 필요적 가석방).
다른 한편 가석방 대상자에 대한 실질적 심사를 위해 가석방 업무지침 제 6조의 “해당 수형자를 회의에 출석시켜” 부분을 가석방업무지침 개정을 통해 제19조(법무부 예규 제1274호)로 옮기면서 “해당 수형자, 관계 교도관 등을 예비회의에 출석시켜”로 변경하였다. 수형자 뿐 아니라 수형자의 교도소 생활과 주변상황을 잘 아는 교도관의 의견도 반영하여 심사를 하도록 법적 규정을 만들었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 제한이 되어 있어 앞으로 수형자와 교도관의 출석이 얼마나 활성화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의 발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죄질에 따라 특정범죄의 경우에는 가석방이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재범위험성여부와는 관계없이 가석방 적격심사 대상이 되지 못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또 일선 기관에서 가석방 예비심사를 의결하는 분류처우위원회의 경우 그 인적 구성이 교도관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수형자에게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심사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너무 가까운 나머지 수형자에 대한 편견을 가질 수도 있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현행 가석방제도는 수형자들의 신청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형식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가석방 심사를 받을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점도 여전히 논의의 여지가 있다(류병관, 2019: 23; 김현우, 2022: 19).
이 연구의 분석에서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는 2019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한 『가석방제도의 운영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수집한 것이다. 수형자 4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석방에 대한 수형자들의 인식과 기존 가석방제도에 대한 개선의견에 대한 개방형 질문을 하였고, 그 질문들에 대한 수형자들의 응답을 분석하였다.
같은 연구에서 업무담당자의 가석방에 대한 인식 및 개선점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일선 교도소의 업무담당자에게 심층질문지를 송부하였고 이 중 18명으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답변을 받은 질적 자료를 이용하였다. 5)
아래에서는 분석 자료의 출처인 수형자와 업무담당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간략히 제시하겠다.
조사대상자의 연령분포는 50대가 가장 많고 40대, 30대의 순으로 나타났고, 학력은 대졸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고졸이었으며 비율로 보면 87%가 고졸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정시설에 들어오기 전 수형자 본인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던 경우가 74%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요 생계책임자가 교정시설에 입소하게 되면 남은 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입소 전 결혼 상태를 보면 결혼을 유지하고 있었던 수형자의 비율이 약 46%로 가장 높고, 미혼상태였던 비율은 31%에 그치고 있다.
본 설문조사의 대상으로 선정된 직원 중 응답한 직원의 수는 18명이었고, 응답자들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표 2>와 같다.
응답을 보내준 가석방 업무담당자는 총 18명이었고, 연령은 30-40대가 주를 이루고 있고, 직급은 다양했지만 교위와 교감이 대부분이었다. 또 다수가 분류심사과 소속이었지만 보안과 소속의 분류심사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있었다.
가석방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의 수는 교정시설의 수용인원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데, 대부분은 2명의 직원이 가석방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3명의 직원이 업무를 하는 경우도 1건 있었다. 반대로 1명의 직원이 가석방 업무를 도맡아 하는 경우도 적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가석방 업무를 담당한 기간은 대부분이 3년미만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20년을 가석방을 포함한 분류심사 업무만 한 경우도 있었다.
1) 수형자들이 알고 있는 가석방의 조건
수형생활을 잘하고 불필요한 처벌을 받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 충실히 생활을 하는 것이 가석방 나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형생활 성실히 하고 올바르게 생활을 하여 징벌이나 조사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가석방도 복불복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조사, 징벌 없이 성실하게 수형생활을 잘해서 등급을 올리는 법
모범적인 생활 할 것, 특히 동료들과 싸우지 말고 잘 지낼 것
사고 없이 규율에 잘 적응하여 모범적인 수용생활 요구
가장 힘든 작업장인 취사장에서 일하는 방법과 직업훈련을 실시하여 자격증을 취득하면 가석방에 도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기피 작업장 신청 등 추가 %가 있다고 들었다.
운영지원부에 출역하면 가석방을 빨리 나갈 수 있다.
공장 출역을 하면 가석방의 혜택이 있다.
