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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사단이 차린
중복의 ‘맛있는 건강’

경북북부제2교도소

강진우 사진 봉재석 사진제공 tvN

거대한 식재료 배낭을 짊어진 백종원 사단이 경북 청송에 나타났다. 무더위와 교정교화 활동으로 고생하는 200여 명의 교정공무원에게 손수 차린 고단백·고열량의 점심 식사를 선물하기 위해 tvN 예능 프로그램 <백패커> 제작진과 함께 경북북부제2교도소에 찾아온 것. 덕분에 교정공무원들은 맛있고 건강한 중복의 추억을 맛볼 수 있었다.

경북북부제2교도소에 찾아온 ‘맛잘알’ 요리사들

매미가 요란한 울음소리로 한여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던 지난 7월 26일, tvN 예능 프로그램 <백패커> 제작진이 30℃가 넘는 무더위를 뚫고 경북북부제2교도소의 문을 두드렸다. <백패커>는 백종원·오대환·안보현·딘딘으로 구성된 ‘맛잘알(맛을 잘 아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출장 요리사’들이 시청자의 의뢰를 받은 곳으로 직접 가서 현장의 상황에 맞춘 즉석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경북북부제2교도소 보안과 김도년 교감의 의뢰를 받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경북북부제2교도소 교정공무원 200여 명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것이다.
경북북부제2교도소는 국내 유일의 중경비 교정시설로서, 이곳의 교정공무원들은 엄정한 법질서 확립과 철저한 수용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20년 12월에는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확진 수용자 345명을 수용한 뒤 두 달 만에 전원 완치시켜 돌려보내기도 했다. 이렇듯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지금껏 최선을 다해 온 경북북부제2교도소 교정공무원들에게 백종원 사단이 손수 조리한 특식은 특별한 추억과 맛있는 건강은 물론 앞으로 교정교화 활동을 펼쳐 나가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터였다.
<백패커> 출장을 의뢰한 김도년 교감이 오전 6시 30분쯤 도착한 출연진을 반갑게 맞이했다. 김 교감이 백종원 사단에게 부탁한 요리는 고단백·고열량의 여름 보양식. 수용자 교정교화를 위해 밤낮없이 땀 흘리는 동료 교정공무원들을 생각해 세심하게 정한 요리 주제였다. 김 교감을 통해 경북북부제2교도소에 대한 소개와 교정공무원들의 고충을 들은 출연진의 얼굴에 진지함이 가득 들어찼다. 때마침 촬영일도 중복이었던 만큼, 교정공무원들에게 강한 기운을 북돋아 줄 한 상을 차려 내겠다는 굳은 각오가 담긴 표정이었다.

<백패커>와 함께 만든 특별한 중복

7시경 직원식당에 들어선 출연진은 직원 급양을 담당하는 복지과 박재우 교사의 안내를 받아 각종 요리도구와 부식창고를 점검했다. 백종원의 빠른 상황 판단에 따라 이날의 점심 메뉴는 트러플로제 닭볶음탕, 돼지고추장찌개, 감자어묵볶음, 돈육버섯밥으로 결정됐다. 처음 마주하는 조리 상황에 당황할 법도 하건만, 이미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춰 온 출연진은 백종원의 진두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10시 40분에 배식이 시작될 예정이었으니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네 시간 남짓.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는 ‘요리 전투’가 순식간에 곳곳에서 펼쳐졌다.
<백패커>는 현장 상황에 맞춘 요리를 한다는 프로그램 콘셉트상 촬영 당일까지 정해진 메뉴가 따로 없다. 그러다 보니 의뢰인의 요리 주제와 현장의 조리 도구 및 식재료들을 잘 맞춰 최상의 요리를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제작진 또한 매번 조리 공간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로 현장을 지켜보며 가슴을 졸인다고. 이는 경북북부제2교도소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게 <백패커> 메인 작가의 설명이다.
어느덧 주어진 조리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게 다 될까?’ 싶었던 요리들이 마법처럼 배식대를 가득 채웠다. 출연진은 직접 배식에도 나섰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교정공무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함이었다. 맛과 영양이 가득한 음식을 출연진에게 직접 받은 교정공무원들은 아이처럼 좋아하며 백종원 사단의 정성과 요리의 깊은 맛을 마음껏 즐겼다. 촬영 말미, <백패커>의 메인 작가는 현장에서 지켜본 교정공무원들의 헌신적 노력에 존경과 고마움을 표하며 이날의 음식이 앞으로의 교정교화 활동에 대한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리부터 배식까지 치열한 다섯 시간을 보낸 출연진도 교정공무원들에게 위안과 추억을 선물했다는 뿌듯함을 가득 품고 기분 좋게 보안과 정문을 나섰다. 경북북부제2교도소의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던 중복은 이렇듯 훈훈하고 든든하게 마무리됐다. 경북북부제2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백패커>는 8월 18일(13회차) 방송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백패커> 참여 교정공무원의 생생 촬영 후기

