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파일럿 체험에 도전 일상의 고도를 높이다!
홍성교도소 서산지소 교사 한벗
글 김주희 사진 홍승진
글 김주희 사진 홍승진
어느 주말 오후, 한벗 교사가 당도한 곳은 홍대입구역 부근에 자리한 항공기 조종 체험장 ‘비행맛’이다. 제주항공이 항공기 비행 시뮬레이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 실제 항공기 조종석과 같은 환경이 갖춰져 있다. 평소 하늘을 나는 활동에 흥미를 느낀 한벗 교사가 일일 파일럿이 되기로 했다
“유년 시절 그리스 신화를 읽었는데, 이카루스의 꿈이 인상 깊었어요.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안고 태양 가까이 날아갔잖아요. 어린 마음에 막연히 하늘에 대한 동경이 생긴 것 같아요. 또 높은 곳을 날고 싶다는 건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고요. 제주도에서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했는데, 레포츠와는 다른 매력의 항공기 조종이 궁금했어요.”
본격적인 시뮬레이터 체험에 앞서 전문 교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교관은 출발지와 목적지, 기상 상태 등을 직접 설정하길 권했고, 한벗 교사는 고민 끝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하와이 호놀룰루국제공항으로 착륙하는 비행 코스로 선택했다. 날씨는 맑음이다.
“최근 팬데믹으로 해외여행 가기가 어려웠잖아요. 평소 하와이에 가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체험으로나마 가게 되네요.”
체험 관련 사항과 주의할 점을 안내받은 후에는 정식 훈련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한쪽에 실제 파일럿과 승무원이 입는 옷이 걸려 있는데, 한벗 교사는 소매에 네 줄 장식이 들어간 기장 유니폼을 선택했다. 복장까지 갖추고 나니 더욱 실감 난다.
“기분이 좋네요. 실제로 파일럿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 훈련을 거치잖아요. 이렇게 최단 시간에 조종사복을 입는 경험을 하네요(웃음).”
시뮬레이터 안으로 들어서자 기장석과 부기장석이 마련돼 있다. 주변은 각종 계기판이 둘러싸여 있고, 정면에는 드넓은 스크린이 있다. 시뮬레이터는 보잉 737 MAX8 기종으로 실제 항공기와 동일한 환경으로 구현된 것이 특징. 신입 파일럿 교육에 사용됐던 기기라는 설명에 진짜 항공기를 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왼쪽 기장석에 앉은 한벗 교사. 이 순간만큼 항공기 운항을 직접 통솔하는 파일럿이 된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자동차 운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종간은 핸들 역할을 하는데 방향을 설정할 때 사용합니다. 레버는 동력을 발생시키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죠. 자 그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합니다.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게요.”
한벗 교사는 교관의 안내에 따라 이륙을 위해 보조 날개를 조정한다. 어느새 엔진 등에 불이 들어오고, 핸들을 돌려 활주로 쪽으로 이동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레버를 당기자 항공기가 하늘을 향해 날기 시작한다.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 들리는 특유의 소음 또한 현실감을 더한다. 아무리 체험이라지만 안전하게 조종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이륙을 마치자 하늘에서 바라보는 지상의 모습이 스크린 위로 펼쳐진다. 화창한 날씨의 맑은 풍경이 평화로운 느낌마저 자아낸다. 그것도 잠시, 순항 고도에 들어설 때까지는 신경 쓸 것들이 많다. 화면에 보이는 속도계와 고도계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모니터에는 안전한 비행을 위한 중앙점이 띄워지는데, 과녁을 맞히듯 핸들을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항로 안내 화면을 확인하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순간, 한벗 교사의 집중력이 발휘된다.
“파일럿이 아니고서는 하늘에서 거대한 항공기를 조정해 보는 일은 할 수 없잖아요. 천문학적인 무게의 비행기가 양력에 의해 뜬다는 과학적 원리는 알고 있지만, 이렇게 간접적으로 경험하니 그저 신기하네요. 시뮬레이터나 스크린 화면이 실제 같아서 절로 몰입하게 됩니다.”
일정 시간 안정적인 비행을 이어가다 어느새 스크린 속 항공기는 도착지인 하와이에 다다랐다. 저 멀리 호놀룰루국제공항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항공기가 땅에 닿기 전 미리 착륙 준비도 해야 한다. 지상용 바퀴를 꺼내는 것부터 활주로를 찾는 것까지 챙길 부분이 많다. 물 위에서 지상 위로 들어서기까지 잠깐의 위기도 있었지만,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며 공항에 착륙했다.
“하늘에 떠 있다가 활주로에 내려앉는 과정이 쉽지 않네요. 긴장되기도 했는데, 무사히 착륙해서 안도감이 듭니다.”
다시 한번 착륙 체험의 기회가 한벗 교사에게 주어졌다. 이번에는 방금 전에 교육 내용을 차츰차츰 더듬어 단번에 성공한다. 평소 업무와는 다른 체험을 해본 소감은 어떨까.
“교정공무원의 업무와 완전히 다른 일 같지만 닮은 점도 있더라고요. ‘사람’과 ‘기계’, 그 주체가 다를 뿐 대상과 친해지고 익숙해져야 업무가 수월해지는 것처럼요.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노력은 언젠가 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벗 교사는 항공기 조종 체험을 동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반복적인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체험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을 환기할 수 있다고.
시뮬레이터 안에서 즉석 사진을 찍고 명예 사원증까지 받자 모든 체험이 마무리됐다. 명예 사원증을 뿌듯하게 바라보는 한벗 교사. 그에게 이번 체험은 도전의 의미를 곱씹어 본 유의미한 시간으로 남았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작은 도전과 시도는 일상을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오늘의 도전이 단조로운 일상에 새로움을 더해 줬습니다. 더욱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경비행기 조종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또 몸에 활력을 더하고자 춤도 배워볼 생각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항공기 조종 체험이 인생의 새로운 동력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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