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이해
서로에게 금융 선물을

최근 들어 이색적인 금융 상품권이 눈에 띈다. 금융 상품권이란 백화점에서 백화점 상품권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듯이, 해당 금융회사의 금융 상품을 구매할 때 현금처럼 사용하는 상품권을 말한다. 최근 몇 년간 많은 금융 규제가 풀리면서 증권과 예금, 보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품권이 나왔다. 가정의 달인 5월, 가족에게 금융 상품권을 건네 보면 어떨까? 우리 부모님과 친구, 자녀들에게 재테크의 기회를 선물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안재만(조선비즈 증권팀장)
주식·연금 상품을 구매하는 금융 상품권
금융 상품권 판매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1번가와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 원권과 5만 원권 2종의 금융 상품권을 팔고 있다. 각 채널당 한 명이 일주일에 최대 2장씩(10만 원)만 살 수 있다. 왜냐하면 금융 상품권은 사실 현금과 유사해 자칫 잘못하면 일명 ‘카드깡’ 용도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깡의 사전적 정의는 “신용카드를 이용해 불법으로 현금을 만들고 유통하는 행위”다. 즉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는 것처럼 꾸며 결제한 뒤 현금을 받는 불법 할인 대출을 뜻한다. 신용카드로 금융 상품권을 구매한 다음 곧바로 금융 상품에 투자했다가 현금화하면 카드깡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이 때문에 고액 구매가 금지돼 있다. 한국투자증권 금융 상품권의 경우, 금융 상품권을 계좌에 등록한 뒤 1회만 매매하면 그동안 등록한 금융 상품권을 모두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금융 상품권은 성인이 된 자녀나 부모님, 또는 배우자에게 선물하면 좋다. 주변에 이 금융 상품권을 고등학생 자녀에게 선물한 사람이 있다. 자녀는 스스로 계좌를 만들고, 주식 투자를 함으로써 경제관념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주식은 너무 위험한 것 아냐? 가족에게 권하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한다면, 이 금융 상품권을 연금 계좌에 등록한 뒤 연금 상품을 매수하면 된다. 연금 계좌는 당장 출금할 수 없고, 노후 자금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연금 계좌에 투자하면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해외 주식 투자를 권하고 싶다면 신한금융투자의 스탁콘을 선물하면 된다. 스탁콘은 신한금융투자의 해외 주식 상품권으로 카카오톡에서 선물하기를 통해 보낼 수 있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것은 KB증권의 금융 상품권이다. KB증권의 금융 상품권이 특히 인기 있는 것은 할인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만 원권과 2만 원권을 판매 중인데 10%씩 할인해 준다. 2만 원권을 꾸준히 구매한 뒤 평소 사고 싶었던 주식을 매수하면, 매수와 동시에 10%의 차익을 얻는 셈이다.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보험 상품권 선물
‘왜 자꾸 주식 상품권만 추천하느냐’고 한다면, 금융 핀테크 앱인 페이코에서 살 수 있는 보험 상품권을 추천한다. 현재는 NH농협손해보험의 상품권만 팔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인기를 끈다면 경쟁사에서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의 중요성이야 여러 번 강조해도 부족하다. 하지만 보험 상품은 금융 상품보다 많이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가입해선 안 된다.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싶다면, 재테크 사이트인 ‘뽐뿌’의 보험 포럼을 추천한다. 개인 정보를 지운 뒤 보험 증권을 찍어 올리면, 어느 쪽의 보장이 부족한지 수많은 전문가가 코멘트를 달아 준다. 자녀가 부모의 보험을 들어주고 싶다면, 미리 보험 내용을 올린 뒤 가입 시 도와드리면 효자·효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예금통장보다는 금(金) 선물 추천
개인적으로 필자는 어린이 예금통장과 같은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필자는 그동안 자녀들이 받은 용돈을 증권사 CMA 통장에 넣어 두고 있었는데, 금리가 너무 낮아져 아예 금융 상품 투자 쪽으로 바꿨다. 현재 금리 상황으로는 예금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예금통장보다는 한국거래소(KRX)에서 금 현물을 자녀 명의로 사 주는 것이 더 좋다. KRX 금은 현물을 받지 못하는 대신 비과세로 적용된다. 금괴 현물을 갖고 싶다면 10%의 부가세를 내면 되기 때문에 우선은 KRX 금 거래를 추천한다.
부부의 날(5월 21일)이 되면 남편이나 아내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명품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실물을 주는 것도 좋지만, 자금이 부족하거나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다면 핀테크 기업 바이셀스탠다드의 ‘피스’를 활용해 보자. 피스에서는 롤렉스 시계나 명품 가방 등 현물에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는데,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의 차익을 얻는다. 이른바 블록체인 기술이 발달해 생겨난 투자법으로, 최근엔 미술품에도 투자하는 등 투자 영역이 다변화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란 탈중앙·분산이 핵심으로 거래 참여자 모두가 거래 내용을 볼 수 있는 투명성과 불변성을 갖추고 있다.
명품이나 명화를 사 주고 싶은데 지갑이 가벼운 상황이라면 한 번쯤 명화·명품의 ‘조각’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 물론 자칫 잘못했다간 괜한 화를 부르고 당장 백화점에 끌려 나갈 수 있으니 신중하게 선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