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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유형론 관점에서 분석한
한국형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SORAS)의
예측타당도 검증①

김병배

경기대학교 공공안전학부 범죄교정학전공 교수(bbkim7@kyonggi.ac.kr)

Ⅰ. 서론
Ⅱ. 이론적 배경
Ⅲ. 연구방법론
Ⅳ. 분석결과
Ⅴ. 결 론

국문요약

지난 10여년간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는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이러한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선행연구들은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한계 중 하나로 범죄자 유형론에 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주장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한국형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SORAS: Korean Sex Offender Risk Assessment Scale)’를 활용하여, KSORAS가 아동/청소년 상대 성범죄자와 성인 상대 성범죄자의 재범위험성을 적절히 예측하는지를 검증했다. 본 연구문제에 답하기 위해 전자감독명령이 부과된 성폭력사범 866명의 재범상황을 추적했다. 데이터 분석결과, KSORAS는 아동/청소년 상대 성범죄자의 재범은 잘 예측함에 반해, 성인 상대 성범죄자의 재범은 상대적으로 잘 예측하지 못했다. 두 집단의 재범을 예측하는 문항들도 상이한 패턴을 보였다. 연구의 후반부에서는 성범죄자 유형론의 주장을 고려하여, 아동/청소년 상대 성범죄자 평가도구(KSORAS-MINOR)와 성인 상대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SORAS-ADULT)를 각각 구성하고 그 예측타당도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성범죄자 유형론을 고려하지 않은 기존의 접근법에 비해, 기존 도구를 수정 개발한 성범죄자 유형별 평가도구의 예측타당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까지 향상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성범죄자 평가와 관련된 정책방향 및 후속연구의 제안점을 논의하였다.

주제어 : 재범위험성 평가, 범죄자 유형론, 성범죄자, KSORAS, 예측타당도

Ⅰ. 서론

우리나라의 형사사법절차에 재범위험성 평가(risk assessment)가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지 20여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학술논문에 강학상 개념으로만 소개되어 오던 재범위험성 평가가 형사사법 실무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데에는 보호관찰 현장에서의 분류평가 도구 개발과 (김양곤ㆍ이수정ㆍ이민식, 2005; 최인섭ㆍ진수명, 2002) 2000년대 중반부터 논의된 성범죄자에 대한 일련의 보안처분의 도입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08년 9월부터 시행된 전자발찌제도는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한 형기종료 후 보안처분 부과를 위해 그동안 법률상으로는 존재했으나 사실상 크게 쟁점화 되지 않았던 재범위험성의 측정과 증명을 논란의 한 중심에 위치시켰다 (김지선 외, 2013; 김혜정, 2010). 이러한 맥락에서 법무부는‘한국형 성폭력사범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이하 KSORAS라고 함)라고 명명된 평가도구를 개발하여,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전조사 등에 활용해왔다 (이수정ㆍ고려진ㆍ박혜란, 2008). KSORAS는 그동안 성범죄 전과만으로 사실상 추정되어온 재범위험성이라는 개념을 경험적으로 측정하여 검찰/법원에 제시하는 등 형사사법 현장에 재범위험성 평가라는 개념이 확산 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해 왔다. KSORAS가 성폭력사범 보안처분의 부과요건으로 또 보호관찰 현장에서 분류평가 도구로 활발히 활용 되면서, KSORAS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꾸준히 제시되어왔다 (김지선 외, 2021).
본 연구는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에 제기된 몇 가지 비판 중 성범죄자 유형론(sex offender typology)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초점을 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북미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제기되기 시작하여, 프렝키와 동료들(Prenky, Janus, Barbaree, Schwartz, & Kafka, 2006)은 성범죄자 재범예측의 타당도와 신뢰도 향상을 위해 성범죄자 하위유형에 대한 고려가 절실하다고 주장하였고, 국내에서도 박지선(2011)은 유사한 맥락에서 재범위험성 평가에서 성범죄자 하위유형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다른 범죄군에 비해서 범죄자 유형론에 관한 논의가 활발한 성범죄자의 경우, 성범죄자 하위유형을 고려하여 재범위험성 평가도구를 구성할 필요성이 있는지는 평가도구의 예측타당도를 향상시키고, 효과적인 성범죄자 처우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반드시 검토되어야 할 중요 이슈 중 하나이다.
본 논문은 성범죄자 집단의 균질성을 가정하여 개발된 KSORAS가 아동/청소년 상대 성범죄자 및 성인 상대 성범죄자의 재범위험성 골고루 잘 예측하는지를 검증하고, 현행 KSORAS를‘아동 상대’및‘성인 상대’재범위험성 평가도구로 세분화하여 구성할 경우 성범죄자의 재범위험 예측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 분석을 위해 2018년 3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전국 57개 보호관찰소에서 전자감독이 개시된 성폭력사범 866명을 상대로 분석이 실시되었다.

