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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에 띄운
요트, 그리고 힐링

서울남부교도소 교위 안진수 & 인천요트아카데미 대표 류해석

바다 한가운데 띄운 요트, 그 위에서 누리는 해방감과 힐링. 서울남부교도소 안진수 교위가 용기 내어 요트 조종에 한 발 다가섰다. 전(前) 국가대표 강사와 함께 들어선 요트의 세상은 의외로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자리해 있었다.

강진우 사진 이정도

새로운 세계로의 첫 항해

안진수 교위는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바다가 좋았다. 끝을 모르게 펼쳐져 있는 수평선, 잔잔함과 사나움을 번갈아 보여주는 파도, 그 위에 지붕처럼 얹혀 있는 하늘은 그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바다 생활을 해 보고 싶어 해군에 지원했지만 기대와 달리 지상 근무 보직을 맡게 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때 결심했다. 언젠가는 배, 특히 바닷바람으로 나아가는 요트를 조종해 보겠노라고.
“교정공무원 임용 후 수상스키, 서핑 등을 하며 지내던 와중에 PD 출신 김승진 선장의 요트 세계일주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근질거리더군요. 하지만 요트와 관련된 활동은 비쌀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죠. 그래서 오늘 요트 전문가와 함께 조종을 체험하며 그간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합니다.”
안진수 교위가 찾은 곳은 인천 영종도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왕산마리나의 인천요트아카데미다. 아카데미를 이끄는 류해석 대표는 지난해까지 요트 국가대표를 지냈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갖춘 그야말로 요트 전문가다. 안 교위가 류 대표에게 “저를 포함한 일반 사람들은 요트 조종에 대해 비싸고 호화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자 류 대표가 빙그레 웃으며 안 교위를 안심시켰다.
“오늘 저와 시간을 보내신 뒤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되실 겁니다. 요트를 타려면 반드시 배가 있어야 했던 과거에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지만, 전국의 마리나를 중심으로 요트아카데미와 동호회가 형성된 지금은 생각보다 합리적으로 어렵지 않게 요트 조종을 즐기실 수 있어요.”
높아진 접근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류해석 대표는 요트가 항구를 떠나자마자 안진수 교위에게 조타를 맡겼다. 덕분에 안 교위는 40분가량 요트를 조종하며 바다를 누빌 수 있었다.

이것이 궁금하다! Q&A

Q 대표님이 지금껏 느끼신 요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바다 그 자체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일반 관광선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요트에서 바람을 타며 느끼는 바다는 결이 완전히 다르죠. 엔진을 이용해 움직이는 동력선과 달리 인위적인 진동이나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요트의 매력입니다. 한마디로 자연과 가장 가까운 배인 셈이죠.

Q 요트를 조종할 수 있는 자격증이 따로 있나요?

A 요트에 입문하시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트는 면허가 따로 있습니다. 동력기관을 이용하는 배와 바람과 조류를 이용하는 요트는 움직이는 원리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흔히들 알고 계시는 동력수상레저기구면허 1·2급 대신 ‘요트면허’를 취득하셔야 합니다. 전국의 요트면제교육장에서 5일 정도 연수를 마치시면 취득하실 수 있고 비용은 70만 원 내외입니다. 자동차 운전면허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죠.

Q 요트면허 취득 시 거쳐야 하는 교육과정에 대해 알려주세요.

A 보통 5일 과정으로 교육이 진행됩니다. 실기와 이론을 함께 배우며 요트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알려주는 요트 개요, 요트의 구성 및 접안과 이안, 요트 조종술, 관계법령, 항해술, 수상 상식, 구급 및 응급조치 등 요트 조종에 필요한 것들을 두루 배우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요트 조종술 평가까지 마치면 수료증과 요트면허가 나옵니다.

Q 요트면허 취득 후 실제로 요트를 조종하려면 배를 구입해야 하나요?

A 그러셔도 되지만 요트 가격이 상당하고 마리나 계류비도 한 해에 1,000만 원에 달해서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전국의 마리나에 있는 요트아카데미 연간 멤버십이나 동호회에 가입해 요트 조종을 즐기죠. 각 기관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일반적인 취미에 들어가는 비용 정도만 부담하시면 요트 교육과 실전 항해를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Q 혹시 위험하지는 않나요?

A 사실 요트는 가장 안전한 배에 속합니다. 항구 접안과 이안에만 신경 써 주시면 탁 트인 바다를 안전하게 만끽하실 수 있고요. 각 마리나의 공식 요트 아카데미를 이용하시면 마리나의 구조선이 상시 대기하고 있어 만에 하나 위급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신속한 구조가 가능합니다. 원거리 항해 시에는 해양경찰에 경로를 신고하기에 더욱 안전하죠. 특히 요트는 배 아래쪽에 요트 무게의 1/3에 달하는 무게 중심추인 밸러스트가 달려 있어서 전복될 걱정이 없는 안전한 해양 레포츠입니다. 그러니 언제든 부담 없이 문의 주세요!

MINI INTERVIEW
안진수 교위

“말씀을 듣고 요트를 직접 체험해 보니 생각보다 합리적이고 안전한 레포츠여서 내심 놀랐습니다. 배를 구입하지 않고도 요트를 즐길 방법이 있어 더욱 좋네요. 조만간 요트면허를 따고 연간 회원권을 끊어서 가족들과 함께 바다에서의 여유를 마음껏 즐길 생각입니다. ”

류해석 대표

“예상보다 구체적인 질문을 해 주셔서 ‘진짜 요트에 관심이 있는 분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즐겁게 요트에 대해 수다를 나눴네요. 해군 출신이셔서 그런지 요트 조종 요령도 금방 익히시더군요. 조만간 바다에서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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