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공동 폭행 등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조○○입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후 이런저런 책을 접하다가 <새길>이라는 수용자 종합문예지를 읽게 됐습니다. 다른 분들의 글을 본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저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생긴 피해자들에게, 그리고 저를 위해 항상 고생하는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부디 피해자들과 가족에게 제 진심이 닿기를 바라며, 용서를 구합니다.
저는 외동으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사랑을 받으며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중학생 때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져 3년여 동안 병원에서 지내셨습니다. 그로 인해 가정이 흔들리고 가난해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힘든 시기를 견디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제가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습니다. 집이 가난해져 낡은 주택으로 이사 간 후 어머니 혼자 어렵게 생계를 이어 가셨습니다. 저는 이런 환경이 너무도 싫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바로 일터로 뛰어들었습니다. 음식점 서빙부터 시작해 막노동, 공장, 택배 등 온갖 일을 하며 가난을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들과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방법을 모의해 다 같이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사기, 폭행, 갈취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 보니 점점 타락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결국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후에도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까지 다녀오게 됐습니다.
이후에도 대수롭지 않게 범죄를 일삼다가 소년원을 들락날락하며 결국 10대의 마지막 시절에 큰 사고를 일으키고 구속돼 징역 8년형을 받아 20대 초중반을 교도소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매일 삶이 이렇게 망가진 것이 잘못된 가정환경과 세상 때문이라고 탓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 친구가 아기를 안고 접견을 왔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구속된 후 임신 사실을 알고 아이를 낳아 먼 곳까지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빠인 저에게 미소 짓던 아이의 모습을 보고 이루 말할 수 없이 괴로웠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던 저는 ‘아, 도대체 무슨 짓을 해 왔나’ 하며 남을 탓하던 제 자신을 원망하게 됐습니다. 제가 저지른 죄에 대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알게 됐고 죄의 무게를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누군가에겐 피 같은 돈을 빼앗고, 소중한 희망을 망가뜨리고, 아픈 상처를 입힌 저는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제가 만든 결과이기 때문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죗값을 다 치른 후 사회로 복귀하면 비난을 받더라도 피해자들에게 깊이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뒤늦게라도 사죄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저도 새로운 출발을 하는 데 더욱 당당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나중에 제 아이가 커서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떳떳하게 용서를 구하고자 이 마음 변치 않고 꼭 용서받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은 제 글이 피해자들에게 닿지 않겠지만 먼 훗날 제 진심이 닿기를 바라며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제 가족에게 외칩니다. 정말 죄송하고, 다시는 이런 상처를 안겨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또한 지금 이곳에서 미장 기능사, CNC 선반 자격증 취득 후 독학사 공부까지 하면서 제 자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새사람으로 변해 아들에게 떳떳하고 당당한 아빠가 되겠다고 약속합니다.
제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해 생긴 피해자들에게 그 어떤 말로도 용서받을 수 없겠지만, 부디 이 못난 죄인을 용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지켜봐 주는 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죗값 치르고 얼른 가족 곁으로 돌아가 멋진 아빠, 멋진 아들이 되겠습니다. 부모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아가야, 아빠가 곁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대신 아빠가 돌아가면 그때는 꼭 옆에서 지켜줄게. 이 못난 아빠를 용서해 주렴. 다시 한번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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