Ⅱ. 이론적 배경

1.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와 KSORAS의 도입

최근 범죄자 교정교화 분야의 최대 관심사는 증거기반교정(Evidence-Based Corrections)의 실현이다. 범죄자의 실효적 재범 예방을 위해서는 대상자의 재범위험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고위험 대상자를 선별하여, 범죄유발 욕구에 대한 체계적 개입이 절실하다 (Andrews & Bonta, 2010). 선행연구는 이러한 RNR(Risk-Needs-Responsivity) 원칙이 성폭력사범의 관리와 치료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함을 증명하고 있다.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는 RNR 원칙을 구성하는 핵심 구성요소로 증거기반교정의 실현에 필수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Hanson & Morton-Bourgon, 2009).
북미의 경우 성범죄자에 대한 재범위험성 평가는 1970년부터 법정 내 심리진단을 위주로 논의되기 시작하여, 재범위험성 평가도구가 본격 개발되기 시작한 건 1990년대 후반부터이다. 이 시기 주로 활용되어온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는‘재범예측’을 주 목적으로 하는 보험계리적(actuarial) 평가도구이다. 성범죄 전과, 피해자 유형 등 정적 위험요인 중심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Static-99, MnSOST 등이 이 부류에 속한다 (Doren, 2002). 2000년대 중반부터는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의 효과성 평가와 성범죄자 위험성 관리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일탈적 성적 취향, 충동성 등 동적 위험요인을 포함한 재범위험성 평가도구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핸슨과 동료들이 개발한 STABLE-2007, ACUTE-2007과 같은 도구가 이 시기에 출현한 대표적 도구이다. 2010년 이후부터는 재범위험성 평가영역에서 기존‘예측’의 이슈가‘관리계획’이라는 이슈로 전환되면서, 소위‘구조화된 전문가 평가방식(SPJ)’이 도입되었다. SPJ 방식을 따르고 있는 대표적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로는 RSVP가 있다 (Thornton & D’Orazio, 2016). 아래 표-1은 북미에서 활용되는 대표적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와 이들 도구에 포함된 문항과 요인의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가 형사사법 실무에 본격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9월이다. 성범죄자 전자감독제도 시행에 맞추어, 법무부의 연구용역 과제로 경기대 이수정 교수팀이 개발한 한국형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SORAS)가 그 원형이다 (이수정 외, 2008). KSORAS는 연령, 성범죄 및 폭력범죄 전력 등 총 15개의 정적 문항으로 구성된 2세대 평가도구이다. 평가대상자에 대한 면담과 관련 서류를 참조하여 평가가 진행되며, 평가결과는 재범위험성 높음, 중간, 낮음의 3수준으로 제시된다. 총점 기준 13점 이상인 경우 재범위험성이 높은 집단으로 분류되며, 원칙적으로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청구대상이 된다. 개발샘플에서 검증된 KSORAS의 재범예측력은 AUC 기준, .813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으며, 외국의 STATIC-99, MnSOST 등과도 적정한 수준의 수렴타당도가 보고되었다 (이수정 외, 2008). 개발연구의 샘플을 3년간 추적한 후속 연구에서 성범죄 재범에 대한 KSORAS의 예측타당도는 AUC 기준 .676, 폭력범죄 재범예측력은 .682로 개발당시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지만, 짧은 추적 기간을 고려할 때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성범죄 재범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구분해 주는 변별기준점으로는 종래의 13점이 아닌 15점이 좀 더 적합하다고 분석되었다 (이수정 외, 2010). 2020년에는 일부 문항의 채점과 관련된 혼동을 해소하고, 새로운 문항을 추가하여 총 16문항의 KSORASⅡ가 개발되었다 (이수정 외, 2020). KSORAS는 우리나라 최초로 실증적 재범위험성 평가체계의 구축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지만, 그에 대한 보완점도 지속 제기되어 왔다 (김지선 외, 2013; 2021). 첫째, 정적 문항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성범죄자 처우계획 수립과 부착명령 임시해제 등에 적용될 수 없다는 점, 둘째,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변별기준점이 현행 13점이 맞는지에 관한 변별타당도에 관한 이슈, 셋째, 비접촉 성범죄자 등 적용 대상이 되는 성범죄의 한정성 이슈 등이 이에 해당한다.

