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을 맞이할 준비
부쩍 봄의 따뜻한 기운이 만연해진 요즘, 몇 년간 지속하며 우리 일상을 빼앗아간 코로나19가 야속하기만 하다. 다가오는 봄에는 조금이라도 일상이 회복되기를 기대하며 봄 계획을 세울 시점, 의정부교도소 염웅렬 교감이 평소와는 다른 봄을 준비하기 위해 스튜디오를 찾아왔다. “후배 직원의 추천으로 용기가 생겨 참여 신청을 했죠. 제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안 했어요. 어느 날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전화를 받고는 잠시 당황하기도 했죠. 조금은 나이가 많아서 걱정했지만, 모든 꽃이 봄에만 피지 않잖아요. 겨울에 피는 꽃이 있듯이 이번 도전이 새로운 저의 모습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 염웅렬 교감이 도전할 스타일은 따뜻한 날씨에 떠나는 소풍과 데이트에 잘 어울리는 밝은 캐주얼 룩 그리고 살짝 가벼운 느낌의 정장이다. 캐쥬얼과 정장, 보기에는 너무 다른 두 가지의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가족들과 나들이를 많이 다녀요,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멋지게 입고 함께 놀러 가고 싶어서요. 사진 촬영도 한다기에 가족들 앞에서 모델처럼 연습도 하고 왔어요. (웃음) 연습 때는 괜찮았는데, 자연스럽게 자세가 나올지 걱정되네요. 또 제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주일이 되면 교회에 나가 설교도 하는데 그때 더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입니다.”
먼저 캐주얼 룩을 입어보기로 한 염웅렬 교감. 밝은 색상의 옷이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봄꽃처럼 화사한 분홍색 데님 재킷과 청바지에 도전했다.
네이버 슈트 & 도트 넥타이
은은한 체크무늬가 단조롭지 않은 남색 정장, 신뢰를 주는 청량한 하늘색 셔츠에 도트 패턴 넥타이를 매어 무겁지 않게 연출했다. 세미 정장에 잘 어울리는 짙은 갈색 테슬 로퍼를 신었다.
분홍색 데님 재킷 & 청바지
경쾌한 분홍색 데님 재킷에 흰 티셔츠와 청바지, 스니커즈로 완성한 초봄 나들이 룩. 가볍게 떠나는 나들이지만, 조금 과감한 스타일에 도전한다면 더 산뜻하고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다시 교정공무원으로서의 삶을 살다
주말에는 교회에 가고 가족과 나들이를 즐기지만, 평일에는 누구보다 긍정적이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업무 집중한다는 염웅렬 교감. 현재 보안과에서 근무하면서도 수용자 상담과 교육 관련 업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수용자들을 보면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거나, 같은 실수를 반복해 수용된 경우가 많아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면서 잘못된 부분은 바르게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수용자들이 죄를 뉘우치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은 교정공무원이라는 역할에 더 고민이 없지만 잠시 교정을 떠난 적도 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다시 교정공무원이었다. 신학을 공부하며 교정공무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더 깊이 깨달은 것이다.
“처음 교정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게 1990년이었어요. 어느 날 문뜩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교정을 뒤로한 채 신학대학을 다니며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그때 아내도 만났죠. 함께 미래를 계획하던 중에 제가 교정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믿음이 저를 다시 교정으로 이끌었어요. 2007년에 다시 교정으로 돌아왔죠. 믿음은 제가 교정공무원의 삶을 살아가도록 힘을 줍니다.”
주말마다 교회에 나가 설교도 한다는 염웅렬 교감은 정장 스타일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평소에도 정장은 자주 입어 더 어울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교회에 갈 때는 차려입고 가는 편이에요. 멋지고 깔끔하게 입은 제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게 상대방에게도 전해지고요. 셔츠나 넥타이에도 관심이 많죠. 오늘은 조금 가벼운 스타일의 정장을 입어보니 기분이 좋네요.”
특별한 순간이 평생의 추억으로
색다른 변신에 도전해본 색다른 시간. 염웅렬 교감은 변신한 멋진 모습을 가족에게 먼저 보여주고 싶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가족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에 활력소가 되는 존재다.
“아내와 산책도 많이 다니고요, 자녀들과는 예쁜 카페에도 자주 가요. 평일에는 일터에서 시간을 보내니 대화할 시간이 적잖아요. 가족과 함께 카페에 가면 차에서부터 정말 많은 이야기 꽃이 핍니다. 최근에는 MBTI가 유행이잖아요. 그걸로도 종일 대화를 나눴어요. (웃음) 제 성향이 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죠.”
삶과 일상이 빠르게 흘러가면서 우리는 다양한 것을 보고 듣는다. 많은 이들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들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염웅렬 교감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그 속에서 특별함을 찾는다. 오늘의 스타일 변신 역시 그의 삶에 오래 기억될 순간이 될 것이다.
“사진첩을 보면 우리 모습이 시간에 따라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껴요. 우리가 자연적인 변화에 잘 적응하고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만드는 것이 먼 훗날에는 잊히지 않을 추억이 되겠죠. 그래서일까요. 요즘 SNS를 보면 ‘인생샷’이라고 해서 멋진 사진들 하나씩은 가지고 있더라고요. 오늘 저도 인생샷 하나는 생긴 것 같아 행복합니다.”
그것이 궁금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어느덧 인생 후반전의 삶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성경과 상담 분야의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아직도 공부하면서 즐거움을 얻고 있어요. 깨닫는 것도 많고요. 늘 추억을 되새김질하기보다 꿈꾸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