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숨은 공로자
글. 대구교도소 교위 김현석
글. 대구교도소 교위 김현석
법무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시설 내 수용자에 대한 감염 차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감염 확산에 취약한 교정시설의 수용자 보호를 위해 교정본부 내 ‘코로나19 교정시설 긴급대응단’을 설치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교정시설은 집단감염 사태가 시설을 잠식하지 않도록 ‘소규모 확진자 발생 교정시설’에서는 확진자를 신속하게 격리하는 한편, 구속집행정지, 귀휴, 가석방 등의 형사사법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감염원을 제거했다. 그러나 ‘일정 규모 이상의 확진자 발생 교정시설’은 격리와 석방 전략만으로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처지였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비확진자’를 안전한 교정시설로 이송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일부 교정시설의 수용 밀도를 현저히 낮춰 확보한 유휴공간과 신축 준공 후 사용 대기 중인 교정시설에 ‘감염 확산이 시작된 교정시설의 비확진 수용자’를 이송시켰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했던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신축 이전 예정 대구교도소에 서울, 인천, 춘천, 원주, 부산, 대구, 창원, 여주 등 10여 곳에 이르는 ‘감염 확산 초기 현상을 보인 교정시설’로부터 100여 명에서 수백 명의 ‘비확진 수용자’를 긴급 수용해 해당 교정시설의 감염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조치 가운데 해당 수용자에 대한 대량 급식 문제는 가장 시급한 현안이었다. 취사 기능이 없는 신축 시설에서 단체 급식을 위해서는 일회용 도시락을 공급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구교도소 식품위생주사 양소원, 식품위생주사보 신현기는 대구 및 경북 지역의 급식 공급 업체 7개소를 현장 답사하며 대량 급식 가능 여부, 일 3회 공급 가능 여부, 정시(7:00, 11:30, 16:30) 공급 가능 여부뿐만 아니라 급식 업체의 위생, 공급 단가, 배달 거리, 음식의 보온은 물론 식단의 적정성까지 면밀히 검토했다. 대량 급식이 불가능하거나 위생 불량, 단가 대비 식단 구성 불량 등에 해당하는 일부 업체는 배제하고 적정 업체를 선정해 대량 급식을 공급했다.
구축 대구교도소와 신축 이전 예정 대구교도소(코로나19 관련 긴급수용) 수용자 및 직원의 급식을 위해 끼니별 2,000~3,000개 도시락을 공급하는 상황이 전개됐고, 이를 안정적으로 진행하는 것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위 식품위생 전담 직원들은 기존에 배제했던 업체들을 다시 방문해 단가 협상을 타결하고, 대량 공급이 불가능한 업체와는 적정 수량 공급을 타결해 분산 공급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대량 공급으로 인해 일부 업체의 도시락이 30분 내지 1시간가량 늦게 도착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갑작스럽게 공급량을 늘리면서 조리, 포장 등의 단계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점심과 저녁 도시락 공급이 지연됐다. 게다가 수용자들은 포장된 일회용 도시락에 쉽게 지치는 현상을 보였다. 국은 식어서 올 수밖에 없었고, 포장 용기의 한계로 밥의 양은 평소보다 적었으며, 무엇보다 포장에 적합한 식단만 반복적으로 공급됐기 때문이다.
시설 내에서 일과 대부분을 거실 등 한정된 공간에서 보내야 하는, 폐쇄적이면서도 단순한 생활 패턴의 수용 환경 속에서 식사는 수용자에게 가장 큰 만족을 주는 요소다. 그들에게 식사의 의미는 일반인의 식사와 차원이 다르다. 가뜩이나 불만 발생의 우려가 큰 환경에서 도시락 공급 지연은 자칫 수용자의 정서와 수용 질서 관리에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위 식품위생 전담 직원들은 전국적인 범위로 공급하는 편의점 도시락 업체의 대구 지역 총판 담당자와 협상해 점심에 한해 도시락을 공급받도록 조치했다. 이를 통해 기존 지역 내 급식 업체들이 아침과 저녁에만 도시락만 공급하게 되자, 준비 시간이 확보되면서 공급 지연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일회용 도시락은 평소 식단과 달라 처음 몇 끼 정도는 색다른 맛 덕분에 환영받았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따뜻한 국’의 부재, 밥이나 반찬 중 한쪽이 더 많은 현상, 반복되는 식단, 장거리 배달로 생기는 보온 문제 등이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위생 전담 직원들은 일주일에 2~3회 정도는 국을 구축 대구교도소에서 끓여 보온통에 담은 후 신축 대구교도소와 긴급 수용 업무를 하는 타 기관 직원에게 공급했다. 인덕션레인지와 솥을 준비해 국을 데워 종종 저녁만큼이라도 따뜻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도시락 취식이 장기화되자 법무부 복지과와 신축 대구교도소에 이입 온 기관 간의 협의를 통해 지역 내 ‘이동식 밥차’를 섭외해 ‘점심’ 한 끼에 한해 제대로 된 식사를 공급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수용자들이 가장 불만으로 여기는 것은 ‘밥의 양’이었다. 대부분의 일회용 도시락은 반찬이 다양하고 그 양도 적지 않다. 볶음김치를 포함한 2~3종의 야채, 조리된 육류 2~3종 등의 구성이지만, 용기 용량의 한계로 반찬보다 밥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져 직원과 달리 밥 부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식은 국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구매한 라면과 온수 등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에 위 식품위생 전담 직원들은 수용 관리를 책임지는 보안과와 협의해 ‘확진되지 않은’ 극히 일부의 수용자를 출역시켜(취사장은 수용자의 확진 등으로 작업이 불가능한 상태였음) ‘밥’만 지어 수용동에 공급하도록 조치했다. 이렇듯 위기를 넘어 위기가 찾아오는 긴급 상황 속에서도 위 식품위생 전담 직원 두 명은 자신의 임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있던 것이다. 이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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