2. 성범죄자 유형론과 재범위험성 평가

성폭력사범 치료/관리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성폭력사범이 단일한 하나의 집단이 아니라 심리사회적으로 다양한 특성을 보이는 이질적 집단임을 지적하고 있다 (Knight & Prentky, 1990). 대표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구사회적 특징을 기준으로 성인여성을 주 대상으로 삼는 강간범(rapists)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 성학대 사범(child sexual abusers)을 분류하고, 이들의 범행수법 및 동기에서의 차이점을 지적하는 연구들이 많다 (Terry, 2006). 두 가지 유형의 성범죄자를 추가로 유형분류한 연구들도 많다. 먼저 성인 대상 성범죄자에 대해 그로쓰와 동료들은 강간범의 주요 범행동기를 기준으로 권력확인형(power reassurance), 권력유입형(power assertive), 분노보복형(anger retaliatory), 분노흥분형(anger excitation)으로 4분 하였다 (Groth, Burguess & Holmstrom, 1977). 아동 대상 성범죄자에 대해서도 그로쓰와 빔바움은 아동에게 지속적이고, 강박적인 성적 매력을 갖는 고착형 성범죄자(fixated offenders)와 자신의 동년배에게 일차적인 성적 매력을 느끼지만, 다른 이유로 인해 잠시 아동에게 성적 매력을 갖는 회귀형 성범죄자(regressed offenders)를 구분하였다 (Groth & Bimbaum, 1978). 우리나라에서도 성범죄자를 상대로 한 의미 있는 유형화 시도가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김지선과 동료들(2009)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재판을 받은 400명의 청소년 상대 성범죄자의 하위유형을 분류했다. 자료분석 결과,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들은 애착형, 폭력형, 도구형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었으며, 이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유형은 애착형(70.5%)이었다. 장은영과 이수정(2017)은 전자발찌를 부착하지 않은 일반 보호관찰 성범죄자 86명을 대상으로 재범위험성 평가도구 문항, 심리평가 문항 등 총 21개의 변인을 포함하여 MDS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성범죄자는 크게‘대인관계 문제집단’, ‘반사회성 집단’,‘정신질환 집단’,‘성에 대한 집착집단’등 4 유형으로 구분되었다.*
성폭력사범의 이질성과 범죄예측/위험성평가간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은 미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제기되었다. 프렝키와 동료들(Prenky et al., 2006)은 성범죄자 재범예측의 타당도와 신뢰도 향상을 위해 성범죄자 하위유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실제 바르토쉬와 동료들(Bartosh et al., 2003)은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재범예측력이 성범죄자 하위유형에 따라 다르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Static-99, SORAG, RRASOR, MnSOST-R 등 4개의 재범위험성 평가도구는 아동 성추행범의 성범죄 재범여부는 비교적 잘 예측하였으나, 성인 상대 강간범에 대한 예측타당도는 도구별로 매우 다양한 결과를 보고했다. 해리스와 동료들(Harris et al., 2003)의 연구도 유사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Static-99를 활용한 396명의 성범죄자에 대한 재범추적 연구에서, 전체 샘플에서 보인 Static-99 총점의 재범예측력은 AUC=.62로 비교적 낮은 편에 속했지만, 아동 상대 성추행범에 대한 예측타당도는 이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AUC=.65, 성인 상대 강간범에 대한 예측타당도는 이보다 훨씬 낮은 AUC=.59를 보고했다. 종합하여보면 선행연구들은 성범죄자 재범행동의 근저에 성적 일탈성(sexual criminality)과 일반 범죄성(general criminality)의 두 가지 상이한 요인이 작동함을 보고하고 있다 (Doren, 2002). 아동 대상 성범죄의 경우, 일반적으로 문제 되는 것은 성적 일탈성이고, 성인 대상 성범죄의 경우는 일반 범죄성 요인이 문제시 되는데. 이들 특징들을 분리하여 고려하지 않는 경우, 재범행동의 예측에는 한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성폭력사범의 이질성을 고려하지 않는 단선론적 접근은 성폭력사범에 대한 재범예측의 타당도를 저해할 충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3. 본 연구 : KSORAS의 범죄자유형별 타당도 검증