위에서는 수형자들이 언급한 가석방의 요건 중 몇가지 사례만 제시하였다. 그 이외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던 바 그것을 유목화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모범적인 수형생활과 징벌이 없어야 함.
② 접견과 서신 등 가족관계 유지
③ 재범위험성 등급이 높아야 함(3급 이상)
④ 취사부나 운영지원 작업에 출역하면 가석방에 혜택이 있음.
⑤ 직업훈련을 받거나 자격증 취득에 혜택이 있음.
⑥ 범죄경력이 없는 초범이어야 하고 일정 형 집행률을 지나야 함
⑦ 죄명에 따라 가석방 여부가 달라짐: 성범죄는 가석방이 안 됨.
2) 범죄유형에 따른 가석방 심사 제한
형일정한 범죄유형에 대한 제한 사범으로 규정하여 가석방에 대한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경(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사범에 대하여 거의 일률적으로 규제되다 보니 사회에서 살인 등 강도, 강력범들보다 훨씬 더 제한을 많이 받고 있으므로 가급적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고 강력범들보다는 완화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죄질과 죄명을 가석방 대상자 선정에 고려하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보이스피싱 같은 경우에는 잘 모르고 저질러진 일 때문에 가석방에 불리한 사람이 너무 많다. 알고도 죄를 짓는 사람도 있지만 무슨 일인지 잘 모르고 오히려 억울하게 죄를 짓고 들어오는 사람도 굉장히 많다.
교특(교통사고처리특례법)으로 들어왔는데 원래 자주 많이 있었다던 가석방이 뉴스 매스컴으로 인해 사라졌다고 들었어요. 이로 인해 법 적용 전에 들어 온 저는 정말 스트레스 받고 힘듭니다.
성범죄 초범이나 마약 초범 같은 경우는 가석방이 없는데 초범에 한해서 마약이나 성범죄도 가석방이 주어졌으면 합니다.
가석방의 기준이 죄명이 아니라 수형자들의 생활태도나 재범 등 복역기간을 고려하여 공평히 이루어졌으면 하고 초범들은 모르는 게 많으므로 가석방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석방과 관련하여 제한되는 죄명이나 가석방률에 제한을 두는 죄명이 자주 변경되어 혼란스러움,
가석방 심사유형은 무기수형자, 관리사범, 장기수형자, 보호사범, 제한사범, 교통사범, 일반사범 등으로 나뉘어 있고 유형에 따라 가석방 적격심사 대상 신청을 할 수 있는 형 집행율이 다르게 부여되어 있다(가석방업무지침 제9조와 제10조). 특히 관리사범이나 제한사범에 들어가게 되면 가석방 적격심사 신청을 하기 위해 상당한 수용기간이 지나야 되기 때문에 이 유형에 속하는 수형자들은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특정 범죄유형에 대해서는 초범에 대해서도 가석방 신청을 허가하지 않는 다는 불만도 나왔고, 죄명보다는 교도소에서의 생활태도나 재범여부 등을 더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김선태(2017: 47)도 같은 맥락에서 죄명이나 죄질 등을 기준으로 제한사범과 관리사범을 분류하는 것 보다는 교정달성 정도 등을 기반으로 세분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➊ 인원이 적은 교도소에 가면 가석방 혜택이 많다거나 가석방 허가비율이 높은 교도소로 이감을 가야 유리하다 등의 얘기가 수형자들 사이에 오가고 있다고 한다.
➋ 본 논문의 내용 중 일부는 2019년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수행한 『가석방제도의 운영현황과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중 실증연구의 일부를 발췌하여 보완한 것이다.
➌ 법무부 교정본부, (2019), 과밀수용 해소 대책 및 추진상황, 내부자료.
➍ 당월 가석방 제도 관련 규정 개정은 2020. 12.31 가석방업무지침 전부개정 시에 반영되었다.
➎ 보다 상세한 자료수집방법과 조사대상자의 특성에 관해서는 김정연외(2019)를 참조할 것.
구분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성명
김호중
부서
법무부 교정기획과
연락처
02-2110-3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