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Vol.536 세상을 지키는 따뜻한 사람들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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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의 마음을 연결하는 다리, 경청과 대화

  권미선(라디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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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깊은 바다에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고 불리는 고래가 있습니다. 이 고래는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이 혼자 살고 있습니다. 혼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고래들과 주파수 음역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이 고래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수십 년 동안 혼자서 망망대해를 헤엄치고 다니는 것이죠.
우리 곁에는 사람들이 있고,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만 외로운 고래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혼잣말이 아니라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데도 말이 어딘가에 부딪쳤다가 메아리처럼 그냥 돌아오고는 합니다.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서로의 이야기를 진심을 다해 들어 주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데 특별한 재주가 있는 꼬마가 있습니다.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 나오는 주인공 꼬마입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좋아하는 이 꼬마는 누군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따뜻한 관심과 반짝이는 눈빛, 공감의 끄덕임으로 온 마음을 다해서 들어 줍니다. 모모가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면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후련해합니다. 그들이 모모를 사랑하는 이유는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들을 줄 알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는 것, 그것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미국의 항공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의 면접시험장에서 지원자들은 몇 명씩 조를 나눠 주제 발표를 해야 했습니다. 발표가 시작되고 면접관들의 표정이 진지해졌습니다. 그런데 면접관의 시선이 가 있는 곳은 발표자가 아니라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면접관들은 지금, 기다리는 사람들의 태도를 평가하는 중입니다. 그들이 발표자의 말을 얼마나 주의 깊게 경청하는지, 또 얼마나 많은 공감을 전하는지 살펴봅니다. 합격과 탈락의 경계에 선 중요한 순간, 사람들은 자기 차례를 기다리면서 발표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게 됩니다. 그래서 진심을 다해 발표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면접관은 생각했습니다. 어떤 순간에서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사람은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일 거라고. 잘 듣고 잘 이해하려는 마음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곳에서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문맹은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들이 넘치는 세상, 사람들은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느라 바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고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소통이 안 되는 말은 서로를 가로막는 벽이 됩니다. 벽에 부딪힌 말들은 갈등을 일으키고, 상처가 되어 돌아오고는 하죠. 하지만 그 벽을 허무는 것,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를 놓아 주는 것 역시 ‘말’입니다.
서로 간의 갈등과 상처를 대화로 풀었던 ‘속마음 버스’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특별히 개조한 버스가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는 공간이 됐습니다. 엄마와 딸,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대화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 탈 수 있지만, 대화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마음을 열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한 사람이 이야기를 시작할 때 3분짜리 모래시계를 옆에 둡니다. 그 시간은 오롯이 말하는 사람의 시간입니다. 모래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상대방은 끼어들거나 말을 끊어서는 안 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사람들은 상대방의 이야기에 그토록 온 마음을 다해 귀 기울인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면서 사람들은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상대방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방황하는 사춘기 아들의 마음을 알게 됐다는 아버지, 처음으로 남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들은 주부, 엄마의 아픔과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는 딸도 있습니다. 서로에게 보여 준 경청과 공감, 그리고 이해는 다친 마음을 치유해 줬습니다.
정현종 시인은 ‘경청’이라는 시에서 말합니다. “불행의 대부분은 /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 비극의 대부분은 /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 아, 오늘처럼 /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 (중략) /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 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
우리 사회의 불행이 경청하지 않는 데 있다면 반대로 행복은 경청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당신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 줄 때 나와 당신의 이야기는 꽃으로 피어납니다. 우리의 말들은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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