지금까지 검토된 선행연구들은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에 있어서 성범죄자 하위유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우리나라 형사사법절차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인 KSORAS를 활용한다. 선행연구는 다양하고 복잡한 성범죄자 유형론을 보고하기도 했지만, 가장 기본적 분류기준은 피해자의 연령을 기준으로 성범죄자를 구분하는 접근이다. 이 기준은 성범죄자를 성인을 범죄대상으로 하는 강간범(rapists)과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하는 아동성추행범(child molesters)으로 구분한다 (Terry, 2006). KSORAS가 과연 성범죄자 하위유형에 상관없이 성범죄자 전체의 재범을 잘 예측하는지를 검토하려는 본 연구의 취지를 고려하여, 두 가지 유형의 성범죄자에 대해서만 KSORAS의 재범예측력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 검증될 연구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는 과연 현행 KSORAS가 성범죄자 유형에 관계 없이 두 유형의 성범죄자, 즉 아동/청소년 상대 성범죄자와 성인 상대 성범죄자의 재범위험성을 골고루 잘 예측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추가적으로 KSORAS의 각 문항이 두 하위 집단의 재범을 어떻게 예측하는지도 추가 검토토록 하겠다. 둘째는 성범죄자 유형별 재범위험성 평가도구를 구성하여, 이들 새로운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예측타당도를 기존의 KSORAS와 비교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성범죄자의 유형론적 함의를 기존의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Ⅲ. 연구방법론

1. 데이터 및 측정

본 연구의 분석대상은 2018년 3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전국 57개 보호관찰소에서 위치추적 전자감독이 개시된 성폭력사범 866명이며, 이들에 대한 재범은 2021년 6월 기준으로 추적되었다. 본 연구에 포함된 대상자에 대한 인구사회학적 통계가 표-3에 제시되어 있다. 대상자의 연령은 평균 45세(표준편차 11세)이고**, 직업은 무직이 56%이며, 학력은 초졸이하(14.5%), 중졸이하(17.9%), 고졸이하(49.1%), 대재이상(18.3%)로 약 80%가 고졸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었다, 결혼상태는 기혼상태(11.2%), 미혼(58.3%), 이혼(30.4%)로 대부분 불안정한 결혼상태를 보였다. 대상자의 징역형 선고기간은 평균 67개월(표준편차 40개월)이며, 전자감독 선고기간은 평균 101개월(표준편차 51개월)이었다. 연구에 포함된 대상자들의 명령유형은 대상자의 약 83%가 형기종료후 대상자였고, 소급 대상자를 포함하면 약 95%가 형기종료후 대상자에 포함되었다. 연구의 종속변수는 전자감독 감독기간 중 성범죄로 동종 재범을 했는지 여부이다. 전체 분석대상자 중 약 7.9%의 대상자가 관찰 기간 내에 성범죄로 동종 재범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재범위험성 평가관련 KSORAS 개별문항의 기술통계는 표-4와 같다. 전체 대상자의 KSORAS 총점은 평균 13.7점 (표준편차 3.01점)이었다. 문항별로 비교적 높은 점수분포를 가진 문항은 혼인경험 없음(0.883), 본범유형 접촉형(2.986), 피해자 낮선이/가족(.739) 등이 있었고, 낮은 점수분포를 가진 문항은 남성피해자(0.040), 감독기간중 문제행동(0.301) 등이 있었다.