정년퇴직 전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경북북부제2교도소 보안과 교감 김도년

Q. <백패커>에 출장 의뢰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내년 6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데요. 경북북부제2교도소를 빼놓고는 교정공무원으로 일한 지난 33년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1992년 12월 교도소 개청을 지원했고, 교사·교위·교감 승진을 모두 이곳에서 했죠. 20여 년 동안 몸담으며 큰 애정을 쏟은 경북북부제2교도소의 동료들에게 특별한 추억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Q. 오늘 어떤 촬영을 하셨나요?

경북북부제2교도소에 도착한 출연진을 맞이하고 교도소 소개, 보안사항 교육, 식당 안내 등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출장 의뢰자로서 인터뷰도 진행했는데요. 교정공무원들의 고충과 노력 등 많은 말을 준비했는데 긴장한 탓에 준비한 대로 인터뷰하지 못해 아쉽네요. 그래도 경북북부제2교도소와 동료들을 위한 제 진심만큼은 화면에 잘 담겼을 거라 믿습니다.

Q. 출연진이 직접 만든 요리를 먹어본 소감이 궁금합니다.

무더위와 수용 관리에 지쳐 있을 교정공무원들을 위해 고단백·고열량 보양식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는데요. 낯선 조리 환경과 미비한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요리한 출연진의 노고에 감동했습니다. 그만큼 맛도 꽤 깊고 진하더군요. 역시 ‘백종원은 백종원이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웃음)

Q. 내년 6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계신데요. 전국의 교정공무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33년 동안 일한 제가 내린 결론은, 교정공무원은 사회의 안전과 수용자의 내일을 지키는 매우 중요하고 성스러운 직업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교정공무원들도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교정교화에 임하셨으면 합니다. 한편으로는 오늘과 같은 이벤트를 통해 교정공무원의 헌신적인 노고가 세상에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힘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보람 있었습니다.

경북북부제2교도소 복지과 교사 박재우

Q. ‌오늘 촬영에서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직원 급양 담당이다 보니 새벽 4시에 출근해서 조리 도구 정리, 직원식당 상황 점검 등을 미리 해뒀습니다. 출연진이 도착한 후에는 상황 안내 및 조리 도우미 역할을 맡았는데요. 대부분의 요리를 출연진이 직접 하셨지만, 그 사이에서 조금이나마 일손을 돕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Q. 촬영 중 기억에 남았던 일을 하나 소개해 주세요

오대환 씨와 함께 밥을 지으면서 교정공무원의 업무와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대환 씨도 교정공무원에 대한 세상의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교정공무원으로 일하는 데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이미 직업적 자부심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기운이 났습니다.

Q. 촬영을 무사히 마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아무래도 신경 써야 할 게 많다 보니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경북북부제2교도소에서 함께 일하는 선후배와 동료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 드린 것 같아 뿌듯합니다. 직원 급양 담당으로서 점점 더 맛있는 밥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앞으로 넓은 아량과 배려로 직원식당을 바라봐 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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