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잦은 겨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올해처럼 방한용품이 유용했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영하 17~18℃를 오가는 혹한이 며칠씩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수도 계량기나 보일러 배관 동파로 곤란을 겪는 곳도 늘었다.
이상 기온 현상의 영향이라고 하니 겨울이 끝날 때까지는 방심할 수도 없는 노릇. 지금이라도 단단히 대비해 두자.
글 이지선
이것만은 꼭!
동파 방지 필수품, 보온재
1 담요와 헌옷
온기가 필요한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수도 계량기나 수도관, 보일러 배관 등이 한파에 얼어 터지는 것을 막고 싶다면 안 쓰는 담요나 버릴까 말까 고민 중이던 헌옷을 보온재로 활용해 보자. 계량기 주변이나 배관을 잘 감싸 흘러내리지 않게 노끈이나 테이프 등으로 고정하는 것이 요령. 눈이나 비에 젖지 않도록 비닐로 덮거나 감싸 두면 더욱 좋다.
2 스티로폼 또는 뽁뽁이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듯이 한파가 찾아오면 날이 밝기 전 새벽이 가장 춥게 마련이다. 헌옷과 담요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면 스티로폼이나 일명 뽁뽁이(에어캡)를 추가로 활용해 보자. 비닐봉지나 김장비닐에 납작한 스티로폼을 붙여 헌옷(담요)을 감은 배관과 계량기를 덮거나 감은 후 비닐로 한 번 더 감싸 준다. 뽁뽁이를 두껍게 감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유리섬유 등 전문 보온재
보일러 배관은 가동 시 열이 발생하므로 합성섬유로 된 담요나 헌옷, 비닐을 잘못 감으면 자칫 녹거나 눌어붙을 수 있다. 유리섬유로 만들어진 보온재는 고온에도 녹지 않는 데다 배관을 감아 두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들이는 수고도 적다. 배관의 굵기에 따라 제품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배관의 굵기를 확인해 두자.
4 전기열선
전기열선은 편의성이 높아 최근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 그만큼 과열로 인해 화재 피해를 입는 경우 또한 증가 중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전기열선은 반드시 안전인증(KC마크)가 있고, 과열차단장치와 온도조절 센서가 있는 제품을 사용할 것. 기타 보온재와 함께 사용하면 화재 위험이 높아지니 절대 금물이다. 열선을 중첩해 감는 것도 위험하다. 설치 전에는 절연피복 손상 여부를, 설치 후에는 열선의 피복상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예방과 안전은 미리미리
해빙은 느리게 천천히
수도 동파 예방에 특효
졸졸졸!
기온이 영하 5℃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계속된다면 물을 졸졸졸 틀어 두는 것이 특효다. 그렇다면 졸졸졸이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영하 5℃ 이하일 때는 종이컵이 1분 이내에 가득 차는 속도로, 영하 10℃ 이하라면 30초 이내에 종이컵이 가득 차도록 물 흐르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물을 틀어 둘 때는 수전이 온수 쪽으로 약간 치우치게 해 미지근한 물이 흐르도록 하고,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정도는 동파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기억해 둘 것.
절약과 동파 사이
최선은 외출모드
수시로 한파가 찾아드는 시기나 조건이라면 절약보다 동파 이후의 고통과 비용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외출 시에는 반드시 보일러를 외출모드로 두고 한파 시에는 희망 실내 온도를 높이는 융통성을 발휘하자. 특히 한파가 이어지는 시기라면 절대 보일러를 끄지 말 것. 보일러를 끄는 경우 내장된 동파 방지 기능도 함께 꺼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꽁꽁 얼었다면 펄펄은 NO
따뜻하게 천천히!
꽁꽁 언 곳에 뜨거운 물을 갑자기 붓게 되면 온도 차로 인해 파손이 생길 수 있다. 차갑게 식힌 컵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급격한 열팽창으로 인해 컵이 깨져 버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심각한 동결 상태가 아니라면 따뜻한 물을 천천히 부어 녹이는 것이 좋다. 배관의 경우 온수를 튼 상태에서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열을 가해 준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주저 말고 전문가에게 의존하자.
안전을 위해 챙겨 두자
소방용품
추운 겨울, 전열기구 사용이 증가하면 화재 위험 또한 높아진다. 만에 하나를 대비하고 싶다면 안전을 위한 소방용품, 즉 휴대용 소화기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분말식 소화기는 몸통에 적힌 내용연한(유통기한)을 확인하고 구매해야 하며 한 달 또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주기적으로 흔들어 내용물이 굳지 않도록 보관에 유의한다. 내용연한이 지난 소화기 폐기 방법은 가까운 주민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한파를 따라오는 또 다른 불청객, 곰팡이
결로 방지 위해 실내외 온도 차에 주의!
한겨울에 웬 곰팡이 얘긴가 싶겠지만 한파가 지속된다면 실내 곰팡이 번식도 주의해야 한다. 실내와 실외 온도가 15℃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실내에 결로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주로 창틀, 창, 베란다 등에 결로가 자주 생기는데 방치할 경우 곰팡이 번식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결로를 예방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고 정기적인 환기로 실내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 창호용 단열재를 사용하거나 제습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미 곰팡이가 발생했다면 최대한 빨리 제거한 뒤 곰팡이 방지제를 뿌린 후 도배나 페인트칠 등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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