2. 분석방법 : ROC 분석

본 연구는 범죄자 유형별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예측타당도(predictive validity)를 검증하는 것을 연구문제로 삼는다. 재범위험성 평가도구가 평가대상자의 재범가능성을 얼마나 잘 예측하는가에 관한 기준을 예측타당도라 지칭하며, 예측타당도의 검증과 관련되어 선행연구에서 활용되는 주요한 개념으로는 ‘판별력’(discrimination)과‘교정력’(calibration)이 있다.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판별력은 평가도구가 재범집단과 비재범집단을 얼마나 잘 변별 해 줄 수 있느냐의 문제이고, 교정력은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예측내용과 실제 발생결과가 얼마나 일치 하는가에 관한 문제이다. 전통적으로 판별력과 관련된 통계치가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예측타당도 지표로 활용되어 왔으며, 교정력에 대한 관심은 최근에야 발생하기 시작했다 (Helmus & Babchishin, 2017).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예측타당도 중‘판별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다양한 통계치가 활용되어 왔으나, 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통계분석 방법은 ROC(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분석법이다 (이수정ㆍ윤옥경, 2003). ROC 분석법은 다른 통계치에 비해 표준화된 메트릭이며, 재범 기저율에 독립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해당 통계치를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예측타당도를 비교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ROC 분석법은 4가지 예측 가능성, 즉 ①재범할 것이라고 예측된 범죄자가 추후 재범한 경우(True Positive: TP), ②재범할 것이라고 예측된 범죄자가 재범하지 않는 경우(False Positive: FP), ③재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 범죄자가 재범하지 않는 경우(True Negative: TN), ④재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 범죄자가 재범한 경우(False Negative: FN)를 활용하여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라는 두 가지 지표를 생성하고 이에 근거하여 재범 예측도구의 효용성을 결정한다. 민감도는 실제 재범자 중 재범위험성이 높다고 예측된 자의 비율을, 특이도는 실제 비재범자 중에서 재범위험성이 낮다고 예측된 자의 비율을 지칭하며,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총점이 이 두 수치를 가장 높게 산출해주는 경우를 AUC(Area Under the Curve)라는 통계수치를 통해서 제시한다. 과연 어느 수준의 AUC 수치를 적정한 통계치로 간주할 것인지에 대해 학자간 견해가 일치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AUC .50은 통계적‘우연’인 가장 낮은 수준을 의미하여, AUC가 .50 - .63는 예측타당도‘낮음’으로, AUC가 .64 - .70은 ‘중간’ 수준으로, AUC가 .71 이상인 경우 예측타당도 ‘높음’ 수준으로 분류하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Rice & Harris, 2005; Cohen, 1992).

