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권(강원북부교도소 보안과 보안행정 교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화합할 때 비로소 좋은 성과와 행운이 뒤따른다는 것. 여기
오랜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진리를 후배들에게 전하려는 선배가 있다. 강원북부교도소의 변영권 교감이 그 주인공이다.
글 강진우
사진 홍승진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원북부교도소 보안과 변영권 보안행정 교감입니다. 1993년 2월에 입사한 후 춘천교도소, 서울동부구치소, 인천구치소 등에서 근무하다가 작년 3월 강원북부교도소에 부임했습니다. 11월까지 개청
선발 요원으로서 강원북부교도소 개청을 위한 제반 업무를 수행했고, 개청 직후부터 보안행정 교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보안행정 교감은 이름 그대로 보안과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행정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직책입니다. 보안과가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업무 전반을 기획하고 계획하며, 보안과 직원들의 업무를 행정적으로 지원하죠. 일반 기업의 기획 및 행정 부서 업무를 맡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교감님의 업무 중점 사항이 궁금합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직원들의 화합’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강원북부교도소의 개청과 안정화를 위해 자원해서 모인 직원들이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화합을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특별한 행사나 이벤트를 마련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직원들의 이야기를 틈틈이 귀 기울여 듣고 개개인의 성향을 잘 파악해 각자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애쓰고 있죠. 함께하는 사람들끼리 진심으로 소통하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저의 신념이자 업무 원칙입니다.
Q. 지금껏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인천구치소에서 보안과 조사팀장으로 일할 때였는데,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던 한 수형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일이 있었어요. 발견 즉시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안타깝게 소생하지 못했죠. 사망 후 그의
가족들에게 이 소식을 알렸는데, 뜻밖에도 장기 기증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저희는 가족의 숭고한 뜻을 병원 측에 전달했고, 그 수형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자신의 장기로 많은 생명을 살리고
떠났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비록 사회에서 죄를 지어 교정기관에 온 수형자지만 적절한 교화와 깊은 자기반성이 이어진다면 얼마든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후배 교정공무원들도 수형자를 선(善)으로 이끄는 데 일조한다는 자부심을 가진다면, 일에 대한 보람이 더욱 커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업무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기보다는, 저에게 주어진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부임하고 보니 강원북부교도소 주변 환경이 굉장히 아름답더라고요. 그래서 자연과 벗 삼으며
하루하루를 긍정적으로 살기로 했죠. 8km 길이의 영랑호 둘레길을 걸으며 속상한 마음을 다스리기도 하고, 동해의 끝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시름을 잊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는 저 멀리
보이는 설악산과 울산바위에 ‘오늘 하루 잘 보내게 해 주세요’라고 기원하죠. 다른 교정기관들도 주변 여건에 따라 제각기 특징과 장점이 있으니 그 점을 잘 살린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어 보시기를
추천 합니다.
Q. 함께 일해 온 동료들 중 기억에 남는 선후배를 소개해 주세요.
지금까지 함께 일한 동료들 모두 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선택하기가 쉽지 않네요.(웃음) 그중에 개청 선발 요원으로 강원북부교도소에 오신 한 선배가 계세요.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연세에도 후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허드렛일도 가리지 않고 앞장서서 해내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선배님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현재 의정부교도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후배도 떠오르네요. 교정공무원으로서 100점을 주고 싶을 만큼 성실하게 업무에 임하는 동시에, 퇴근 후에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로 목표를 하나씩 이뤄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검도를 열심히 배워서 단증을 따더니, 얼마 전에는 서예 개인전을 열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더군요. 그 후배의 사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 좋은 자극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Q. 교정공무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먼저 반복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어요. 업무 중 돌발 상황이 생기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인데, 이때 각 교정사고에 대한 매뉴얼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으면 더욱 효과적으로 당면한 일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 교정사고 대응 매뉴얼 숙지 및 훈련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꾸준한 체력 단련과 자기 계발도 무척 중요합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야간 근무에 적응하기 어렵고, 심신의 균형도 쉽게 무너집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골라 몸 쓰는 재미도
느끼고, 체력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앞서 언급한 후배처럼 자기 계발에도 힘쓴다면,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교정공무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정년퇴직이 5년 정도 남았는데요. 강원북부교도소의 개청 선발 요원으로서, 이곳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업무적 밑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저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아울러 퇴직하는 그날까지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 모범적인 선배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퇴직 후에는 고향으로 가서 자연인처럼 살고 싶어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끝까지 제 자신에게 떳떳한 교정공무원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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