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Vol.536
메뉴 아이콘

범죄 피해자를 보는
다른 시선

임상수사심리학자·상담심리학과 교수 김태경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요즘,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김태경 교수는 언론매체에서 굉장히 많이 찾는 인물이다. 언제나 한결같은 차분함으로 범죄와 범죄 피해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는 요즘 주목받는 범죄 전문가들과는 또 다른 결로 사람들의 내면을 깊숙이 건드리고 있는 심리전문가이기도 하다. 최근 《용서하지 않을 권리》라는 책을 펴내 범죄 피해자를 보는 사회의 시선을 온건하게 돌리고자 시도하는 그를 만났다.

이경희 사진 이정도

진심 어린 눈으로 범죄 피해자를 바라보다

소박하고 편안하다. 김태경 교수의 첫인상이다. 누구라도 그 앞에 서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거나 감춰뒀던 내밀한 비밀을 말하고 싶은 사람, 심리학자인 그에게 덧씌워진 환상인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는 마주한 이의 마음을 여는 그런 인물이다. 김태경 교수가 처음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극히 평범한 이유에서다.
“제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을 때만 해도 심리학은 잘 알려지지 않은 학문이었어요. 철학과 심리학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으니까요. 심리학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해요. 당시 사춘기였던 제 마음을 저도 모르겠으니까, 심리학을 공부하면 최소한 내가 내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렇게 시작한 심리학은 상상과 아주 달랐다. 먼저 기초심리학을 배워 탄탄히 기반을 다져 놔야 하는데, 그 과정이 너무 재미없고 어려웠던 것. “매일 뇌 구조를 그리고 뇌의 어디가 망가지면 무슨 장애가 생기는지 배우고, 전자계산기를 들고 다니면서 통계 공부를 하고....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어요. 그걸 뒤늦게 알았죠(웃음).”
그 위기(?)를 넘긴 김태경 교수는 응용심리학으로 분야를 넓혔고 학부 졸업 후 석사 과정과 수년간의 현장 업무를 거쳤다. 그가 범죄심리학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임상심리전문가로서 병원에서 일하다가 2004년 아동 성폭력 피해자 전담 기관인 해바라기센터의 설립과 함께 그곳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였다.
“피해자를 상담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배웠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피해자 심리에 대해 경찰, 검찰, 법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교육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더 전문적인 지식의 필요성을 느꼈고 박사 과정을 시작했어요. 박사 학위를 받은 뒤에는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2년부터 강력범죄 피해자들을 돕는 스마일센터장을 겸직하면서 피해자 지원업무를 했습니다.”
김태경 교수가 쌓은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전문이론을 필요로 하는 법원, 사법 기관이 늘어나자 덩달아 김 교수의 활동 영역이 넓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피해자의 고통에 둔감해진 세상

시대에는 트렌드가 존재한다. 한때 TV만 틀면 요리사가 보였듯 지금은 범죄 관련 전문가들이 수많은 프로그램에 나와 대담을 나누고 범죄 사건과 범죄자를 분석한다. 김태경 교수는 이를 두고 “시청자들을 현혹하기에 참 좋은 재료”라는 말을 꺼냈다.
“프로파일러나 범죄 쪽으로는 출연 요청이 있어도 웬만하면 잘 안 나가려고 해요. 제가 아니어도 이야기해 주실 분들이 많으니까요. 방송국에서는 과거 사건을 재조명해야 사회적인 경각심도 높아지지 않겠냐고 말하며 출연을 부탁하지만 사실 부작용이 하나 있습니다. ‘비열한 세계 증후군’이라는 개념인데, 언론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않고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받으면 사람들은 실제보다 세상이 훨씬 더 비열하다고 지각한다는 거예요. 모순적인 건 피해자가 어떤 고통을 겪을지에 대해서는 오히려 둔감해진다는 겁니다. 피해자의 고통에는 공감하지 않는 이중성이 드러나는 거죠.”
범죄자 이야기가 아닌, 피해자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면 반기지 않는 현실과 김태경 교수의 말이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태경 교수가 《용서하지 않을 권리》를 펴낸 것도 크게 두 가지 의도가 있어서다. 하나는 ‘피해자의 경험은 당신이 아는 것과 결이 다를 수 있으니 함부로 아는 체하지 마라’, 또 하나는 ‘당신의 선량한 마음을 잘 아니 그 마음을 피해자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전하라’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이 피해자의 이야기는 듣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을 쓴 거예요. 쓰면서도 편집자와 고민한 점은 일반인이 이걸 보고 너무 신파적이라고 느끼거나 피해자의 망가진 모습만 지나치게 부각됐다고 보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피해자가 사건 이후에 얼마나 성장했는지 그들의 변화, 발전하는 모습에 관심을 갖길 원했죠. 책을 쓰면서 혹여 범죄 피해자에 대한 오해를 심화시키는 건 아닐지 많이 경계했습니다.”

