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Vol.536 세상을 지키는 따뜻한 사람들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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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추위를 안아 주는
관심과 포용의 미학

  권미선(라디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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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국 시인은 ‘아무도 그 숲에 가지 않았지만’이라는 시에서 더불어 사는 숲속의 나무들을 이야기합니다. “큰 나무는 작은 나무를 작은 나무는 더 작은 나무를 더 작은 나무는 더 더 작은 나무를 사랑했으며 힘 약한 나무와 힘 센 나무들이 서로 부둥켜안으며 힘을 뽐내지도 않았고 오직 힘으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큰 나무 밑에 작은 나무가 있었지만 불행하지 않았고 큰 나무 위에 더 큰 나무가 있었지만 더 행복하지도 않았다.”
큰 나무 작은 나무, 힘센 나무 약한 나무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 서로 다른 것이 틀린 것이 되지 않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곳. 이 숲에서는 누구 하나 외롭지 않을 것 같은데요. 사람들이 이런 나무들 같다면 어떨까요? 많이 가졌다고 어깨에 힘주지 않고, 지위가 높다고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보지 않기.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넓은 품으로 이해해 주기. 이렇게 넉넉한 마음들은 절망에 빠진 누군가를 다시 살게도 하죠.
1830년대 러시아에서 하급 관리로 일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형편이 어려웠지만, 당시 다른 사람들처럼 사냥총 하나를 꼭 갖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아끼고 아껴서 돈을 모은 남자는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데 전 재산을 들여서 산 총을 그만 실수로 물속에 빠뜨립니다. 상심이 얼마나 컸던지, 남자는 병에 걸리고 마는데요. 이런 그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주변 사람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새것으로 선물을 해 줍니다. 사람들의 고마운 마음에 힘을 내서 남자는 건강을 되찾게 되죠. 러시아 작가 고골은 이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서 <외투>라는 소설을 씁니다.
소설 <외투>의 주인공은 관청의 가장 말단 직원입니다. 그가 하는 일은 서류를 손으로 깨끗하게 베껴 쓰는 일입니다. 하는 일로 보나 직위로 보나 존재감이 없는 그는 툭하면 동료들에게 무시당하고 멸시받곤 합니다. 수십 번은 더 수선해 입은 외투도 놀림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 외투마저도 입을 수가 없습니다. 더는 기울 수가 없을 정도로 낡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남자는 큰맘 먹고 새 외투를 장만하기로 결심하는데요.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이 문제입니다. 안 그래도 최대한 아끼면서 검소하게 살고 있는데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매야 합니다. 저녁을 굶는 것은 기본, 추위에도 난방은 사치, 밤에는 불도 켜지 않습니다. 거리를 걸을 때면 구두 뒤축이 닳을까 봐 조심조심 걸을 정도죠. 그렇게 눈물겨운 노력 끝에 남자는 드디어 새 외투를 장만하는데요. 얼마나 좋은지 온종일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새 외투 덕분에 동료들에게 관심도 받고 저녁 초대까지 받았으니, 이보다 더 행복한 날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둑을 만나서 외투를 빼앗기고 말거든요. 얼마나 고생해서 마련한 외투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지다니, 남자는 억울함에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답답함을 호소하러 경찰서에도 찾아가고 상사에게도 가 보지만, 누구 하나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깟 외투 하나 때문에 귀한 시간을 빼앗았다고 호통을 칩니다. 그들에겐 하찮은 외투였겠지만 남자에겐 전 재산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상처받은 남자는 병을 얻게 되고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혼자 쓸쓸히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소설의 모티브가 된 관리와 소설 속 주인공의 마지막이 달랐던 이유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있었습니다. 따뜻한 관심과 위안을 받았던 관리와 달리, 남자의 아픔에는 누구도 귀 기울여 주지 않았죠. 남자의 호소에 돌아온 것은 냉대와 무관심뿐이었습니다. 겨울 추위를 막아 줄 외투보다 더 필요했던 것은 마음의 추위를 감싸 안아 줄 관심과 이해해 주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경계를 두지 않고 무엇이든 감싸 안아 주어 ‘포용의 미학’이라 불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전통 보자기입니다. 보자기는 밥상을 덮으면 밥상보가 되고, 이불을 싸면 이불보가 됩니다. 머리에 쓸 수도 어깨에 두를 수도 짐을 싸거나 햇빛을 가릴 수도 있습니다. 작거나 크거나 네모나거나 동그랗거나 어떤 크기, 어떤 모양의 물건이 됐든 그것에 맞춰서 감싸 안아 줍니다. 푸근하고 부드럽고 넉넉하게, 우리 마음에도 이런 포용의 아름다움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병철 시인은 ‘안기기, 안아주기’라는 시에서 “포용이란 포옹”이라고 말합니다. 포용은 상대방을 마음으로 안아 주는 것이죠.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사람 편에 서 주고, 힘이 돼 주는 일입니다. 서로를 향한 열린 마음들이 많아질 때, 사람들은 저마다의 색으로 빛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색들이 모여서 조화를 이루는 곳. 서로 다른 것이 오히려 아름다움이 되는 곳.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한결 다채로운 곳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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