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 2년
이상협 교사오랜만에 교감님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돼 무척 기쁩니다! 모르시겠지만, 총무과에서 일할 때 교감님을 지켜보면서 교정공무원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철두철미하게 일을 처리하시면서도 틈틈이 악기를 연주하면서 일상을 즐기시는 모습이 후배로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
박종석 교감 그때가 아마 내가 총무교감으로 일하고, 이 교사는 급여 업무를 담당했을 때였죠? 일이 바빠서 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업무를 넓게 바라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이 교사를 보며 내심 흐뭇했어요. 젊은 나이에 열심히 일하면서 아이들을 살뜰하게 키우는 이 교사가 인생 선배로서 대견하기도 했죠. 보안과에서 일하면서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때문에 고생이 많았죠?
이상협 교사소장님을 포함한 밀양구치소의 모든 직원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수용자와 직접 만나는 보안과 특성상 신경 써야 할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 덕분에 지금껏 별 탈 없이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 교정공무원들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욱 똘똘 뭉치는 단합력이 남다르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던 2년이었는데요. 교감님도 이번에 동료들의 힘을 실감했던 순간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박종석 교감 이 교사 말대로 동료들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 준 2년이었어요. 이 교사에게 고마웠던 일도 있었죠. 작년 12월에 민원실 직원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모든 민원실 직원이 관사에 자가 격리를 한 적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수용자 구매품 판매가 중단됐는데, 내가 이 교사에게 연락해서 구매 처리 업무를 부탁했죠. 처음 해 보는 업무라 어려웠을 텐데, 영상통화까지 한 끝에 책임감 있게 구매품 업무를 도와줘서 수용자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었어요. 그때 참 고마웠어요, 이 교사!
믿음과 격려를 불러오는 기본과 원칙
이상협 교사 밀양구치소의 일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교감님께서 고맙다고 말씀을 해 주시니 ‘교정공무원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저야말로 좋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간 교감님께도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동료들의 힘을 느꼈던 순간을 되짚어 보니 임용 직후 보안과 목욕 근무 중 있었던 일이 기억에 선명하네요. 당시 수용자 2명에게 목욕 전 안전교육을 실시한 뒤 그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는데요. 며칠 뒤 둘 중 한 명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투서를 제출했습니다. 하늘에 맹세할 수 있을 정도로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신입 시절이었기에 투서가 제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늘이 노랬는데요. 다행히 제가 규정대로 정확하게 근무를 선 모습이 CCTV로 남아 있었고, 투서를 쓴 수용자 한 명이 같이 목욕을 한 수용자에게 앙심을 품어서 거짓으로 일을 꾸몄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때 심적으로 크게 힘들었지만, 동료분들의 굳은 믿음과 격려가 있었기에 어려웠던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었습니다.
박종석 교감 임용 초기에 큰일을 치렀군요. 당시에는 힘들었겠지만,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이 교사를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이 교사가 말했던 동료의 믿음과 격려가 어려움을 이겨 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군요. 그런데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하나 있어요. 이 교사가 기본과 원칙에 충실했기에 동료들이 이 교사에게 신뢰를 보냈다는 사실이에요. 만약 이 교사의 평소 행실이 좋지 않았거나 CCTV 영상에 근무에 태만한 모습이 찍혀 있었다면, 동료들도 무한정 믿음을 보내기는 쉽지 않았겠죠. 이런 측면에서 생각하면, 동료들과의 굳건한 믿음이나 팀워크는 스스로의 기본과 원칙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어요. 즉, 교정공무원으로서의 기본과 원칙은 동료 간 신뢰와 단합력의 밑바탕이라고 말할 수 있죠. 이 교사가 당시의 일을 때때로 회상하면서 기본과 원칙, 초심의 중요성을 되새긴다면, 정년퇴직할 때까지 성공적인 교정공무원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거예요.
한층 풍성한 삶을 만든 선후배의 정
박종석 교감 이 교사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일하랴, 아이 키우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일 것 같은데요.
이상협 교사교감님께서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제 또래의 모든 가장이 그렇듯 출근, 퇴근, 육아, 취침을 무한 반복하고 있어요. 쉴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바쁘게 살아가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활짝 웃고 있는 스마트폰 배경 사진을 보면 금세 피로가 싹 가시죠. 교감님은 시간이 날 때마다 색소폰 연습에 열중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박종석 교감 맞아요. 이 교사도 알다시피 워낙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2년 전부터 색소폰을 사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데요. 밀양에 있는 색소폰 동호회에 가입해서 길거리 버스킹, 요양병원 음악 봉사활동 등을 하다가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활동을 멈춘 상태예요. 하지만 언제든 상황이 좋아지면 사람들 앞에서 색소폰을 연주할 수 있도록 연습을 거듭하고 있죠. 인생을 살다 보니 일도 좋지만, 종종 취미생활을 하면서 일상을 색다르게 꾸미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이상협 교사 총무과에 있을 때도 교감님이 악기를 연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뭔가 취미 하나를 가져야지’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캠핑인데요. 텐트 하나 들고 가족들과 한적한 곳을 여행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오면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게 느껴집니다. 교감님이 교정공무원으로서의 자세뿐 아니라 제 삶에도 큰 도움을 주신 셈이죠.(웃음)
박종석 교감 이 교사가 그렇게 말해 주니 교정공무원 선배로서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네요! 하루가 다르게 사회가 변하고 사람들 사이의 정이 사라지고 있지만, 이 교사만큼은 따뜻한 마음을 잘 지켜서 ‘언제 어디서든 변함없이 든든한 교정공무원’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만 한다면 ‘충분히’ 이런 수식어가 붙을 수 있을 겁니다.
이상협 교사 항상 웃으면서 먼저 다가와 주시고, 업무적인 면도 지속해서 돌봐 주셔서 늘 교감님께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말씀대로 앞으로의 20년간 넉넉한 인심을 품은 교정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교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