“수용자 교정교화로 새로운 피해자 발생을 막아야”

김 교수는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큰 문제는 제대로 된 피해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가 바로 옆에 있으면 돌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피해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그 사람을 똑바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 형사 사법 관계자가 이러한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다면 올바른 판단을 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자신에게 씌워지는 프레임을 거두려는 노력을 반복해야 한다”라는 김 교수의 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이야기하다 보니 주제는 자연스럽게 수용자 교정교화까지 이어졌다. 수용자에 대한 대부분의 정서는 처벌과 응징인데, 교정기관에서는 교정교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 이 간극을 전문가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수용자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기도 하지만 공동체의 일원이기도 하거든요. 공동체를 위해서 이들을 그냥 계속 범죄자로 내버려 두는 게 좋을지 아니면, 교정교화를 통해 건전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게 이익인지를 놓고 본다면, 후자가 이익이라는 건 분명해요. 수용자의 교정교화는 그런 맥락에서 봐야 합니다. 그들이 사회로, 공동체로 돌아왔을 때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누구보다 피해자에게 깊은 관심을 두고 그들이 굳건히 땅을 딛고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김태경 교수. 모두가 범죄와 범죄자에 더 집중할 때 그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하는 그의 의지는 지금, 이 순간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처방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교정본부 웹진 구독신청을 하시는 독자분들에게 매월 흥미롭고 알찬 정보가 담긴 뉴스레터를 발송하여 드립니다.
※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이메일
구독신청을 취소하시려면 [구독신청취소]를 클릭하신 후 신청취소화면에서 취소하고자 하는 이메일을 입력해주세요.
교정본부 웹진 구독을 취소하기 원하시면 아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신 후 ‘구독취소’ 버튼을 눌러주세요.
※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이메일
다시 구독신청 화면으로 이동하시려면 [구독신청하기]를 클릭하신 후 이메일을 입력해주세요.
  1. 1.개인정보의 처리목적 월간교정은 http://cowebzine.com/ 접속 및 경품증정 등 업무처리 목적을 위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합니다.
    이용목적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에 따라 별도의 동의를 받는 등 관련 법령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예정 입니다.
  2. 2. 개인정보의 처리 및 보유기간 월간교정은 정보주체로부터 개인정보를 수집시에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ㆍ이용기간 또는 관련법령에 따라 시효 또는 책임이 지속되거나 그 증명자료로서의 가치가 지속되는 기간 내에서 개인정보를 처리 및 보유하고 있습니다.
  3. 3.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에서 처리되고 있는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등 관련법률이 이를 허용하는 경우에 한하여 경품 발송 대행업체 등 제3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4. 4. 개인정보 처리의 위탁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은 원활한 개인정보의 처리를 위하여 일부 개인정보 처리업무를 위탁할 수 있으나, 이용자의 사전동의 없이는 본래의 범위를 초과하여 처리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처리업무 위탁 계약 시에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규의 준수, 개인정보 제3자 제공 금지 및 책임부담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감독하고 있습니다.
  5. 5. 이용자의 권리ㆍ의무 및 그 행사방법에 관한 사항 ① 정보주체는 월간교정에 대해 언제든지 개인정보의 열람ㆍ정정ㆍ삭제ㆍ처리정지등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② 제1호에 따른 권리행사는 월간교정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규칙 별지 제8호 서식에 따라 서면, 전자우편을 통해 하실 수 있으며 월간교정은 이에 대해 지체없이 조치하겠습니다.
    ③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오류 등에 대한 정정 또는 삭제를 요구한 경우에는 월간교정은 정정 또는 삭제를 완료할 때까지 당해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공하지 않습니다.
    ④ 제1호에 따른 권리행사는 정보주체의 법정대리인이나 위임을 받은 자 등 대리인을 통하여 하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시행규칙 별지 제11호 서식에 따른 위임장을 제출하셔야 합니다.
  6. 6. 처리하는 개인정보의 항목 월간교정은 http://cowebzine.com/ 접속 및 경품증정 등의 업무처리목적을 위하여 개인정보 등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7. 7. 개인정보의 파기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은 개인정보의 처리목적 달성 또는 보유기간 경과 시에 전자적 개인정보는 영구 삭제하고 있으며, 서면 등의 개인정보는 파쇄 또는 소각처리하고 있습니다.
  8. 8. 개인정보 안전성 확보조치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은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관리적 조치: 내부관리규정 수립, 시행, 정기적 직원 교육, 점검 등
    - 기술적 조치 : 개인정보처리시스템 등의 접근권한 관리, 접근통제시스템 설치,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
    - 물리적 조치 : 전산실, 자료보관실 등의 접근 통제
  9. 9. 개인정보처리방침의 변경 등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은 ‘개인정보처리방침’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변경 및 시행시기, 변경된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변경 전ㆍ후를 모두 공개하겠습니다.
  10. 10. 개인정보 침해 등 피해구제에 관한 사항 회사는 정보보호부를 운영하여 개인정보의 유출 및 권리 침해시 그 피해구제와 권익을 보장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신고, 상담 및 보다 자세한 도움이 필요하실 경우 아래의 기관에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www.kopico.go.kr / 국번없이 1833-6972)
    -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privacy.kisa.or.kr / 국번없이 118)
    - 대검찰청 사이버수사과(www.spo.go.kr/ 국번없이 1301)
    - 경찰청 사이버안전국(cyberbureau.police.go.kr /
    국번없이 182)
  11. 11. 개인정보보호 책임자에 관한 사항 개인정보보호법 제31조에 따른 월간교정의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2. 구분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성명

    김호중

    부서

    법무부 교정기획과

    연락처

    02-2110-3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