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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처럼 빠르게 치고 던져라!

여주교도소 야구동호회 질풍크로우즈

야구 유니폼을 입고 글러브와 배트를 드니 제법 선수 같다. 신체 단련과 함께 동료들과의 팀워크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야구. 남다른 야구 사랑에 야구 실력을 좀 더 키우고 싶은 마음을 안고 여주교도소 야구동호회 질풍크로우즈의 두 멤버 노진석 교사와 하승환 교사가 오늘 하루 야구 레슨을 받았다.

정라희 사진 이정도

멈출 수 없는 야구를 향한 열정

어떤 이들은 야구를 ‘보면서’ 즐기고, 또 다른 이들은 야구를 ‘하면서’ 흥미를 느낀다. 좋아하는 야구팀을 응원하는 즐거움 이상으로 직접 그라운드를 뛰는 재미가 크다는 노진석 교사와 하승환 교사. 그 마음이 두 사람을 야구동호회로 이끌었다. 두 사람이 몸담은 야구팀은 다름 아닌 여주교도소 야구동호회 질풍크로우즈. 20여 명이 활동하는 동호회에서 노진석 교사는 감독 겸 투수를, 하승환 교사는 중심타자를 맡고 있다.
“여주교도소 야구동호회는 2009년 5월 1일에 질풍노도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러다 3~4년 전에 팀의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질풍크로우즈로 동호회 명칭을 바꿨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조금씩 야구 실력을 키워가고 있는 팀이라고 할 수 있지요.”
노진석 교사가 질풍크로우즈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팀명에 붙은 ‘크로우즈(crows)’는 익히 알다시피 영어로 ‘까마귀’를 뜻하는 말. 평소 검은색 제복을 입고 근무하는 교정공무원들에게 검정빛깔의 까마귀는 익숙한 새다. 노진석 교사는 2014년에 입사했을 때부터 야구동호회에 참여했고, 하승환 교사는 2016년에 입사해 이듬해인 2017년부터 야구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무척 좋아했어요. 학창 시절에 육상부와 축구부 활동도 했고, 태권도와 유도, 합기도, 특공무술 등 다양한 무도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야구는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야구를 한번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야구동호회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하승환 교사의 말이다. ‘야구하는 재미’는 해본 사람만이 안다. 낚시 애호가들이 물고기를 낚을 때 느끼는 손맛 같은 느낌이 야구에도 있다는 것. 글러브로 제대로 공이 들어올 때도 그렇지만, 배트에 공이 제대로 맞을 때도 느껴지는 짜릿함이 있다. 뛰고 움직이며 얻는 운동 효과도 있지만, 공을 던지고 치는 과정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숨은 실력을 끄집어낼 특별한 야구 레슨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한동안 중단됐던 사회인 야구리그도 올해부터 재개됐다. 좀 더 안전한 방역을 위해 질풍크로우즈는 아직 사회인 야구리그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경기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그러자면 새로운 회원들도 모집해야 하고, 기존 회원의 실력도 관리해야 한다. 동료의 추천으로 <교정>에 출연하면서 야구 레슨까지 받게 돼 무척 반가웠다는 두 사람. 그래서 여주에서 출발해 야구교실이 있는 수원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코로나19로 모든 리그가 중단되면서 최근 3년 동안 단체 훈련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애써 쌓아온 실력이 퇴화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도 컸어요. 개인적으로도 평소 자세를 점검하면서 원포인트 레슨을 받고 싶은 바람도 있었거든요. 사실 사회인 야구동호회에서는 그런 기회를 얻기가 어려운데 이렇게 기회가 생겨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실제로 두 사람의 야구사랑은 남다르다. 코로나19로 사회인 야구리그에 출전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개인 연습을 틈틈이 하며 야구에 대한 감을 이어오고 있었던 것. 하지만 프로 선수들의 동영상을 아무리 봐도 혼자만의 노력으로 자세를 교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게 가볍게 몸을 풀고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기 시작한 두 사람. 짧은 시간 안에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투구와 타격에 집중해서 레슨을 받기로 한다.
첫 번째 레슨은 투구자세를 교정하는 데 집중됐다. 투구자세를 바로 잡으면 원하는 곳에 공을 제대로 보낼 수 있고, 잘못된 투구 습관이 드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제구력 관리는 사회인 야구동호회원들에게는 더욱더 간절했던 부분이다. 팔을 들어 올리는 것부터 움직이는 범위, 손 모양까지 하나하나 바로잡아나가는 두 사람. 연습으로 던지는 공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제구력이 눈에 띄게 나아진다. 미처 몰랐던 부분을 몸으로 느끼고 깨달으면서 조금씩 자신감도 더해진다.
“평소 공을 던지다 보면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경향이 컸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이 좌우로 빠질 때도 간간이 있었고요. 그런데 공이 좌우로 빠지면 자칫 상대 팀 선수가 맞을 수도 있어요. 프로리그에서야 공이 몸에 맞아도 경우에 따라서는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취미로 하는 사회인 야구는 무조건 부상 없이 즐기는 게 우선이거든요. 강사님이 상체를 좀 더 숙이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좀 더 연습하면 제구가 나아질 것 같은 기대감이 듭니다.”

함께해서 더 좋은 스포츠, 야구

이어 두 사람은 차례로 타격 레슨에 들어갔다. 실제로 공을 쳐보면서 자세를 교정하고 조금씩 타격감을 높여나간다. 배트에 닿는 공의 느낌은 쳐본 사람만이 아는 것. 빠르게 날아오는 공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사회인 야구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당겨치는 습관이 있어요. 어깨가 일찍 열리고 세게 치려고 하다 보니 스윙도 서두르게 되고요. 항상 그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문가의 눈으로 교정을 받으니 좀 더 나아진 기분입니다.”
실력을 끌어올릴 비법을 전수 받았으니 앞으로는 이날 배운 것을 반복해서 훈련해 실전에서 활용해보는 일만 남았다. 더불어 두 사람은 야구하는 즐거움을 더 많은 이와 공유하고 싶은 바람도 털어놓는다.
“야구는 한 사람이 아무리 잘해도 팀워크가 잘 맞아야 경기력이 올라가는 스포츠입니다. 함께 호흡하며 나누는 특별한 느낌들이 있어요. 그런 경험을 공유하면서 동료애도 더욱더 돈독해졌습니다.”
언젠가 열린 야구경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11회까지 이어진 승부치기를 통해 극적인 승리를 일군 에피소드도 여전히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서울지방교정청 야구대회에서 3위를 하고 전국대회에 출전했던 몇 해 전의 추억을 다시금 재현해보고 싶은 두 사람. 세상에 수많은 강팀이 있어도 이들에게 제일 소중한 야구팀은 아무래도 질풍크로우즈다. 이날의 특별한 강습을 디딤돌 삼아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릴 질풍크로우즈의 활약을 기대한다.

노진석 교사

하승환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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