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범죄단체가입활동죄로 징역 4년 6월을 선고받은 김○○입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후 수용자 종합 문예지인 <새길>을 보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 덕에 뒤숭숭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지기도 했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긍정적으로 계획하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용서를 구할 기회가 있다는 걸 듣고 바로 펜을 들었습니다. 많이 부족한 필력이지만 진심을 담아 제 이야기를 써 내려갑니다.
저는 부족함 없는 화목하고 긍정적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인품이 좋으신 부모님 밑에서 많은 걸 배웠고, 초등학생 시절엔 반장을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습니다. 나아가 6학년 때는 전교 회장까지 지내면서 착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으로 생활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짧은 방황의 시간으로 인해 부모님께서 걱정하셨지만 크게 어긋나지는 않았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은 22세 때였습니다. 동네 형의 권유로 불법인지도 모른 채 필리핀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 일은 바로 인터넷 사기였습니다. 해선 안 될 범죄란 걸 알았지만, 그 당시 많은 월급을 준다는 말에 욕심을 부리게 되면서 범죄에 가담했습니다. 저의 그 얄팍한 이기심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피해를 입혔습니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져 TV에 나오고 신문에 나오는 범죄를 바로 제가 저지르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고, 몰랐기에 용감했습니다. 그 결과는 참으로 처참했습니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 구속 직전까지 광고대행사를 운영했습니다. 인터넷 사기는 말 그대로 사기 치고 도망가서 숨는 꼴이라 제 자신에게도 부끄러웠지만 광고업을 하고선 고객들의 매출이 오르고 감사하단 말 한마디에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자부심도 느끼고 즐기다 보니 결과는 저절로 따라왔고 불법적인 일을 했을 때의 돈보다 많은 금액이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때 전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달으면서 불법적인 일을 했던 제가 더욱 미웠고 후회스러웠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두 번 다시 법에 위반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합니다.
수용 생활을 하며 참 많은 걸 느끼게 됩니다. 무엇이든 있을 때, 현재 주어졌을 때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뼈저리게 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것이 가장 큰 것이고, 사소한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을 만들더군요. 지금껏 제가 그것을 잊고 살았습니다. 특히 못난 저 때문에 사회에서 같이 마음의 벌을 받고 있는 가족들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함께 밥 먹고 함께 있을 때는 몰랐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출소 후에는 사소한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많은 피해자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고 지금 돌이켜 봐도 정말 비도덕적인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너무나도 후회스럽고 죄송합니다. 이제 앞으로는 더 이상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연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에서 가장 높이 난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역풍이기에 많은 반성으로 역풍을 딛고 높이 날아오르려 합니다. 이 글을 통해 피해자분들과 가족 그리고 제 자신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저의 반성이 조금이라도 피해자분들께 닿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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