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추억 만들기
패션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스타일이라도, 색상을 조금만 달리하면 이전과는 확 달라진 ‘느낌’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매일 바쁘게 돌아가는 일과 때문에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가 많다. 황세영 교감도 마찬가지였다. 비슷한 연배의 성인 남성들과 비슷하게 평소 입고 다니는 옷들은 대부분 배우자가 골라줬다. 그마저도 출근할 때는 ‘편한 옷’ 위주로만 선택해 왔다.
“저도 편한 옷을 좋아하지만, 아내도 캐주얼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아내 덕분에 주변에서 ‘나이보다 젊게 입는다’고 종종 이야기도 해줍니다. 저도 초반에는 낯설었는데, 점점 아내 말을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평소 패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던 황세영 교감이 ‘나도 패션왕’에 도전한 계기는 주변 동료들의 추천이 컸다. 특히 적극적으로 권유한 이는 강릉교도소의 패셔니스타인 김정민 교사와 새내기 교도관인 정성훈 교도였다. 혹시나 주책으로 보일까 걱정하는 그에게 두 사람은 “꼭 참여해서 멋지게 변신도 하고 좋은 추억도 쌓아보라”며 용기를 심어줬다.
“사실 제가 나서기를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데 막내 교도관이 ‘교감님 정도면 괜찮지 않겠냐’고 응원을 해주더라고요. 속으로 긴가민가해서 아내에게 물었는데, 아내도 ‘기억에 남을 일’이라고 한번 해보라고 권유했습니다. 내심 제 마음 깊은 곳에서도 조금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몇 년 후면 정년인데, 퇴직하기 전에 기념으로 제 모습을 남기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혼자서는 시도하지 못할 일인데,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서 사진을 찍어볼 기회이기도 하고요.”
톤온톤 시티 룩
애쉬 그레이 톤 재킷에 가벼운 베이지 니트 티셔츠와 라이트 그레이 팬츠를 맞춘 톤온톤 시티룩 스타일. 전체적으로 톤을 맞춰 깔끔하고 더욱 슬림해 보인다. 브라운 더비슈즈로 컬러 포인트를 줬다.
가을 여행 룩
클래식한 트렌치코트와 페도라로 연출한 가을 여행 룩. 브릭 컬러 니트와 셔츠, 브라운 컬러 치노 팬츠와 보트슈즈로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나이에 주저하지 않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1991년 4월에 임용된 그는 청송제2보호감호소에서 근무를 시작해 수원구치소, 서울동부구치소를 거쳐 현재 근무하고 있는 강릉교도소로 왔다. 임용 초창기에는 부지런히 적응해야 했던 교대 근무도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일상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덧 부서에서도 최고참이 됐지만, 기강을 앞세우기보다 경험을 나누려고 애쓰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교정공무원 선발 공고를 보고 동네 친구와 함께 지원했어요. 친구와 같은 기관에서 근무할 기회는 없었지만, 둘 다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비록 친구와 근무지는 다르지만, 같은 직업군의 고충을 이해하는 친구가 있다는 게 마음 한편에 든든함으로 남아 있습니다.”
겉으로 눈에 띄는 열정을 강조하지 않아도, 일상을 활기차게 채우는 에너지는 여전히 넘친다. 강릉교도소로 발령받은 후에는 트래킹을 시작했다. 특히 강릉에는 ‘바우길’이라는 트래킹 코스가 잘 조성돼 있다. 황세영 교감은 그중 17개 코스로 구성된 구간의 바우길 일반코스를 세 차례나 완주하고, 현재는 네 번째 완주를 준비 중이다.
“예전에도 종종 트래킹을 하기는 했었습니다. 2020년 8월에 강릉교도소로 오면서, 그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트래킹을 시작했습니다. 교정공무원 업무 특성상 야근을 하고 나중에 비번을 받으면 혼자서 시간을 보내야 할 때가 많거든요. 여유 시간에 산으로 들로 트래킹 하러 다니면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시간도 잘 가더라고요.”
강릉교도소는 강릉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홍제동에 있다. 황세영 교감은 “교도소 초입부터 좌우 양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아름드리 가로수길은 봄이면 벚꽃이 만개하고, 가을이 되면 단풍이 장관이며, 겨울엔 설경이 너무 아름다워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길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교도소 외부 정문 주변에 생태습지공원이 조성돼 있어 시민들이 휴식공간이자 학생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황세영 교감은 “그만큼 지역사회와 친화적인 곳이 바로 강릉교도소”라고 소개한다. 특히 강릉은 동해와 대관령, 선자령 등 천혜의 자연이 가까이에 있는 곳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레저와 운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트래킹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무게도 감량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참에 한결 달라진 옷발을 확인해 볼 기회가 생겼다.
가을맞이 색다른 스타일 변신
이날 황세영 교감의 스타일 변신 주제를 요약하자면, ‘가을 도시남자’라 할 수 있었다. 180cm에 가까운 키 덕분에 평소에도 일상복을 무난하게 소화해 온 그였지만, 이제껏 시도해 보지 않았던 의상들을 보니 조금 긴장도 된다. 가볍게 메이크업을 받고 헤어스타일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한결 깔끔해진 느낌이다.
첫 번째 시도한 스타일링은 은은한 색상의 시티보이 룩이었다. 자연스러운 뉴트럴 컬러의 옷차림은 평소에도 종종 즐겨 입었지만, 깃 달린 셔츠 대신 티셔츠를 입고 체형에 맞춘 바지를 입으니 ‘멋짐’이 더 짙어진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어색해하던 황세영 교감도 차츰 표정이 자연스러워진다.
이어진 두 번째 스타일링은 ‘가을 패션’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을 상징하는 의상은 단연 트렌치코트. 이전에도 가을이면 트렌치코트를 종종 입었지만, 소매에 장식이 붙은 스타일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함께 매치한 스웨터와 바지의 채도도 좀 더 강렬해졌다.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눈길을 끄는 색감이 황세영 교감의 얼굴을 좀 더 환하게 만들어준다. 그의 변신을 곁에서 지켜보던 배우자의 입가에도 기분 좋은 미소가 어린다.
“초반에 망설였던 것이 무색할 만큼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멋지게 변신시켜준 전문가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다른 동료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적극적으로 추천하겠습니다.”
이처럼 일상 속 패션을 바꾸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좀 더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그렇게 이날 하루 용기 낸 덕분에, 황세영 교감의 인생 사진첩이 한층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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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100m 고산지대에 있는 ‘안반데기’에 요즘 별 보러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8월이면 온 산이 무럭무럭 자라는 고랭지 배추밭을 볼 수 있으니, 내년쯤 들러보세요.
‘옥계해변’은 소나무 숲 아래서 캠핑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넓은 백사장이 있는 데다 인파도 적어서 들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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