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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땀방울로 팔씨름 왕좌에 오르다!

경북북부제3교도소 교도 이상필

운동만큼 정직한 것도 없다. 몸을 움직여 흘린 땀방울은 건강과 활력을 선사한다. 경북북부제3교도소 이상필 교도 또한 땀 한 방울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다진 몸으로 일상을 더욱 풍성하게 가꾼 것은 물론 팔씨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인생의 또 다른 타이틀을 쌓았다. 그가 운동을 통해 누리는 행복을 들여다봤다.

김주희 사진 이정도

성실로 다진 건강의 품격

이상필 교도가 운동에 관심을 가진 건 중학생 시절이다. 반 대항전으로 진행된 팔씨름대회에서 1등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팔 운동을 시도한 것이 그 시작이다. 당시 처음 웨이트 트레이닝을 접한 후, 꾸준히 운동을 즐겼다. 평소 퇴근 후 헬스클럽을 찾아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한다. 일주일에 6~7회, 거의 매일 운동에 푹 빠져 있다. 이 밖에도 직장 동료들과 배드민턴을 하거나 등산을 즐기는 등 그에게 운동은 습관이자 일상이다.
“시각적으로 변화가 바로바로 느껴지니 성취감과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몸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거든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자존감도 높아지니 매사가 즐거워요. 운동을 좋아하는 만큼 더 잘하고 싶다는 의지도 생기는데요. 운동 원리나 근육의 기능, 움직임 등을 꾸준히 공부하고 있어요. 그리고 운동을 건강하게 수행하는 것 또한 중요하잖아요. 부상을 방지하는 방법도 익히고 있습니다. 운동은 하면 할수록, 더 깊이 알아갈수록 흥미로운 세계인 것 같아요.”
정직한 땀방울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 신체 안팎으로 좋은 변화들이 찾아왔다. 몸이 건장해진 것은 물론 쉽게 지치지 않고 피로감도 쉽게 느끼지 않게 됐다. 내면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 차니 무슨 일을 하든 자신감 있게 임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된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업무를 할 때도 긍정적인 점이 많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체격이나 몸 상태가 좋은 게 장점이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수용자들에게 좀 더 카리스마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고요. 그래서 그런지 정당한 지시를 전달하면 잘 수긍하더라고요. 또 수용자들 사이에서는 운동이 큰 관심사이거든요. 운동 방법 등을 묻곤 하는데, 공통된 주제를 통해 수용자들과 가까이 소통하고 있습니다.”
흘린 땀방울만큼 얻은 것이 많다는 이상필 교도. 무엇보다 그의 인생에 새로운 ‘꿈’이 생겼고, 특별한 ‘모험’이 시작됐다.

팔씨름대회 우승을 향한 특별한 여정

“동료인 박종덕 교위님이 팔씨름대회를 권유해 주셨어요. 충분한 실력이라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셨습니다. ‘경험 삼아 한 번 도전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팔씨름대회 우승을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 목표는 지난 8월 말 포항에서 열린 ‘2022 영일만 검은돌장어축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팔씨름대회였다. 사단법인 대한팔씨름협회가 주최한 대회로 전국에서 팔씨름 강자들이 모이는 대회다.
이상필 교도는 대회 2주 전부터 본격 준비에 돌입했다. 팔근육을 강화하는 운동 위주로 훈련을 시작했다. 팔씨름 관련 영상을 찾아보며 요령을 익히고, 우승 전략을 고민하기도. 그렇게 다가온 대회 날. 박종덕 교위는 직접 운전대까지 잡으며 일일 매니저이자 감독, 멘탈 코치를 자청하며 함께했다.
“막상 참가자 대기실에 가니까 긴장되기 시작하는 거예요. 체격이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이미 다른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참가자도 있었고요. 입상을 못하면 어쩌나, 걱정되는 마음으로 첫 예선 경기를 치렀는데 승리했어요. 해볼 만하다는 생각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임하는 사이 어느새 결승전인 거예요.”
오른팔 부문의 결승전, 역시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경기는 3판 2선 승제. 우려와 달리 이상필 교도가 연달아 2연승을 하며 오른팔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제 남은 건 왼팔 부문. 왼팔 결승전은 상대 3명 중 2명을 이기면 우승하는 방식이었다. 이상필 교도는 연속으로 경기를 임했던 터라 힘이 빠질 대로 빠진 상태. 다행히 첫 상대를 이긴 후 1승을 챙겼다. 쉴 틈 없이 곧바로 두 번째 상대 선수와 경기를 해야 했다.
“힘을 많이 써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버틸 대로 버티고 있었는데, 점점 힘이 빠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때 뒤에서 박종덕 주임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대회장 저쪽에서 제 이름을 크게 불러줬어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힘이 솟더라고요. 가뿐히 상대의 팔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양팔 통합 우승 시상식 끝나고 교위님께 바로 달려가서 상장을 보여드렸어요. 기쁨을 나누고 싶었거든요.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교위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생각지도 못한 도전 목표를 심어주고, 그 여정을 기꺼이, 진심으로 함께해 준 ‘좋은 동료’의 힘을 여실히 느꼈다는 이상필 교도. 그렇게 두 사람의 꿈은 현실이 됐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교도관이라는 자부심으로

이상필 교도는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처음부터 기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맨몸 운동을 통해 기초 체력과 체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맨몸 운동의 기본 동작인 팔굽혀펴기를 추천하는데, 신체 곳곳을 강화하는 전신 운동으로 초보자들도 올바른 동작만 숙지한다면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또한 요즘에는 유튜브 운동 채널에서 다양한 루틴 운동을 소개하는데, 무작정 많은 동작을 하기보다 3~4가지 동작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신에게 맞는 동작을 가감하는 것이 포인트. 평소 업무를 하면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도 추천했다. 스퀴트나 계단을 두 칸씩 오르면서 런지 동작을 하면 코어를 탄탄하게 강화할 수 있고, 카프 레이즈 동작은 혈액순환에 좋다고 강조했다.
이상필 교도는 앞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 파고들고, 이를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좋은 운동법을 터득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장 이번 10월에는 진안군 축제에서 진행되는 팔씨름대회 참가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도 팔씨름 강자들과 겨루는 경험을 쌓아서 아마추어를 넘어 프로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습니다. 내년 4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건강한 신체처럼 가정을 튼튼하게 잘 이끄는 남편이 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직장 내에서 인정받는 교도관이 되고 싶다는 각오도 전했다.
“팔씨름대회에서 우승한 후, 인터뷰를 할 때 교도관이라고 밝혔는데요. 앞에 있던 청소년부 학생들이 멋있다며 응원과 지지를 보내줬어요. 그 모습을 보니 교도관이라는 이름과 사명감에 더욱 무게가 실리더라고요. 교도관으로서 자부심을 잊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 최근 법무부를 중심으로 교정공무원의 복지와 관련한 좋은 소식들이 들리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 주신 여러 선배님을 본받아 공정과 정의에 입각한 형 집행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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