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고 반성합니다
글 김○○
글 김○○
이곳에서의 생활도 1년이 되어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저는 어렸을 적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의 어려운 임신 끝에 제왕절개로 태어나 외동딸로 힘들게 자라왔습니다. 늘어나는 빚더미에 폭력과 폭언이 일상이었던 아버지와 그런 환경 속에서도 저를 열심히 키워내려 애쓰셨던 어머니, 그리고 반지하 고시원을 전전하며 아버지의 품으로부터 도망쳐 불안과 두려움 속에 살았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눈물이 싫었습니다, 또한 가난은 더욱 싫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 아픈 어머니의 모습도 한없이 미웠습니다. 하지만 살아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견뎌내야 했습니다.
어려운 삶을 견뎌내며 살아가던 중 한 목사님께서 안타까운 마음에 중국 생활을 권해주셨습니다. ‘살 수 있는 길은 이 길이다’라고 생각하며 중국행을 선택했습니다. 저에게는 사랑과 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사랑의 따뜻함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어머니 생각을 하며 외로운 생활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힘들고 피곤한 건 중요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심부름으로 통역 일을 하기 시작했으며 이 일이 범죄에 이용되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그렇게 범죄에 가담됐습니다.
제가 살기 위해 남에게 피해 주는 일은 점점 숨이 막혀왔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품고 이곳으로 도망쳐 왔는데 어느 순간 제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모습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무섭고 무서운 악몽이 계속됐습니다. 저는 ‘나의 잘못된 행동이 사회악이 됐구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저로 인해 피해자가 하나 둘 생겨나고 상처받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너무나도 후회가 됩니다.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모든 일을 내려놓고 싶어 자진 출국을 결심하며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죽을 것처럼 괴로웠고 눈물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더불어 어머니를 슬픔 속에 또 빠뜨리게 한 제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잘못했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용서를 구하기 위해 가슴으로 외치며 새깁니다. 후회와 반성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서 이곳에 보내셨다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피해자분들의 마음을 제가 다 헤아릴 수 없지만 저에게 주어진 상황에 맞게 고찰하며 미래에 대한 계획으로 채워나가 보려 합니다. 하나님과 함께 회개와 반성으로 다짐하며 오늘도 홀로 기도로 기다려 주시는 어머니 그리고 이제는 영정사진으로 만나야 하는 할머니를 생각하며 피해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반성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사회에 나가 구성원이 될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사람들의 시선 또한 두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모든 것은 나의 생각에서 비롯된다’, ‘복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은 내가 만들어야 된다’라는 두 줄의 문장을 벽에 붙이며 달라질 제 자신에게 오늘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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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부서
법무부 교정기획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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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10-3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