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Vol.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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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이라

고석규(군산교도소 교감)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 나는 동감한다. 담배를 50년간 피우신 탓일까? 2008년 봄부터 아버지는 폐기종과 천식을 동시에 앓으셨다. 특히 겨울철에는 숨쉬기가 매우 곤란해 산소 발생기를 집에 설치하고, 잠깐 앉아 있거나 거의 누워 있는 상태로 간신히 호흡할 정도였다.
2016년 11월 가족들과 영원한 이별을 하시기 2년 전부터 아버지의 병환은 밤과 낮이 없었다. 좁은 병실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 셋이 함께 생활했다. 그나마 나는 회사로 출근하면서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24시간을 아버지 곁에 머무르면서 대소변을 처리하셨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신경질적인 말까지 듣게 되면서 상처로 인해 어머니께서 우는 날이 많았다. 주변에서는 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과 정을 떼시려고 그런 거라 말을 건넸으나 전혀 위로가 되지 못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이 가족 모두를 한자리에 모아 놓고 숨이 멈추기 전 떨리는 목소리로 “후회 없이 살아왔고, 내 가족으로 있어 줘서 고맙다. 다시 태어나도 너희들을 사랑한다”라고 유언하는 광경은 허상인 것 같다. 나는 아버지한테 별다른 유언은 듣지 못했다. 하지만 돌아가시기 전날 새벽 2시를 기억한다. 저녁 식사 후 곧바로 강한 진통제에 취해 잠만 주무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나를 깨웠다. 나는 아버지가 화장실을 가고 싶어 하시는 줄 알고 부스스 눈을 떴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큰 애야, 고맙다. 내가 그래도 너 때문에 한 1년은 더 산 것 같다. 많이 힘들지, 형제간 우애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난 너무 졸린 나머지 무성의하게 “예”하고 짧게 대답했다. 그리고 “아버지, 꼭두새벽인데 얼른 주무세요. 저 내일 회사 가서 일해야 해요. 그만 잘게요. 아프시면 진통제 주사 간호사한테 다시 주라고 말할 거니 참기 힘들면 깨우세요”라는 말만 하고 다시금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아버지의 까칠해진 얼굴의 수염을 면도해 드리는데 아무런 말씀도 없이 눈을 감고 조용히 누워 계셨다. 나는 아버지가 새벽에 잠이 깨서 피곤하신가 보다 생각하고 출근을 했다. 출근 후 1시간 정도 지났을까. 아버지가 운명하셨다는 어머니의 전화 연락을 받았고, 삼 일간의 장례를 어떻게 마쳤는지 기억이 없다. 장례를 마치고 일주일이 지날 때쯤 급체한 듯 가슴이 먹먹했다. 아버지가 병환 중 기거했던 안방에서 조용히 웃고 계시는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보는데 눈물이 막 쏟아졌다.
“아버지 죄송해요. 더 편안히 모셨어야 했는데…. 어머니에게 미루고, 회사 간다고 외면하고, 아버지 아프신 것은 생각하지 않고 저 힘든 것만 생각해서 정말 죄송해요.”
아버지가 돌아가 후 2017년 8월, 어머니는 그간 미뤘던 허리 수술을 했다. 수술 전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촬영을 했는데 폐 부분에 이상이 보인다며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보라는 의사의 권유가 있었다. 대학병원에 방문했더니 어머니가 폐암 말기며 오래 사셔야 6개월에서 1년이라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하지만 현재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치료받으며 잘 버티고 계신다. 어머니의 긍정적인 성격도 있지만, 아버지의 병간호 때 크나큰 실수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버지, 나도 아들 역할이 처음이라 그때는 잘 몰랐어요. 어머니는 두 번째니 더 편안히 모실게요. 하늘나라에서 염려 마시고 웃고 지내세요. 아버지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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