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자극이 필요한 순간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답답한 일상이 조금씩 걷히고 있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하나씩 하며 후회 없이 보내겠다는 기대가 잔뜩 부푼다. 그런 마음을 가득 안은 윤주성 교감이 특별한 하루의 문을 두드렸다.
“평소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후배 직원이 월간 〈교정〉을 자주 보는데, 좋은 추억이 될 거라며 저를 추천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는 흔쾌히 하겠다고 했죠.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 좋은 추억과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기대됩니다.”
윤주성 교감이 교정공무원의 옷을 입은 지 벌써 30여 년.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점점 자신을 꾸미는 일에서 멀어졌다고. 평일이면 근무복, 주말이면 등산복이 더 편하지만,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고 도전해 보면 더 멋진 삶이 만들어지는 법. 오랜 시간 유지해 자신만의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게 두려울 수 있지만, 윤주성 교감은 흔치 않은 기회라 생각해 주저 없이 스타일 변신에 나섰다.
“여름이니 좀 새롭고 밝은 옷을 입어볼까 생각했어요.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니 평소에 입지 않았던 스타일에 도전해 보고 싶었죠. 특히 편안하면서도 단정한 캐쥬얼의 옷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날씬해 보이는 것도 중요하고요.”
여러 가지 옷을 앞에 두고 잠시 고민하던 윤주성 교감에게 스타일리스트가 밝은색의 셔츠와 바지를 추천했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특별히 시원한 소재로 골랐다. 처음에는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 섞인 반응이었지만, 옷을 갈아입고 나온 윤주성 교감은 생각보다 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내 자연스럽게 사진 촬영에 임했다.
리넨 셔츠 & 바지
자연스러운 느낌의 분홍색 리넨 셔츠와 아이보리색 바지로 편안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여름 캐주얼 스타일. 신발도 면 소재 슬립온으로 색상과 소재를 통일했다.
리넨 재킷 & 치노팬츠
연한 베이지색 리넨 재킷에 티셔츠를 받쳐 입고, 파스텔 느낌의 파란색 치노팬츠에 흰색 벨트, 목에는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었다. 색상을 맞춘 보트 슈즈까지 더해 여름에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세미 캐주얼 정장 스타일.
우연한 기회가 만든 보람찬 삶
교정공무원으로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온 윤주성 교감. 지금은 누구보다 자부심을 느끼며 교정교화에 힘쓰고 있지만, 그가 교정공무원이 된 배경에는 우연한 계기가 있었다.
“처음에는 교정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생소했죠. 제대하고 공무원을 준비하던 차에 우리 형님의 친구분이, 당시 교정공무원이었는데, 제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교정공무원을 추천했어요. 시험일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죠.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어요. 그렇게 시작해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 우연한 기회가 윤주성 교감의 삶을 바꾼 중요한 선택이 될지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오랫동안 교정시설에 몸담고 있었으니 경험한 것도 많을 터. 교정공무원으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을 묻자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수용자 중에서는 사회에서 평생 의지할 데 없이 어렵고 힘들게 생활하다가 생활형 범죄를 저질러 교정시설에 오는 사람도 있어요. 그들이 이곳에 와 죗값을 달게 받는 동안 교정교화를 통해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면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하지만 윤주성 교감은 수용자 관리와 교정교화가 결코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근무하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나,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모든 게 그렇듯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우리 동료들과 후배들은 그만큼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고요. 그래도 포기 말고 ‘부자유친’의 자세로 임하길 바랍니다. ‘부드럽고, 자상하고, 유연하고, 친절하자’는 의미인데요, 진심 어린 마음이 수용자를 변화시킬 겁니다.”
교정에서 값진 경험을 얻다
첫 번째 의상 촬영을 마친 윤주성 교감은 다음으로 캐주얼 정장 스타일에 도전했다. 연한 갈색의 리넨 재킷에 밝은 하늘색 바지를 함께 입었다. 평소 정장 스타일을 선호해 재킷 등을 즐겨 입지만, 조금 더 새롭고 밝은 스타일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가벼운 스카프를 착용했고, 색깔을 맞춘 보트 슈즈까지 더해 시원해 보이면서도 개성 있는 스타일이 완성됐다.
“교정공무원이 되기 전, 그러니까 아주 젊었던 시절에 잠시 유명한 옷 가게에서 일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스타일링이라는 것에 관심도 있었고, 많이 배우고 싶었죠. 이후로는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니 다양한 옷을 입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오늘은 평소와 다른 제 모습을 보니 신기하네요.”
꾸준히 달려오다 보니 어느덧 정년퇴임을 3년 정도 남겨 두고 있는 윤주성 교감. 지나온 시간이 긴 만큼 그는 지금까지 달려온 추진력을 이용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때가 되면 지금보다 여유롭겠지만, 지금은 제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 이후에는 새로운 도전을 해볼 계획입니다. 그동안 사회복지대학원을 다니면서 사회복지사 2급, 요양보호사, 심폐소생술 자격증 등을 땄어요. 교정시설에서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사회복지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거죠.”
대화 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변함없이 강렬한 눈빛을 보여준 윤주성 교감. 평소 업무에 임하는 그의 자세를 조금이나마 알게 하는 대목이다.
그것이 궁금하다
주말에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등산과 독서를 하면서 신체와 마음을 단련합니다. 안양교도소 뒤에 있는 모락산에 자주 오릅니다. 그러다 보니 잔병치레도 없는 것 같고요. 또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추천합니다. 자기의 내면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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