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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교정

얼어붙은 수용자를 녹이는
따뜻한 ‘교정교화 난로’

전주교도소 사회복귀과

보안과가 법 집행과 질서 유지에 앞장서는 교도소의 아버지라면, 사회복귀과는 수용자 처우와 교정교화, 건전한 사회 복귀에 힘쓰는 교도소의 어머니다. 그래서일까. 전주교도소 사회복귀과 직원들은 수용자들의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 선한 쪽으로 이끌기에 부족함 없는 따뜻한 미소와 훈훈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강진우 사진 홍승진

수용자를 바른길로 이끄는 ‘늦가을의 햇살’

바깥공기가 점점 쌀쌀해지는 와중에도 벤치에 앉아 늦가을 오후의 따스한 햇살을 맞고 있노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꽁꽁 싸맸던 몸과 마음이 한결 느슨하게 풀어지고, 감은 눈 위에 내린 노란 빛이 일상에 긍정을 더한다. 그 자리에서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눈을 뜨면 노곤함이 사라지고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가 생긴다.
수용자들에게 교정교화란 늦가을의 햇살과 같다. 마음속에 남아 있던 온갖 불만과 불안을 잠재우게 만들고, 저지른 죄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칠 수 있도록 도우며, 굳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건전한 사회 복귀를 위해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러한 교정교화 활동의 중심에 있는 부서가 바로 사회복귀과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인 우영우 곁에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 있다면, 수용자 곁에는 ‘늦가을의 햇살’ 사회복귀과가 있는 셈이다.
전주교도소 사회복귀과 직원 16명도 수용자 교정교화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에 걸쳐 활발하게 움직인다. 집중인성교육·출소예정자 교육·검정고시반·방송통신대·독학사 학위 취득 등을 담당하는 교육파트, 편지·신문·도서·종교집회 등을 도맡는 교화파트, 귀휴·사회 견학·가족 만남의 날·가족 만남의 집·가족 접견 등을 추진하는 사회적처우파트로 나뉘어 업무를 진행하는데, 한국방송통신대학 전북지역대학 전주교도소분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전주교도소에는 전국에 4곳밖에 없는 한국방송통신대학 교도소분교가 있습니다. 매년 대학 신입생 모집 시기에 맞춰 입학 신청을 받고, 수용 생활 성실도·학업 의지 등을 두루 고려해 선정한 전국 곳곳의 수용자 신입생 25명이 우리 교도소로 이입돼 공부에 몰두합니다. 녹록하지 않은 학습 환경 속에서도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학업 성적을 거둔 수용자도 여럿 있는데요. 이들의 귀중한 성취는 다른 수용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사랑과 소통으로 높이는 교정교화 완성도

수용자에게 교정교화의 따뜻함을 전하려면 부서 분위기도 따뜻해야 하는 법. 이런 측면에서 전주교도소 사회복귀과는 타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다른 부서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끈끈하고 애정 넘치는 팀워크를 자랑하기 때문. 지난 9월 말 전주교도소 사회복귀과에 부임한 오세문 과장은 “전입과 동시에 직원들의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며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과장실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I LOVE YOU♡’ 풍선 장식이 단박에 눈에 들어왔다.
“첫 출근과 동시에 직원들이 한 명씩 와서 웃는 얼굴로 포옹을 하며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았는데, 과장실에 들어서는 순간 더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직원들이 깜짝 부임 이벤트로 예쁜 풍선을 달아 뒀더군요. ‘내가 정말 따뜻한 부서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전입의 긴장감이 순식간에 날아갔습니다. 더불어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교정교화 활동이라면 수용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전주교도소는 매주 수요일 ‘소통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 말 그대로 직원들 간의 소통과 단합을 위한 자리다. 남다른 환대를 받으며 기분 좋게 전주교도소 생활을 시작한 오세문 과장은 이날을 알차게 활용한다. 업무 상황에 따라 오전, 오후로 나눠 직원들을 만나는데, 허심탄회한 소통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이 마실 커피와 녹차를 직접 내리고 마음 편안해지는 음악을 틀어 놓는 등 업무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 과는 수용자뿐만 아니라 교정위원, 수용자 가족 등을 아우르는 행사를 많이 진행합니다. 각 행사의 담당 직원은 정해져 있지만, 그 규모가 크다 보니 행사가 하나 열리면 온 직원이 하루 종일 그 일에 매달려야 하죠. 그래서 평소 소통의 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점심식사 후 산책을 하거나 탁구를 치는 등 손발이 척척 맞는 팀워크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힘쓰고 있으며, 직원들도 적극 동참합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척척 필요한 도움을 건넬 정도로 아주 가까워졌는데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과장으로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웃음)”

감동적인 교정교화에서 성공적인 사회 복귀로

동료들과 함께 키운 사랑의 마음을 바탕으로 교정교화 활동을 펼치다 보니, 직원들은 수용자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한국방송통신대학 전주교도소분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와중에도 성가대 반장을 맡아 종교활동을 적극 도운 수용자가 졸업과 동시에 본소로 돌아가게 되자, 한 직원이 그에게 “그동안 잘 생활해 줘서 고마웠다”는 말을 건넸다. 그 말을 들은 수용자는 “나도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며 감격했고, 본소에 돌아간 뒤에도 성실하게 수용 생활을 하며 때때로 편지를 보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우리 과는 자녀가 있는 여성 수용자를 대상으로 동화책을 읽어주는 목소리를 녹음해 블루투스 스피커와 함께 아이에게 전달하는 ‘엄마의 목소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담당 직원이 어찌나 꼼꼼한지 직접 동화책을 읽고 좋은 책을 선별해서 녹음을 합니다. 또 엄마의 근황과 블루투스 스피커 사용법을 세세하게 적은 손 편지도 전달하는데요. 어느 날 아이를 보호하고 있던 할머니가 전화하셔서 ‘교도소에서 아이를 위한 활동까지 할 줄 몰랐다’며 펑펑 우셨다고 하더군요. 이렇듯 우리의 진심 어린 교정교화 활동이 수용자와 가족을 감동시키고 나아가 수용자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느낄 때 커다란 보람을 느낍니다.”
수용자가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하려면 가족과의 유대관계 강화는 물론 교정위원과의 상담·자매결연 등을 통한 외부와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전주교도소 사회복귀과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거의 진행하지 못했던 가족 만남의 집 운영, 가족 만남의 날 행사, 수용자 멘토링 및 자매결연 상담 등을 한층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월간 <교정>이 이번에 전달한 커피머신으로 직원들 간의 돈독함을 더욱 두텁게 쌓을 예정이라는 오세문 과장과 직원들. 수용자를 건전한 사회 복귀로 이끄는 사회복귀과 직원들 특유의 따스함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MINI INTERVIEW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우리의 원동력입니다

“사회복귀과는 수용자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 복귀라는 교정시설의 중요한 한 축을 맡고 있습니다. 이 목표를 제대로 이루려면 무엇보다도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바탕으로 업무에 임해야 합니다. 지금껏 우리가 쌓은 동료애와 신뢰를 수용자와 가족들에게 아낌없이 전달합시다. 이것이 곧 수용자의 변화를 이끄는 출발점입니다.”

사회복귀과 오세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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