Ⅳ. 분석결과

1. 성범죄자 유형별 재범위험성 평가도구의 필요성 탐색

1) KSORAS의 집단별 예측타당도 분석

KSORAS 총점이 전체 성범죄자, 아동/청소년 상대 성범죄자, 성인 상대 성범죄자의 재범을 잘 예측하는지에 관한 예비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전체 성범죄자 866명을 상대로 KSORAS의 재범예측력을 분석한 결과, KSORAS 총점의 성범죄 재범예측력은 AUC 기준 .678로 ‘중간’ 수준이었다. 다음으로 전체 분석대상자 중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429명*에 대해서만 KSORAS 총점의 재범예측력을 추정하였을 때, 예측타당도는 AUC 기준 .744로 ‘높음’ 수준이었다. 그러나, 분석을 성인 대상 성범죄자 437명에 한정했을 때, 그 재범예측력은 AUC 기준 .643으로 대폭 감소하였다. 다만, KSORAS의 범죄피해자 유형에 따른 재범예측력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chi2(1)=2.31, Prob>chi2 = 0.128). 비록 작은 샘플수로 통계적 유의미성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분석결과는 피해자 유형을 고려하여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성을 별도로 추정할 필요성을 어느 정도 입증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 KSORAS의 문항별 효용성 탐색

KSORAS가 성범죄자 유형에 상관없이 재범위험성을 잘 예측할 수 있는가에 관한 추가 분석을 위해, KSORAS의 문항별 재범예측력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성범죄 재범여부를 종속변수로 하는 로짓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개별 문항과 재범여부간 단순로짓분석을 실시한 후, 전체 문항을 포함한 다변인 로짓분석(multi-variate logit)을 실시하였지만, 결과는 다변인 로짓분석 위주로 제시하였다.** 우선 전체 성범죄자에 대한 KSORAS 개별 문항별 재범예측력을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전체 15개 문항 중 총 4개 문항이 성범죄 재범여부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보였다. 이 중 5번(성범죄전과), 6번(폭력전과), 7번(시설수용기간)은 원래 문항의 취지대로 각 문항 1점 증가시마다 재범위험성을 각 69%, 49%, 82%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13번(현저한 폭력의 사용)의 경우에는 문항의 구성 취지와는 반대로 재범위험성을 약 51%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음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만을 상대로 KSORAS 개별 문항의 재범예측력을 살펴보았다. KSORAS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게는 비교적 높은 예측타당도를 보여줬던 것처럼 (AUC=.744), 총 6개 문항이 성범죄 재범여부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번(혼인여부), 5번(성범죄전과), 6번(폭력범죄전과), 7번(시설수용기간), 14번(감독중 문제행동)은 원래 문항의 취지대로 각 문항의 1점 증가시마다 재범위험성을 각각 증가시켰다. 일부 문항은 문항의 취지와 달리 재범위험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특히 3번(최초입건연령)의 경우에는 재범위험성을 약 65%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마지막으로 성인 대상 성범죄자만을 상대로 KSORAS 개별 문항의 재범예측력을 살펴보았다. KSORAS가 성인 대상 성범죄자에게는 비교적 낮은 예측타당도를 보여줬던 바와 같이 (AUC=.643), 총 2개의 문항만이 성범죄 재범여부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보였다. 이 중 5번(성범죄전과)은 원래 문항의 취지대로 각 문항의 1단위 증가시마다 재범위험성을 약 81%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일부 문항은 문항의 취지와 달리 재범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고, 특히 13번(현저한 폭력의 사용)의 경우에는 재범위험성을 약 48%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되었다.

* 피해자 연령집단 구분을 위해서는 KSORAS 8번문항을 기본으로 활용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경우 피해자가 아동/청소년 집단인 경우의 연령 기준은 만 18세 미만을, 성인은 만 18세 이상을 지칭한다.

** 단순 로짓분석결과 KSORAS 8번(피해자연령), 9번(피해자관계), 13번(현저한폭력) 문항은 양변인 수준에서도 재범여부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 이들 문항들은 재범위험성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8번 오즈비 .79, 9번 오즈비 .85, 13번 오즈비 .59)

*** 13번 문항의 예측력은 기존의 예상과는 다른 것이었는데, 이에 대해 추가 분석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관계는 지속되었다. 이것이 “현저한 폭력”이라는 추상적 개념의 측정 오류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인지, 실제로 이러한 이론적 관계가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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