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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내어 다가서면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영월교도소 교감 김수갑 & 교도 반호현

8개월째 보안과 행정서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임용 2년차 새내기 교정공무원 반호현 교도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새로운 업무가 주어질 때마다 혹시나 제대로 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불안이 엄습하는 것.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보안행정팀장 김수갑 교감이 반 교도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 “지금처럼 선배들에게 용기 내어 다가서면 그걸로 충분해요!”

강진우 사진 홍승진

서로의 존재가 든든한 선후배

김수갑 교감 우리 함께 1월에 보안행정팀으로 왔으니, 벌써 8개월째 함께 일하고 있네요. 마치 8년인 것처럼 여러 일이 참 많았죠? 요즘 반 교도는 일하기 괜찮나요? 커피 한 잔 나누면서 편하게 이야기 나눠 봐요.

반호현 교도 보안행정팀 선배님들이 여러모로 도와주고 계셔서 많이 의지하면서 주어진 일을 착실히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특히 팀장이신 교감님의 도움과 격려가 저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고 있습니다!

김수갑 교감 그렇다고 해도 사실 일이 쉽지만은 않을 거예요. 보안과 근무 경험을 2~3년 정도 쌓은 직원이 보안과 행정서무 업무를 맡는 게 보통인데, 이례적으로 임용 7개월 만에 중책을 맡게 됐으니까요. 솔직히 처음에는 경험이 적은 반 교도가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떤 일이든 웃으면서 의욕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배로서 무척 대견해요. 열심히 일해 줘서 참 고마워요.

반호현 교도 정식으로 임용된 교정공무원인 이상 맡겨진 일은 책임감 있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교감님께서 그렇게 봐 주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오히려 저는 교감님과 다른 선배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경력 차이가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스스럼없이 업무에 대해 물어보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알게 모르게 배려해 주시니까요.

김수갑 교감 반 교도는 모르겠지만, 선배들이 뒤에서 반 교도를 얼마나 칭찬하는지 몰라요. 아무래도 행정서무 업무라는 게 여기저기에서 밀려오는 일을 다방면으로 처리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예민해지거나 짜증이 치솟는 경우도 때때로 생기잖아요. 그런데 반 교도는 새로운 일이 겁날 수 있는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모든 일에 적극적이에요. 게다가 미소도 잃지 않아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힘나게 만들어 주죠. 우리 팀에 반 교도 같은 막내가 있으니 팀장으로서 늘 든든합니다!

어려움 극복의 지름길, ‘서로에게 다가서기’

반호현 교도 사실 경력이 짧아서 아는 게 많지 않다 보니 새로운 업무가 주어지면 덜컥 겁이 나고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선배님들에게 귀찮을 정도로 업무에 대해 질문합니다. 실수해서 혼나는 건 괜찮은데, 제 실수가 다른 분들의 피해로 이어지면 안 되기에 애초에 실수하지 않도록 모호한 점에 대해 계속 문의를 드리죠. 그럴 때마다 선배님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바쁜 와중에도 후배의 질문을 귀찮게 여기지 않으시고 꼼꼼하게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해 주시니까요. 아마 저였다면 그러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김수갑 교감 글쎄요, 나는 반 교도 또한 선배가 됐을 때 후배를 친절하게 도와줄 거라고 확신해요. 선배가 돼 보면 알겠지만, 경력이 길어질수록 후배가 어떤 모습으로든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고마워요. 심지어 일에 대해 귀찮을 정도로 많은 질문을 들고 와도 내심 기쁩니다. 그만큼 선후배 사이의 소통과 교류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나는 오히려 후배들이 선배를 더 귀찮게 했으면 좋겠어요. 업무 외적으로도 밥 사 달라고, 술 한 잔 같이 해 달라고 이야기하면 아마 안 사 줄 선배는 없을 겁니다. 선배가 다가갔다가는 자칫 꼰대라고 욕먹을 수도 있는 세상이니, 이제는 후배들이 다가와 줬으면 좋겠어요. 선배들 대부분이 두 팔 벌려 환영할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나는 반 교도가 참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언제든 불안하거나 힘들 때는 나를 포함한 선배들에게 손을 뻗으세요. 모두들 굳게 맞잡을 마음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웃음)

반호현 교도 감님은 불안하거나 힘든 상황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며 여기까지 오셨나요?

김수갑 교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예요. 아무리 어렵고 힘든 순간이라도 언젠가는 지나가기 마련이고, 돌이켜 보면 그 과정 속에서 성장의 교훈을 얻을 수 있죠. 그래서 나는 업무에 대한 고민을 집에까지 가져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운동이나 잠으로 한발 물러선 다음 업무에 복귀했을 때 어려운 상황이 더 잘 풀립니다. 그래서 반 교도에게도 최선을 다해 일하되, 필요 이상으로 일에 얽매이지 말라는 조언을 전하고 싶어요.

고비를 이겨 내며 완성한 진한 전우애

반호현 교도 교감님 말씀대로 어떤 상황이든 반드시 지나가리라는 믿음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초 코로나19 재유행 당시 코로나 대응반으로서 엄청 바쁘게 지냈던 게 어제 일처럼 생생해요. 당시 직원들의 감염이 이어지면서 교감님과 제가 보안행정 사무뿐만 아니라 코로나 대응 업무를 전담하다시피 해야 했고, 나란히 앉아서 쏟아지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진땀을 뺐죠. 만약 그 어려운 상황이 곧 지나갈 거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겁니다.

김수갑 교감 맞아요. 그때 함께 있으면서 ‘팀원들 복귀할 때까지 힘내자’고 서로를 다독였었죠. 의자를 옆에 놓고 함께 업무를 볼 정도로 열심히 일하다가 결국 2월 말에 하루 차이로 확진 판정이 나기도 했는데, 그래서인지 반 교도는 나와 30년 가까운 경력 차이가 나는데도 왠지 수많은 전장 속에서 함께 살아남은 전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재유행이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다시 찾아온다고 해도 반 교도와 함께라면 충분히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반호현 교도 경력 말씀을 하시니까 평소 궁금했던 질문이 하나 떠올랐어요. 교감님은 임용 30주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누구보다 활기차게 일과를 보내시는데요. 특별한 건강 관리 비결이 있으신가요?

김수갑 교감 일단 잠을 잘 자야 해요. 보안과 교정공무원 중 상당수가 수시로 변하는 일과 때문에 잠을 못 잔다며 힘들어 하는데요. 잠자는 것도 어느 정도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자야 할 때 내 안의 모든 것을 바깥으로 밀어내고 잠에만 집중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가지면 어느 순간 숙면을 취할 수 있고, 다음 날 충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요. 또한, 우리 직업병 중 하나인 고립감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해요. 나는 야근부에 있을 때 수시로 요가와 스트레칭을 했어요. 지금은 1년째 동료들과 함께 풋살을 하고 있죠. 땀을 쭉 빼면 잠이 아주 잘 옵니다. 반 교도도 이번 기회에 함께 풋살 모임 한 번 나가 보지 않을래요?

반호현 교도 안 그래도 타지에 와서 적적했는데, 운동도 하고 좋겠네요! 다음 번 모임 때는 꼭 교감님과 함께 참석해서 열심히 공을 차 보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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