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Vol.536 세상을 지키는 따뜻한 사람들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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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보듬으며 멀리 갑시다!

윤대근(안양교도소 보안과 교감)
‘기쁨은 나누면 배가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안양교도소 보안과 윤대근 교감은 오랜 교정공무원 생활을 거치며 이를 절실히 느꼈고, 동료들과 함께 오래도록 근무하기 위해 주변을 적극적으로 보듬고 있다. 그가 누구를 만나든 웃음과 칭찬을 전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강진우 사진 홍승진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양교도소 보안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대근 당직교감입니다. 2004년에 입사해 경북북부제1교도소, 대구교도소, 의정부교도소, 서울지방교정청에서 근무했으며, 2019년 1월부터는 안양교도소에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 중입니다. 보안과 근무는 주야가 자주 바뀌기에 때로는 고되기도 하지만, 교정시설의 중심이자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여러 선후배님들과 함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Q. 보안과 업무 중 가장 신경 쓰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경우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수용자를 대할 때는 문제를 키우기 싫어서 부드럽게 하고 일반 수용자를 대할 때는 고압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이를 지켜본 수용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수용자든 공평하게 대하고, 공과에서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업무를 원칙대로만 수행한다면, 교도소 분위기가 순식간에 삭막해질 겁니다. 커다란 일관성을 가져가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 원칙에 반하지 않는 유연성을 조금씩 발휘한다면, 수용자의 마음을 얻기 수월해지죠. 법을 수호하는 파수꾼 역할을 꼼꼼하게 수행하는 가운데 ‘법에도 정은 있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수용자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교화하는 것, 이것이 교정공무원의 본분이자 업무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Q. 2004년부터 지금까지 근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교정공무원은 소방공무원이나 경찰공무원처럼 시민들과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직업입니다. 그렇기에 먼저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예컨대 수용자 한 명이 탈옥해서 사회를 휘젓고 다닌다면, 그로 인한 사회적 파급력은 상상 이상으로 큽니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근무함으로써 이러한 불상사를 막는 사람들이죠. 교정공무원이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에 비해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더라도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울러 교정공무원은 수용자들과 직접 대면하고 그들을 교화시켜야 하기에 신체적·정신적 업무 강도가 상당합니다. 어찌 보면 힘든 것이 당연한 셈이죠. 그런데 힘들 때 ‘나는 왜 힘들까’ 하며 그 이유를 자신에게 돌리면, 자존감과 자신감이 크게 떨어집니다. 따라서 ‘교정공무원은 보람찬 직업이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내가 힘든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또 힘든 점을 가족이나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나누고 위로받아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러한 방식으로 그간의 어려움을 이겨 왔습니다. 그러니 필요하다면 언제든 저에게 어려움을 토로하세요. 최선을 다해 들어주고 보듬겠습니다.
Q. 지금껏 근무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경북북부제1교도소 직업훈련과에서 근무할 때였습니다. 한 수용자가 돌이나 벽돌을 쌓는 조적 분야의 전국기능경기대회에 나가서 동메달을 딴 적이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무사히 출소 후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는데, 실력과 성실함이 눈에 띄어 정식으로 채용됐어요. 이후에도 열심히 일했고, 평생의 배필을 만나 결혼식 청첩장도 보내 왔죠. 그분을 보면서 수용자들도 충분히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고, 이후 한층 더 열심히 수용자 교화에 나섰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Q. 일하면서 선배 교정공무원에게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2013년에 근무지를 대구교도소로 옮겼을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대구교도소 보안과장님께 정말 많은 것을 배웠는데요. 이제 막 부임해서 조직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때로는 업무 실수도 있었는데, 그분께서는 어떤 상황이든 칭찬거리를 찾아서 칭찬해 주셨어요. 그러다 보니 좀 더 열심히 일하게 되고, 점점 더 많이 칭찬받게 됐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분과 일하면서 이 진리를 피부로 느꼈습니다. 이후에는 그분을 본받아서 동료들에게 싫은 소리 대신 칭찬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싫은 소리를 하면 그 사람의 분위기와 에너지가 약해집니다. 반면 칭찬을 하면 하고자 하는 의지와 활력이 높아지죠. 그러니 여러분도 칭찬에 인색하지 마시고, 격려로 동료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북돋워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좋아진 조직 분위기는 결국 나에게 좋은 영향으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Q.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업무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신입 직원일수록 더욱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저는 50대 초반인데, 벌써부터 새로운 일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이 생기더군요. 대부분 나이가 들수록 이런 두려움이 커진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익숙한 일 외에 다른 일은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다양한 업무를 폭넓게 경험하면 언제 어디서나 주어진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고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해낼 수 있죠. 당장의 편안함보다는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고, 다채로운 경험으로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세요. 이것이 바로 후배 교정공무원들이 가장 크게 신경 써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감님은 어떤 취미 생활을 즐기시나요?
햇볕을 많이 쬐는 활동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산책도 좋아하고,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도 즐겨요. 이러한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산책, 등산, 자전거 타기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햇볕을 많이 쬐는 것’에 있죠. 교정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시간을 그늘에서 보내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면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줄어들고, 사회와 멀어질 수 있어요. 햇볕은 현실감과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그러니 틈틈이 햇볕을 쬐는 습관이나 취미 생활을 가지세요. 현재를 제대로 살아내야 밝은 미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남은 10여 년 동안의 근무를 무사히 마치고 명예롭게 퇴직하고 싶습니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거나 징계를 받은 뒤 퇴직하면 명예롭게 퇴직했다고 볼 수 없죠. 맡은 바 본분을 충실히 수행해서 퇴직할 때 스스로 ‘교정공무원으로서 시간을 잘 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 명예가 제 것이 될 때까지,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는 교정공무원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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