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본부장 언론 브리핑
재범 고위험군 대상 심리치료 및 선별적 가석방 완화 방안 발표
법무부 교정본부가 수용자들의 원활한 사회 복귀와 재범 방지를 위한 방안을 더욱 두텁게 마련한다. 재범 고위험군에 대해 한층 면밀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마련·시행하는 한편, 모범 수형자 등에 대한 선별적 가석방 완화로 건전한 시민으로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을 넓힌다.
글 강진우 사진 이정도
재범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치료 확충
법무부 교정본부는 4월 28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고등검찰청 의정관에서 교정본부장 언론 브리핑을 개최했다. 직접 브리핑에 나선 이영희 교정본부장은 교정본부의 일반 현황에 대해 설명한 뒤, 교정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인 ‘재범 고위험군 대상 심리치료 프로그램’과 ‘모범 수형자 등에 대한 선별적 가석방 완화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먼저 교정본부는 재범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치료 과정을 확충함으로써 재범 예방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 미국에서 1970년대부터 시행된 수형자 심리치료는 OECD 주요국의 선진 교정 정책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2011년부터 심리치료를 도입했으며, 현재 전국 53개 교정기관에서 성폭력·아동 학대·마약·알코올 등 범죄의 원인별·유형별 특성에 따른 11개 치료 대상군을 선정해 각각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성폭력 사범에 대해서는 기본 100시간·집중 200시간·심화 300시간의 심리치료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재범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유지과정’과 ‘특별과정’을 추가 편성했다. 유지과정은 출소가 임박한 재범 고위험 성폭력 사범에 대해 심리치료 효과를 출소 후까지 지속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20시간 동안 이뤄지며, 가학적·변태적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과정은 150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교정본부는 이와 함께 ‘N번방 사건’과 같은 비접촉 신종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심리치료 방안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이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맞춤형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내년부터 본격 운영할 방침이다.
한편 알코올·마약 등 중독 수형자 재범률 감소를 위해서는 미국·캐나다 등 교정 선진국에서 그 효과성이 입증된 ‘치료 공동체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올해 9월 강원북부교도소에서 알코올 중독사범을 대상으로 치료 공동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며, 이후 전국 교정기관으로 확대 운영해 수형자의 실질적 변화를 통한 재범방지를 이끌 계획이다.
선별적 가석방 심사 기준 완화
교정본부는 선별적 가석방 심사 기준 완화도 추진한다. 현재 가석방은 형법상 형기의 3분의 1이 경과되면 가능하나, 실제로는 대부분 형기가 80% 이상 경과한 자에 대해 허가하고 있어 가석방 출소율이 28.7%에 그친다. 한편 2020년 기준 형기 종료 출소자의 재복역률은 32.1%인 데 비해, 가석방 출소자는 6.8%에 그치고 있으며 가석방 기간 중 재범률도 0.16%로 매우 낮다. 이에 따라 교정본부는 재범 가능성이 낮은 모범 수형자·생계형 범죄자·노약자 등을 대상으로 형 집행률 심사 기준을 5% 이상 점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반면 조직 폭력·마약·성폭력·아동 학대 등 국민 법 감정에 반하는 죄를 저지른 수형자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가석방 심사를 진행한다.
가석방 심사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 법령이 정하는 요건을 갖춘 경우 교정기관의 판단 없이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석방 신청 절차의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는 ‘필요적 심사제도’를 도입한다. 또한 강력범 가석방 심사 시 전문 인력의 대면 면접·심리검사·재범 위험성 평가 등을 다각적으로 시행하는 ‘심층면접관 제도’를 도입하며, 가석방심사위원회에 앞서 실시하는 예비 회의에 수형자를 출석시켜 개선 의지와 출소 후 생활 계획 등을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범 예측의 정확성 향상을 위해 가석방 대상자의 심리검사를 추가하고, 재범예측지표(REPI) 측정 항목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분과위원회 세분화, 3단계 심사 체계(교정기관-분과위원회-전원위원회) 확립, 외부위원 다양화 등을 통해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한다. 출소 후 체계적인 관리, 개별 특성에 맞춘 가석방 조건 개발 및 부과, 재범 시 원칙적 가석방 불허 등 가석방자의 재범 방지 대책도 철저하게 강구된다.
브리핑 직후에는 가석방 심사 절차에 대한 부가 설명 및 가석방 심사 기준 완화 시점, 디지털 성범죄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한 이유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앞으로도 수용자의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위해 폭넓은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